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족 폭행 영정사진 짓밟아
By mywank
    2009년 02월 21일 10: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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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용산 철거민 희생자 추모 5차 범국민대회’ 참가자들과 경찰 간에 충돌이 일어나, 유족들이 폭행을 당하고 영정 사진이 짓밟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고 이성수씨의 아들 상흔씨가 안면 부위를 가격당해 부상을 입었고, 고 이상림씨의 아들 성연씨는 의식을 잃고 실신해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이날 경찰은 7천 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집회 장소 인근을 철통 방어했다. 오후 4시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추모대회가 원천 봉쇄되자, 주최 측인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 측이 항의의 표시로 청와대를 향해 추모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유족 폭행 사태가 발생됐다.

   
  ▲21일 추모대회가 봉쇄되자, 프라자호텔 앞으로 집결한 시민들이 ‘용산 참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청와대로 추모행진을 시도하던 참가자들과 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돼,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진=손기영 기자) 

경찰의 봉쇄를 피해 청계광장에서 프라자호텔 앞으로 집결한 유족들과 시민 500여명은 추모대회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한 뒤, 오후 5시 10분 행진을 시작했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청와대로 행진하면서,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시민들에게 전하겠다”며 항의했다.

하지만 추모행진은 채 5분도 되지 않아, 서울시청 앞 광장 부근에서 봉쇄되었다. 전경 500여명은 행진에 나선 참석자들을 둘러 샀고,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이어 경찰이 참가자들을 인도 쪽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양 측간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전경들은 유족들이 들고 있던 영정사진을 방패로 밀쳤고, 나무 프레임으로 된 액자와 유리는 산산조각이 났다. 또 영정사진이 바닥에 떨어지자 군화발로 마구 짓밟기도 했다. 한 전경은 고 양회성씨의 영정사진을 빼앗아 바닥에 내팽겨 쳤고, 유족들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통곡했다.

   
  ▲산산조각이 난 영정사진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흥분한 고 이성수씨의 아들 상흔군이 거칠게 항의하자, 전경 3~4명은 그를 대오 안으로 끌고 들어가 안면 주변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또 고 이상림씨의 아들 성연씨는 전경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어지러움 증과 구토증상을 호소한 뒤 실신해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었다.

참가자들은 유족들을 폭행하고 추모행진을 봉쇄한 경찰을 규탄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대학생은 “이명박 정부는 ‘용산 참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커녕, 그동안 서민들에 대한 탄압과 실망감만 안겨주었다”며 “연행을 각오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연좌시위를 마친 추모대회 참가자들은 다시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경찰 봉쇄에 막혀 시내 일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저녁 7시 45분 경 명동 ABC마트 앞에 집결해, 정리 집회를 열었다.

   
  ▲전경들에 안면부위를 가격당한 고 이성수씨의 아들 상흔씨(사진=손기영 기자)

   
  ▲고 이상림씨의 아들 성연씨가 전경들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실신해 쓰러져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자유발언에서 “오늘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며 “우리 아들(상흔 씨)이 얼마 있으면 군대에 가는데, 전경들한테 맞아서 이마와 입 주변이 부어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이명박 정부를 용서하지 않겠고,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 저희들도 끝까지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정구현씨는 “경찰은 오늘 평화 행진에 나선 유족들을 무참히 폭행하고, 영정사진까지 박살내는 비상식적인 일을 저질렀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경찰에게 면죄부를 준 이명박 정부를 더 이상 가만 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추모대회 참가자들은 정리 집회를 마치고 저녁 8시 대부분 자진 해산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밤늦게까지 종로 탑골공원 등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범대위는 오는 28일 오후 ‘10만 국민 대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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