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어떻게 될까?
    2009년 02월 11일 12: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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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궐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언론의 관심은 한나라당의 박희태, 강재섭과 민주당의 정동영 등 소위 ‘보수거물’들에 맞춰져 있지만, 진보진영의 가장 큰 화두는 ‘울산북구’다. ‘희망이라도 품어볼만한’ 진보정치의 몇 안 되는 ‘당선 가능’ 지역인데다, 진보양당이 이 지역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향후 두 당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대한 양당의 선택이 주목되는 가운데 일단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후보를 낸 이후에 구체적인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두 당은 원칙적인 단일화 찬성 입장에 한 목소리를 내지만, 무슨 방식으로 누구를 단일 후보로 할 것인가의 문제를 합의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강기갑, 김민웅, 노회찬, 박상훈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10일 “어떤 일이 있어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11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최대한 단일화해야”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울산시당 역시 공식적으로는 “단일화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현재 진보신당은 아직 후보선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조승수 전 의원의 출마가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3월 초순 후보선출 계획을 가진 가운데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과 이영희 전 울산북구 국회의원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두 당, 조승수 두고 입장 갈려

민주노동당에선 ‘종북주의’ 논쟁과 선도탈당의 중심에 서 있던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갑 대표가 공개석상인 창당 9주년 기자회견에서 ‘반MB연합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면서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해) 당원들, 울산당원들의 거부감이 대단히 강하다”고 언급할 정도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진보정치가 척박했던 시절부터 이 지역에서만 연이어 공직선거에 당선된 조승수의 검증된 ‘득표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진보신당에게는 2010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반드시 원내 1석을 얻어야 하며, 당선가능성이 보이는 울산북구는 절박하다. 조승수 카드 외에는 대안이 없다.

노회찬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보신당은 원외정당의 아쉬움이 대단히 크다”며 “이번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반드시 한 석 이상을 얻겠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 “정치인이 자신의 이해관계나 감정을 앞세울 때 오히려 국민들과의 괴리를 더 크게 만드는 경우들이 있다”고 비판적 지적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 ‘조승수’를 둘러싼 진보양당의 물밑 신경전이 팽팽한 가운데, 지난 4일, 조국 서울대 교수가 “울산북구-울산시장 빅딜”을 제안하면서 후보단일화를 공개적으로 부상시켰다. 여기에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조 교수의 주장을 “진보신당의 원내진출을 위한 길 터주기”라며 공개 비판하는 등 신경전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민주노동당 민중경선 검토? 진보신당 여론조사 선호?
 
이 같은 상황에서 10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민중경선제’를 언급하면서 ‘단일화 방식’을 수면 위로 올려놓은 것이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과거 울산 노동자와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 전농 등 농민조직까지 열어놓는 민중경선제 논의를 두고 말한 것으로 보이며, 일반 시민까지 포함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시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공개적으로 단일화 방식을 언급한 바 없지만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한 울산 북구 유권자 전체의 인지도가 앞서는 만큼 ‘여론조사’ 등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찬 대표는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진보양당의 울산시당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시당 위원장은 "어떤 방식이든 후보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중적 의견"이라면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어 이에 임한다는 계획이나 방식은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문군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사무처장 역시 "현장 단위에서 단일화 요구가 거세기 때문에 후보단일화에 노력한다는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단일화 방안을 논의해본 바도 없고 구체적 방안은 이후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처장은 다만 "울산은 노동운동이 많기 때문에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내부경선이 필요할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웅 "대안 없으면 조승수"

대표적인 통합론자인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양당의 단일화와 관련, <레디앙>과의 통화를 통해 “작은 노선차이가 소중하긴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으로 큰 싸움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론 양당이 울산에서 우여곡절이 있지만 이는 주체적 의지를 가지고 풀 수 있는 문제로, 연합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양 당이 그동안 쌓였던 불만으로 갈라섰듯이 좋은 기억이 쌓인다면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울산에서의 연합은 그러한 계기가 될 수도 있으며 특히 지금처럼 상대의 파시즘적인 움직임에 대항할 수 있는 집중력이 없는 상황에서, 울산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새로운 힘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기에 “이번 선거연합의 어려운 것의 핵심이 조승수 전 의원 때문이라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이 조승수 이외의 다른 참신한 대안이 있지 않는 한 대승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며 “물론 조승수 전 의원도 당을 갈라서게 만들었던 ‘종북주의’ 문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당, 대거 울산으로

반면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는 “양당이 갈라선 감정이 남아 있고 양당이 선거연합을 한다 해도 별다른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어서 대조를 보였다. 박 대표는 “지금은 대부분 유권자들이 정치에서 떠나 있는 상황이라 양 당의 선거연합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의하면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의 대법원 판결이 오는 3월 중순~말 경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4.29재보궐 선거의 후보 등록기간이 4월 14~15일 이틀간임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양당 간 단일화 논의는 약 보름여에 불과할 것으로 이 관계자는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당이 이번주 말과 다음 주 초 연이어 울산행 티켓을 끊었다. 민주노동당은 15일 울산에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진보신당 공동대표단은 16일 울산을 방문해 울산시당과의 간담회를 잡았다. 그리고 17일 개최되는 확대운영위원회에서는 울산북구를 중심으로 한 재보궐선거 전략을 논의키로 했다. 15~16일이 울산북구 선거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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