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직권상정, '악법 전쟁' 재개
    2009년 02월 25일 05: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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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악법’의 대표적 법안인 미디어법이 해당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직권상정되었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25일 오후 3시 50분 경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쟁점법안인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 직권상정했다.

고 위원장은 민주당 등 야당이 미디어 관련법의 협의 상정을 계속 거부하고, 26일 문방위 회의 재소집을 다룬 여야 간사협의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자, 기습적으로 “미디어 관련법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하게 항의하며 몸싸움까지 벌였지만 결국 의사봉을 두드리는 것을 막지 못했고, 고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직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장을 나갔다. 결국 대기업과 족벌언론에 방송사 지분소유기준을 완화해주는 신문법과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 22개 법안이 직권상정된 것이다.

   
  ▲한나라당 문방위 의원들이 직권상정 후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상정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지난해 방송 7대 법안 상정 이래 민주당을 수없이 설득했지만 민주당은 대안 없는 반대뿐인 지연전술로 일관해왔고, 이제는 이유를 자의적으로 만들어가며 상정 자체를 봉쇄해 왔다”며 “1월 교섭단체 협상에서 미디어법을 빠른 시일 안에 합의처리하자 했는데 합의처리는 상정이 기본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 "이번 상정은 논의 시작일 뿐"

그러나 "상정이 합의처리"라던 나 의원은 “민주당이 미디어법을 당리당략의 도구로 사용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합의처리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국회법 절차에 따라 법안을 직권 상정한 것”이라고 말하며 자기모순을 보였다. 이어 “법안의 상정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논의의 시작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예 ‘날치기 미수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방위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법안을 상정할 때는 법안명을 거론하고 의원들에게 상정 의사를 물어야 한다. 상정됐다고 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며 “오늘 회의는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된 법안 14건만 상정토록 의사일정을 정했다”고 원인무효를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문방위 회의실에서 의원 전원회의를 여는 등 이번 ‘날치기 미수사건’을 타 상임위와 연계할 것을 논의하는 등, 무리한 직권상정이 국회 전면파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한나라당 직권상정 시도’라며 미디어법이 직권상정되지 않았음을 명확히 했다. 우 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는 없다"며 "한나라당이 말하는 합의정신은 직권상정이라는 탈을 쓴 불법 폭력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회법적 효력없는 직권상정은 원천 무효"라며 "이번 사건은 직권상정 미수사건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사죄에 따라 명령을 수행한 16명 한나라당 의원들의 명단을 기억할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대화와 타협을 원하는 성명을 발표한 지 몇시간 지나지도 않았다. 국회의장은 입법부가 행정부 거수기로 전락하는 사태를 막을 최후의 수단이 되었고, 이번 직권상정 시도를 원천무효화할 것"을 촉구했다.

야권, "원천무효…사회적 합의 중이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미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하여 미디어법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이에 대해 뉴라이트 단체들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민주적인 논의를 진행하려 여러 사회주체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한나라당만이 미디어법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법 직권상정으로 벌어질 모든 사회적 갈등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조장한 것”이라며 “당명은 한나라이지만, 결국 나라를 두 나라로 갈라놓으려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며 언론의 공정성, 민주성을 지키려는 모든 시민, 단체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악법을 막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FTA비준동의안도 이날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상정 적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소위에서 퇴장한 가운데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전체회의로 넘기는 등 ‘MB악법’을 둘러싼 법안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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