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은 누굴까?
    '남자회원'도 10% "더 과격해야 되는데..."
    By mywank
        2009년 02월 18일 12: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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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이라면, 생활광고란에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이라는 이름으로 실린 의견광고를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지난 해 촛불 정국 당시 신문에는 의견광고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의견광고를 내는 곳은 거의 없다. 어떤 ‘여자들’일까.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5월 15일, 한 인테리어 동호회 카페 여성회원들이 중심이 돼, 양심 있는 언론을 후원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개설한 인터넷 카페(☞바로가기)다.

    지금까지 <한겨레>, <경향>에 총 90여 건의 의견광고를 게재했으며, 현재 회원수는 3,000여 명이다. 재미있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에는 ‘남자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카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여성이 90%이고 남성 회원 수는 10% 수준인데 "남성 회원들도 열심히 한다"고. 

       
      ▲지난 17일자 <한겨레>에 실린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의 의견광고 (사진=손기영 기자) 

    카페 운영자인 이영숙(닉네임: 빈곤마마)씨는 카페를 만든 이유에 대해 “지난해 5월 초 ‘레몬테라스’라는 인테리어 카페 자유게시판에서 미국산 쇠고기 논란이 뜨거웠고, 결국 회원들과 촛불 집회에까지 나가게 되었다”며 “그러던 중 ‘소울드레서’가 <한겨레>에 ‘미국산 쇠고기 반대’ 광고를 내자, ‘우리도 한 번 광고를 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인테리어 관심 많던 여성들이 주축

    그는 “하지만 당시 인테리어 카페에서는 모금이 힘들어서, 모금활동을 할 수 있는 카페를 따로 개설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리폼, 홈페션 등 인테리어와 아이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평범한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을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촛불 정국에서 조중동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 이전과 다른 일관성 없는 보도물을 쏟아냈지만, <한겨레>, <경향>은 다른 신문들에 비해 공정하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신문이었다”며 “이들 신문이 재정 상태가 넉넉하지 않았던 것을 알고, 운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모금활동을 시작했다”고 광고 게재 배경을 밝혔다. 

    그는 “매달 1~2만원씩 꾸준히 광고비를 보태주는 회원 분들도 있지만, 이마저 넉넉하지 않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장바구니, 현수막과 ‘촛불 달력’ 등을 팔아 광고비를 마련하고 있다”며 “처음엔 <한겨레> 1면에 하단 광고만 한 번만 내려고 했지만, 꾸준히 후원하자는 의미에서 광고 단가가 상대적으로 싼 생활광고란에 의견광고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벌금 내기 위해 ‘김치 바자회’까지

    이씨는 또 “지난해 9월부터 모금액이 줄어들어 <한겨레>, <경향>에 각각 매주 2번씩 내보내던 의견광고를 각각 매주 1번씩 줄였다”며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는 기호 6번 주경복 후보를 지지하는 의견광고를 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운영진 2명이 검찰조사까지 받았고, 벌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치 바자회’까지 했다”고 밝혔다.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 카페의 메인화면  

       
      ▲ 그동안 <한겨레>, <경향>에 게재한 의견광고들  

    ‘종이컵과 초 vs 방패와 곤봉, 폭력은 어느 쪽입니까’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다는 말, 이제 칼 맞을 각오로 해야 돼?’
    ‘7월 30일은 서울시 교6감 선거의 날. 주말 나들이엔 경복궁이 최고래요’
    ‘살인을 살인으로 덮으려 했던 죄, 그 죄는 무엇으로도 덮지 못하리’

    이들은 그동안 ‘광우병 쇠고기 반대’,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후보 지지’, ‘YTN 노조 투쟁 지지’, ‘전교조 탄압 중단’, ‘용산 참사 규탄’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광고를 게재해 왔으며, 과감한 광고 문구와 독특한 여성 캐리커처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더 과격한 문구 담지 못해 안타까워"

    부운영자인 박안나씨는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이 내는 의견광고 문구가 조금은 직관적이고 과격한 편이라서, 회원들 중에 ‘또 잡혀가면 어떻하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광고 문구를 직접 만드는 사람으로서,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서 더 과격한 표현을 담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 디자이너인 운영진 한 분이 캐리커처를 번갈아 그리고 있는데, MB정부에 맞서 아이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카페의 취지와 이름에 맞게, 어린이와 어른의 중간쯤 되는 여성을 사용하고 있다”며 “저희들의 목표는 이명박 씨가 물러날 때까지 의견광고를 내는 것과 그가 퇴임하는 날 ‘축 퇴임’이란 마지막 광고를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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