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북구 단일화 협상 어떻게 될까?
        2009년 02월 20일 12: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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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재보궐선거가 유력한 울산북구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 문제가 본격적인 실무협상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다음 주 중에 양당 대표들이 만나 단일화 원칙과 실무단 구성에 의견을 모으면, 실무단에서 후보단일화 방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 양 당은 단일화 방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의 최종심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문제를 거론하기 불편한 상황인데다 양당 모두 실무협상 테이블에 들고 나갈 각자의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 지난 해 8월 강기갑 대표 등 진보신당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지도부 (사진=진보신당)

    그러나 사실상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및 민중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 방안을 염두해 두고 있는 반면, 진보신당은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노동자와 농민의 민중경선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15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신당을 포함해 모든 진보정치세력이 원탁테이블에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언급한 ‘민중경선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당시 “그 쪽(울산북구)에는 노동자들이 많고 그들이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원이기 때문에 민중경선과 같은 부분까지 다 열어놓은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시도해야 된다”고 말했고,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울산 노동자와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 전농 등 농민조직까지 열어놓는 민중경선제 논의를 두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군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사무처장도 “아직 단일화 방안을 논의해본 바도 없고 구체적 방안은 이후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울산은 노동운동이 많기 때문에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내부경선이 필요할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민주노총을 포함한 민중경선제에 무게를 두었다.

    민주노동당은 실무협상 테이블에 들고나갈 내부 단일화 방안 초안을 다음 주 초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신 기획국장은 “내부의 여러 아이디어들과 과거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 최고위 때 제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신당, "배타적 지지부터 풀어야"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불편하다. 여기에 울산북구 후보를 선출하는 데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중심의 후보단일화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진보신당 울산시당 노옥희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현재 배타적으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로 후보를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선에서 위배된다”며 “우리는 상식적 수준의 후보 단일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단일화의 주체가 양당”이라며 “이번 선거 단일화의 목적이 선거승리에 있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에 맞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노동당이 민주노총을 포함한 민중경선제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이 풀리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보신당은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본선 경쟁력’을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노회찬 대표 등 진보신당 핵심 관계자들이 “북구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을 언급하는 것은, 여론조사 방식을 염두에 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양당의 강조점이 달라 구성될 실무테이블에서 이견이 조절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당의 입장은 팽팽하다. 진보신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는 문제가 많다”며 “북구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다른 지역에 사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의지보다 북구 유권자들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단일화 방식이 원점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 방식으로 북구 후보를 선출한다면 유권자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한 당직자도 “현장 조합원들이나 당원들, 진보정치에 관심이 있는 여러 단체들의 정서가 있을 것”이라며 “보수정당처럼 서로간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이들의 정서와 상황을 고려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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