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많은 학교 아이들 공부 못한다고?
    By mywank
        2009년 02월 19일 03: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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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다 전교조 책임이다?

    기사를 요약하면 ‘전교조 교사가 많은 곳의 아이들은 공부를 못한다’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전교조 교사들은 무능하다는 추정을 하게 합니다.

    <조선일보>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입시가 공평하지 못하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결정된다는 비극적 현실입니다.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만들고 가난한 아이들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 저는 전교조를 그만두겠습니다.

    왜 열악한 지역의 학교 선생님들은 전교조에 가입하는 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버지는 술먹고 늦게 들어와 때리고, 어머니는 집나간 지 오래입니다. 숙제는커녕 가방엔 책도 없고, 아니 가방도 없이 학교에 옵니다. 아니 그냥 그렇게 학교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교사들이 겪는 절망감을 생각해보셨습니까? 의사소통 자체가 어렵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모르고 세상과 담을 쌓고 오로지 게임과 TV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보충수업’에 ‘문제집 풀이’일까요?

    전교조 교사로써 뜨거움이 솟구칩니다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은만큼 전교조 교사들이 많다는 사실에 저는 조합원으로서 뜨거움이 솟구칩니다. 동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그 지역의 학교 선생님들은 현재의 사회 시스템 하에서는 교사로서 한계가 너무도 크다는 현실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일제고사의 진짜 목적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교육과학부는 ‘뒤처지는 학생’의 실태파악을 위해 일제고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교사들은 한두 시간만이라도 수업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 열에 열은 경제적으로, 가정적으로 열악한 환경입니다. 학교에서도 기초수급 대상자와 차상위계층 아이들의 숫자는 이미 파악하고 있습니다. 중식(점심) 지원 신청서를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아이 편에 돌려보내는 심정을 아십니까?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과연 저질경쟁인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경제적 지원과 보호 프로그램입니다. 불쌍한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 저질 경쟁을 정당화시키는 것이 진짜 이유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비율이 가장 높은 초·중·고교 각 20곳씩을 추려내 분석한 결과 서울시내 평균 전교조 가입률보다 높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사를 자세히 보니 열악한 지역의 학교임에도 전교조 가입률이 평균 이하인 학교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비록 승진을 포기하더라도 열악한 지역의 더 많은 선생님들이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하나로 뭉쳐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무상으로 받으며 교육 공공성이 확대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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