언론법합의, 여당엔 종양 야당엔 독배?
    2009년 03월 03일 09: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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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은 피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시간만 유예됐을 뿐 ‘방송의 사형선고’라는 평가도 나왔다.

여야는 2일 신문·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 처리와 관련해 향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산하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 간 논의한 뒤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의 이번 합의에 대해 한겨레는 ‘100일 휴전’, 한국은 ‘100일 간 시한부 휴전’이라고 표현했고, 조선은 ‘100일짜리 시한폭탄’이라고 평가했다. 최대 쟁점인 지상파 방송 지분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3일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미디어법 결국 타결 사회적 갈등은 여전>
국민일보 <‘미디어법’ 100일 후 표결>
동아일보 <법안전쟁 갈팡질팡 거여 ‘잃어버린 석달’>
서울신문 <미디어법 100일 논의 후 표결>
세계일보 <미디어법안 6월 국회서 표결>
조선일보 <미디어법, 6월 임시국회서 표결 처리>
중앙일보 <취학 아동 4명 중 1명꼴 ‘정서불안’에 시달린다>
한겨레 <언론법 ‘100일 휴전’>
한국일보 <여야 벼랑끝서 ‘회군’>

   
  ▲ 3월3일자 경향 3면  
 

경향 “청각본·여연출·김형오주연…‘협박정치’에 굴복한 것”

여야의 이번 임시국회 입법전쟁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뒤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봉합됐다. 경향은 이날 여야가 합의한 쟁점법안 처리과정을 청이 각본을 쓰고 여당이 연출, 김형오 국회의장이 주연을 맡은 ‘1박2일 치킨게임’이라고 보고 민주당이 ‘협박정치’에 굴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3면 <청각본·여연출·김형오주연 ‘1박2일 치킨게임’>에서 경향은 “(1일) 3차례 이어진 릴레이 협상 내내 걸림돌은 최대 쟁점인 방송법·신문법 등 미디어법 ‘처리 시기’의 명문화 여부였는데 ‘재벌방송’ 비판에 한나라당은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지분을 0%로 고치는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명문화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거듭 거부했지만, 한나라당은 여유로웠다.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통한 ‘강행처리’란 회심의 카드가 배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1일 오후 한나라당이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김 의장이 여야 3당 원내대표에 사실상 직권상정을 배제한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주도권은 야당으로 기울었으나, 한나라당은 중재안을 거부했다. 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이 ‘불신임’ 등을 거론하며 김 의장을 압박했고, 김 의장은 다시 입장을 뒤집어 ‘직권상정’을 약속한다. 야당에 ‘처리시기’를 명문화해 압박한 것이다. 심사기일 지정 20여분 앞두고 ‘강행처리’와 ‘시기명문화’의 선택에서 민주당은 ‘표결처리’ 명문화를 수용한 것이다.

여당의 종양 아니면 야당의 독배

‘여당이 종양을 키우게 된 것인가, 아니면 야당이 독배를 마신 것인가.’ 미디어 관련법 합의를 통해 파행을 막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손익 계산이 빠르다. 서울신문은 이날 4면 <‘100일 논의’ 불씨 여전…3차 입법전쟁가나>에서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4월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큰 부담을 덜었다. 6월에 해결해야 할 비정규직법안도 마찬가지다. 법안을 단독처리했더라면, 뒤따랐을 국회 파행의 ‘비용’도 절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일간 ‘종양’만 커져 국정과 국회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3월3일자 서울 4면  
 

민주당은 어떨까? 서울은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 통과를 저지했다는 점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과를 얻었고 사회적 논의기구의 국회 내 설치도 이뤄냈다. 물리적 충돌을 피함으로써 ‘폭력 국회’에 따른 부담감도 덜어냈다. 그러나 결국 막판 협상에서 표결처리 방식과 시한을 합의해 줌으로써 폭발 시기만 늦춰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 제기된다. ‘시한 폭탄’을 안게 된 것 아니냐”며 “향후 100일간의 사회적 논의 과정이 각각의 지지세력을 더욱 가열시켜 양당을 극한 대립으로 이끌 여지가 많은 이유”라고 평가했다.

