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온한 선동 '오답-백지 운동' 불붙나?
    By mywank
        2009년 02월 23일 11:28 오전

    Print Friendly

    ‘일제고사 성적 조작’ 파문에 이어 운동선수 시험 제외 등 각종 부당 행위가 전국에서 연일 터져나오면서 일제 고사 거부와 폐지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20년 만에 노숙농성을 들어가면서  오답 찍기, 백지 시험지 제출 운동 등을 벌이기로 해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고교생 당사자들의 자발적 움직임인 오답, 백제 제출 운동이 지난 해 전국을 촛불로 일렁이게 했던 불씨를 지폈던 것처럼 일제고사 반대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톱 일제고사, 복직 해고 선생님

    청소년 단체인 ‘무한경쟁 일제고사 반대 모임 SAY NO’ 활동가들은 23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폐지와 지난해 10월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돼 파면, 해직된 교사들의 복직 등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 23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교과과정 진단평가‘가 치러지는 오는 3월 10일까지 하루에 2~3명씩 릴레이 농성을 벌이기로 했으며, 학생들의 이번 노숙 농성은 지난 1989년 ’전교조교사 해직 사태‘ 당시 학생들이 신민당사에서 농성을 벌인 이래로 20년 만의 일이라고 농성 청소년들이 밝혔다.

    이와 함께 이들은 23일부터 ‘교과과정 진단평가’가 치러지는 3월 10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 오답 찍기, 백지 제출 등의 내용을 담은 ‘오답 선언’ 서명운동(2만 명 서명 목표)을 처음으로 벌이기로 해, 이 운동이 학생들 사이에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www.notest.kr

    온라인 서명운동은 이날 저녁부터 자체 홈페이지(www.notest.kr)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며, 오프라인 서명운동은 단체 소속 청소년 활동가들이 학원가나 개별 학교 등을 돌며 받기로 했다. 또 오는 3월 10일 이후에는 4만 명을 목표로 추가 서명운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무한경쟁 일제고사 반대 모임 SAY NO’에서 활동하는 전누리씨는 “지난해 10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구로구, 영등포구 등 서울 남부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성적 미달자가 많이 나왔다”며 “이는 단순히 학생들의 학업수준이 미진해서가 아니라, 당시 해당지역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벌인 ‘일제고사 반대’ 캠페인이 효과를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서울 남부지역 학교에 다니는 단체 소속 청소년 활동가들을 주축으로, 20여명의 단체 활동가들이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면서 자발적인 시험 거부나 오답 제출 등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실 성적 조작’ 사태 및 운동부 학생 시험배제 파문 등 일제고사의 부작용이 가시화 된 지금, 이전에 비해 이 문제에 공감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을 것으로 본다”며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을 포함해 서울 전 지역에서 오답 찍기 및 백지 제출 서명운동을 벌이면, 시험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지 않겠나”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이 ‘일제고사 꺼져’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날 선언문(☞전문보기)을 통해, “20년 전 고등학생들은 ‘참교육’을 말하다가 해직당한 교사를 지지하는 행동에 나섰던 학생들에게 가해진 구속과 징계에 맞서 농성을 했다”며 “2009년, 우리는 20년 이상 후퇴한 교육 현실에 맞서고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탄압하는 정부와 학교들에 맞서서 농성을 시작 한다”고 밝혔다.

    길바닥보다 막장 교육이 더 추워

    이들은 이어 “길바닥은 춥겠지만, 일제고사와 막장 경쟁교육이 판치는 학교는 더 추워질 것이기 때문에, 막장 경쟁교육을 막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 거리로 나간다”며 “물론 우리는 농성 외에도, 일제고사를 제대로 보지 않겠다는 ‘막장 일제고사 반대 오답 선언’을 모아나가고, 등교거부와 시위를 통해 우리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오는 3월 10일 치러지는 ‘교과과정 진단평가’를 앞두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등’ 학부모 단체들은 체험학습을 확대 시행하기로 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일제고사 폐지’를 요구하며 투쟁의 수위를 높일 예정이어서, 교육당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일제고사(교과과정 진단평가)가 치러지는 오는 3월 10일을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학생․학부모 문화체험의 날’로 정하고, 전국 참교육학부모회 지부 및 지회별로 문화 체험단을 모집한 뒤 이날 체험학습을 떠나기로 했다.

    박은희 참교육학부모회 사무국장은 “일제고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회원들 중에 반대만이 아니라 이를 폐지하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3월 10일 체험학습 뿐만 아니라, ‘일제고사 반대 금지법안’에 대한 서명운동을 3월 집중적으로 진행한 뒤, 4월 임시국회에 입법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폐지 주장하는 학부모들 늘어나

    참교육학부모회는 23일 오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부실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없이 또 다시 강행 하려고 할 경우 정부는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학부모들은 일제고사의 문제점과 반교육적 실태가 현실로 입증된 만큼, 더 이상 망설임 없이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행동에 당당히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시도연합 학력평가’를 치루지 않은 청소년들이 덕수궁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오늘 3월 10일 전국 10여개 시․도 지역에서 체험학습을 확대해 진행하기로 했다. 김태균 평등교육학부모회 상임대표는 “이번 체험학습은 ‘대운하 반대 국민운동본부’ 측과 함께 생태학습을 벌일 예정”이라며 “서울과 경기지역의 학생 및 학부모들은 경기도 여주로 체험학습을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제고사 대신 대운하 반대 생태학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23일 오전 10시 반 세종로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폐지 △지난해 10월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 무효화 △성적조작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서열화된 성적 공개를 중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고, 교과부의 학업성취도 평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표집으로도 충분하다"며 "또 지난 16일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무효임을 밝히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제를 일으킨 교과부의 수장들부터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그동안 전교조에서 ‘일제고사 방식으로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지고, 성적이 공개되면 여려가지 부작용이 생길 것’이란 우려를 표명해왔는데, 이번 ‘임실 성적조작 사태’를 통해서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제고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과반을 넘고 일제고사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들어난 상황에서, 이제 일제고사 방식은 폐지되고 표집방식으로 시험이 치러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제고사 시행령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개정 운동을 벌이는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최정민 전교조 서울지부 교선국장은 “오는 3월 10일 일제고사를 치루지 않겠다는 아이들을 위한 대체프로그램 마련을 전교조 선생님들이 각 학교에 요구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서울지부 조합원의 자녀들도 가정 내 토론을 거쳐, 체험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