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인 엄마들 "미 쇠고기 군납 안된다"
    By mywank
        2009년 02월 16일 1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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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장관 이상희)가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지난해 8월부터 잠정 중단했던 수입 쇠고기 급식을 올해부터 재개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가 장병들의 식단(1인당 하루평균 국내산 쇠고기 19g과 수입산 쇠고기 16g)에 제공될 가능성이 커져가면서 이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까지는 장병 1인당 하루 평균 한우 10g, 육우 5g 등 국내산 쇠고기 15g과 수입산(호주 뉴질랜드 산) 20g 등 모두 35g의 쇠고기를 제공해왔고, 파동이 일자 수입 쇠고기 대신 오리고기(월 135g)를 공급해왔다.

    수입 쇠고기, 다시 장병식단에

    하지만 ‘WTO 규정을 고려할 때, 미국산 쇠고기의 군납 제외를 공식화 하긴 어렵다’는 국방부의 입장과  장병들의 의견개진이 힘든 군 조직의 특성상, 여론이 잠잠해지면 얼마든지 미국산 쇠고기가 군 식단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11월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쇠고기 (사진=손기영 기자)   

    이러한 가운데, 전국여성연대, 전국여성농민회, 평화어머니회, 평화여성회, 평화재향군인회 등 1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미국산 쇠고기 군납반대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오는 17일 회견과 토론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군납 반대’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본격화 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10시 한겨레신문사 3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쇠고기의 장병 급식 반대 △국방부의 미 쇠고기 군납금지 선언 △국방부의 쇠고기 산지둔갑 차단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전의경제도 폐지 등도 요구하기로 했다.

    이어서 같은 장소에서 여성운동가 고은광순 씨와 김대훈 아이쿱 생협 대외협력국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엄마들이 뿔났다, 미국산 쇠고기 군납 반대’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진행된다.

    "미국산 쇠고기 급식할 게 뻔하다"

    시민모임은 미리 배포된 성명서를 통해 “국방부는 ‘올해부터 수입쇠고기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는데, 장병의 사기와 국민건강 백년대계를 위해 가장 단호하게 미국산 쇠고기를 거부해야할 국방부가 눈치만 보고 있어 유감”이라며 “국방부는 또 ‘군납 수입쇠고기 중 미 쇠고기를 공식 제외할 수 없다’고 하니 군인 가족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이어 “군 당국은 ‘당장은 미 쇠고기 급식 계획이 없다’고 말하지만, 청와대의 의중과 권력자의 말 한 마디면, 중요 정책이 변경되는 게 군의 현실이기에 이 말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며 “그동안 국방부의 소신 없는 ‘해바라기성 행태’로 봐서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언제든지 미국산 쇠고기를 장병들에게 급식시킬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은 또 “소비자에게도, 학교에서도, 정부기관에서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미 쇠고기를 장병들에 공급한다는 것은 우리 아들․딸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우리 군인엄마들과 가족들은 이를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고, 미 쇠고기가 군에 반입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감시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를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 식품매장을 찾은 한 남성 (사진=손기영 기자) 

    고은광순 ‘미 쇠고기 군납 반대 시민모임’ 대표는 “둘째 아들이 올해 3월에 군대에 입대하는 엄마의 한 사람으로써, 굉장히 기가 막히고 마음이 불안하다”며 “밖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을 가진 소비자들은 이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군대 안에 장병들은 선택권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고은 대표는 이어 “나라를 위해서 군대에 들어갔는데, 자신의 건강을 지킬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국가에 의한 폭력”이라며 “국가도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으로 장병들을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인 엄마, "기가막히고 불안하다"

    고은 대표는 또 “아무래도 이 문제는 ‘엄마’들의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미 쇠고기의 군납 반대를 위해, ‘군인 엄마’들과 가족들이 나서 국방부 앞 1인 시위, 개설된 인터넷카페를 통한 온라인 홍보활동, 규탄 구호가 적힌 스티커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대훈 아이쿱 생협 대외협력국장은 “지금 미국산 쇠고기 물량이 유통업자들에게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공급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가 적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냉동 쇠고기의 유통기간도 1년 반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소비처를 찾아야 하는 유통업자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특히 물량이 많이 빠지기 위해서는 단체급식이 이루어지는 학교, 관공서 등 대량구매처를 찾아야 하지만, 학교와 같은 경우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학부모들의 저항이 크고 관공서 역시 미 쇠고기의 식재료 사용을 꺼리고 있다”며 “결국 장병들이 급식을 거부를 할 수 없는 군대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도 16일자 <한겨레> 기고문을 통해 “장병들의 식탁은 어떨지 ‘군인 엄마’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윗선의 의도에 따라 정책들이 조삼모사 바뀌는 게 국방부인데, 다량으로 팔리는 미국산이 군대로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해 촛불의 발화점이 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촛불을 켰던 일반 국민들과 그것을 끄려했던 현 정권이 미국산 쇠고기 군납반대 운동에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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