   
  ▲ 3월3일자 한겨레 3면  
 

‘사회적 논의기구’ 여야의 동상이몽

사회적 논의기구는 순항할까. 여야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언론 관련 4개 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기구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전혀 다른 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겨레 3면 <인원·의결권 싸고 여야 ‘동상이몽’ 시민단체 “국호의장 직속기구 돼야”>에서 “일단 구성 인원을 두고 한나라당은 10명 안팎의 최소 인원을, 민주당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규모를 주장한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이 ‘사회적 논의기구’는 여야의 견해차를 좁히는 의견수렴 창구일 뿐, 논의기구가 법안 내용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인 반면 민주당은 “단순 여론수렴 기구로 전락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의결권을 갖춘 실질적 의사결정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 3월3일자 한겨레 3면  
 

쟁점은 ‘조중동 방송’ 허용 여부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쟁점은 ‘조중동 방송’을 허용할 지 여부다. 한겨레는 이날 3면 <‘사회적 합의’ 진통 예상 …‘조중동 방송’이 최대쟁점> 기사에서 “어쨌든 일단 타협은 했으나, 언론관련법 입법의 향배를 어느 한쪽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당장 여야가 동수를 추천해 문방위 산하에 설치하기로 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과 운영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월29일 재보궐선거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한쪽은 힘을 얻을 테고, 한쪽은 힘이 빠질 것이다. 한겨레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가동되면 무엇보다 대기업·신문사의 지상파 진출 허용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100일 논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거여 갈팡질팡”…동아의 한나라 비판

하지만 동아는 더 강하게 밀어 붙이지 못한 거대 여당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여야가 미디어관련법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사회적 논의기구’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1면 <법안전쟁 갈팡질팡 거여 ‘잃어버린 석달’>은 “우리가 왜 171석의 거대 여당을 허락받았는지 도무지 모르는 것 같다”(한나라당 재선의원), “대체 어느 나라가 국회의원의 본분인 법안심의권을 사회적 논의기구에 맡기느냐”(홍준표 원내대표), “한나라당은 정치력도, 원칙도 없다. 지도부가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 다니기 때문에 원칙을 뒤집으면서까지 무리할 수밖에 없다”(한 당직자)는 발언들을 기사화했다.

 

   
  ▲ 3월3일자 동아 1면  
 

동아는 “한나라당은 그동안 미디어 관계법이 경제 살리기 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미디어 관계법이 경제 관련법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 다음에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해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며 “다음에 미디어관계법을 통과시킬 때는 어떤 명분을 내걸어야 하느냐”는 정책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결국 스스로도 미디어법 통과를 위한 논리 개발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자인한 셈이다.

한국 “원칙·목표를 버리면서까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고치려는 이유 뭐냐”

이날 아침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2일 여야가 합의한 미디어관련법에 대한 의견을 나타냈다.

경향은 사설 <미디어법, 파국은 면했지만 향후 과제가 무겁다>을 통해 “언론학자, 시민단체가 기왕에 국민적 합의기구를 제안한 만큼 국회 안에 설치되는 논의기구도 이에 준하는, 포용력 있는 협의체가 돼야 한다”면서도 “미디어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사안을 논의하는 데 100일이란 기간은 턱없이 짧은 것이 사실”이라며 “행여 조급증에 빠진 여권이 또 다시 수의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여론의 역풍을 부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겨레는 "한나라당의 밀어붙이기 행태와 김형오 국회의장의 무원칙한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사설 <언론법, 시한 관계없이 원점에서 논의해야>는 “언론 관련법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다루기로 한 만큼 방송계 등 사회 각계가 참여해서 원점에서 새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조중동의 방송참여는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되며 굳이 시한을 구애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선은 사설 <당연한 길을 힘들게 돌아온 여야 미디어법 합의>에서 여야 합의는 늦었지만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앙은 “국회의 제1 존재이유는 입법”이며 “여야가 추진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도 위험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 사설 <파국 피했지만…폭력과 편법으로 얼룩진 국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신문·방송 겸영은 세계적 추세이며 산업부흥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인데 (민주당은)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라는 시대착오적 선전을 벌였다”며 ‘사회적 논의기구’에 대해서는 “쟁점법안마다 시민세력이 끼어들면 국회는 어디에 서는가”라고 되물었다.

동아도 <‘허송세월 정치’가 나라와 국민 앞길 막고 있다>에서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 경제위기의 충격을 완화하려면 핵심 미디어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며 “한나라당은 깽판은 피했는지 모르지만 결국 민주당의 지연작전에 놀아난 꼴”이라고 평가했다.

   
  ▲ 3월3일자 한국 사설  
 

한국은 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 입법 취지를 되묻는다.

“미디어 관련법을 놓고 한나라당이 모순에 빠졌다…신문과 방송의 겸영은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도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그것이 추세라면 대기업의 미디어 진출 역시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한 쪽은 안 되고, 한 쪽은 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원칙과 목표를 버리면서까지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법을 고치려는 이유는 정말 뭔가(사설 한나라 미디어법안 취지는 대체 뭐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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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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