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마르크스, 무슬림서 출현"
        2009년 02월 23일 08: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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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파 내각에서 이제는 아예 극우 파쇼 내각으로 정계가 재편된 이스라엘을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이스라엘을 ‘유대인 국가’라고 부르면 약간의 어폐가 있다는 것입니다.

       
      ▲ 필자

    이스라엘은 유대계 이스라엘 국민 집단의 국가지요. 그런데 원래 (19세기적)의미의 ‘유대인’들은 이미 죽고 말았습니다. 파시즘에 섬멸당하고 (파시즘과 별로 다를 게 없는)시오니즘에 포섭을 당하고 나니 그냥 없어지고 만 것입니다.

    시오니즘에 포섭당하다

    원래 의미의 유럽 유대인이란 ‘영원한 타자’지요. 유대인을 명실상부한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는 유럽에서 제2차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소련 이외에 없었어요.

    프랑스와 같은 모범적 공화제 국가에서마저 드레퓌스 재판 류의 유치한 촌극들이 연출된 걸 보시면 아시겠지만 형식적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그게 ‘다테마에'(겉으로 드러난 모습-편집자)지 ‘혼네'(속마음-편집자)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게 현실적 생활을 하는 데에 많은 불편과 위험을 의미했지만 동시에 일부 유대인 지식인들의 ‘비판 의식’을 극대화시키는 데에 아주 공헌했어요. 싫든 좋든 ‘주류’ 사회와 남남 관계이다 보니 사회를 대상화시켜 냉정하게 읽는 것은 훨씬 더 쉬웠습니다.

    그러니 마르크스류의 세계주의적 급진주의자들은 물론, 한나 아렌트와 같은 ‘악의 평범성’, 즉 ‘우리 안의 파시즘’을 잘 파헤치는 이들은 이러한 분위기에서 쉽게 성장될 수 있었어요.

    아렌트만 해도 어린 시절에 ‘유대놈’이라고 엄청 조롱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한 바 있었는데, 집에서는 이 문제를 가족들과 공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규가 엄격했답니다. 자신의 아픔을 자신이 알아서 다스리도록… 하여간 그렇게 살다가 ‘악의 평범성’에 대한 이해를 발전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세상을 지옥시하고 사회 속에서의 전체주의적 면모들을 예리하게 파헤치는-카프카류의 유대계 지식인은 1940~50년대부터 조금씩 멸종하기 시작했어요. 한편으로는 1950년대 이후로는 구미 지역에서 유대인들은 대개 경제, 사회적으로 중산층에 편입됐습니다.

    유대인 급진주의자의 마지막 세대들

    촘스키와 같은 거의 마지막 세대의 유대인 급진주의자들은 1930년대에 ‘배고픈 성장기’를 보낸 데다가 ‘유대놈’ 소리를 대단히 많이 들으면서, 반유대주의자들과 주먹다짐하면서 자란 이들인데 그런 경험을 1950년대 이후에 성장한 많은 유대인 지식인들은 더 이상 가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다가 1967년 ‘6일 전쟁’과 미국-이스라엘 ‘혈맹’ 체결 이후로는 아렌트와 같은 온건 좌파들까지도 거의 광적인 ‘이스라엘 지지’로 몰려버리고 말았어요. 말하자면 ‘조국이 없었던’ 이들은 이제사 ‘조국’을 찾은 것이지요.

    그런데 ‘조국’이 있다면 ‘비판 의식’에 ‘안녕’하고 스스로도 평범해지고 악해져야 하는 법… ‘조국’을 위해서 저질러지는 악이란 늘 ‘선’으로 선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저항할 줄 아는 좌파적 이들은 대체로 홀로코스트 때에 죽거나, 소련 안에서 스탈린 숙청에 희생되거나, 또 일부는 스탈린주의 체제에 포섭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영원한 타자’로서의 유대인은 점차 사망을 고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남은 것은? 이스라엘이라는, 많은 측면에서 파쇼 독일을 닮아버린 병영 국가와 그 병영 국가에다 온갖 지원해주고 있는 구미, 구소련 지역의 중산층 ‘유대계’ 시민들입니다. 이들은 카프카를 우상화시켰지만 스스로 카프카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지요.

    물론 촘스키나 가갈리츠키와 같은 유대인 급진주의자들은 아직 생존하고 있지만 이런 인간형은 더 이상 ‘유대인’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급진 좌파 이스람 지역 출신자들이 리드

    저는 유럽 21세기의 ‘유대인’은 무슬림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그들에게 유럽 사회가 하는 대접은, 19세기말 유대인들이 받았던 대접과 대동소이합니다. 사이드나 그 학파에 이슬람 지역 출신들이 많다는 것도 우연이 아니지요.

    19세기말의 유럽 좌파가 다수의 유대인을 포함했듯이, 아마도 21세기 유럽 급진 좌파는 상당부분 이슬람지역 출신자들에 의해 리더될 듯합니다. 새로운 마르크스들과 트로츠키들은 거기에서 나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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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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