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너 부었다는 증거 없다"
    By mywank
        2009년 02월 09일 06: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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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9일 ‘용산 참사’의 원인을 “농성자의 시너 투기와 화염병 투척으로 인한 발화”로 결론짓고, 그 책임을 물어 철거민 농성자 20명을 기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2시 회견을 열고 “6명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화재’가 아니라, 경찰의 과격한 진압”이라고 비판하며, 검찰의 수사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박 1- “계단에 시너 뿌려진 뒤, 화염병에 불이 붙음”

    진상조사단은 “검찰은 발화 원인을 ‘시너(세녹스)와 화염병’으로 규정했지만, 발전기에 의한 누전, 유증기, 경찰진압장비로 인한 발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무시했다”며 “검찰은 그 근거로 망루 내 계단으로 흘러내리는 액체동영상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 액체가 물 대포에 의해 쏟아진 물인지 유류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통에서 나왔다고 보기에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성자들이 망루에서 시너를 뿌렸다면, 같은 시각 망루 아랫면에서 망루를 뜯고 있던 특공대의 옷에서 다량의 시너성분이 포함돼 있어야 하고, 검찰은 농성자나 특공대원으로부터 ‘시너를 부은 것을 봤다’는 진술조차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은 9일 오후 2시 서초동 민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결과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또 “이번 참사의 원인은 화재가 아니라, 망루 위에서 동시진압을 벌이며 농성자를 극한으로 내몬 ‘출구 없는 진압’”이라며 “참사 당시 경찰은 오전 7시 15분에 화재 발생 후 망루가 타서 무너질 때까지 10여 분 간 철거민 농성자들의 안전은 관심 밖이었고, 7시 25분에서야 처음으로 이들의 안전을 확인했을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반박 2- “경찰 진압과 농성자 사망에 인과관계 없음”

    진상조사단은 “경찰특공대가 옥상을 장악한 후, 철거민들은 부녀자들을 포함해 망루 안으로 대피했고, 철거민들의 퇴로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였다”며 “특공대가 1차 진입 시, 망루 안에 화염병, 세녹스가 다량 존재했던 것을 분명히 인지했지만, 발화원 및 위험원의 사전제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2차 진압작전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발화원 및 위험원의 사전제거 의무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압 검거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들의 사망과 발화원 및 위험원 사전제거 위반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며 “결국 이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된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은 김석기 청장에 대해 ‘직접적으로 보고를 받거나, 작전을 지휘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선임감독상의 과실 또는 관리감독상의 과실이 존재하는 경우, 결과 발생 현장에 없던 자에게도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였다”고 주장했다.

    반박 3- “경찰병력 조기 투입은 위법한 조치 아님”

    진상조사단은 “경찰특공대 투입 근거인 ‘19일 급박한 상황’에 대해, 검찰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못했고, 특공대 투입은 각종 테러 및 요인에 대한 범죄 등 인명구조 수준의 범죄에 국한되어야 한다”며 “진압작전 직전인 19일 오전 농성자들과 경찰, 용역의 대치상황에서 공가의 화재발생이 1건 이외에 화재나 일반시민의 피해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 박진 진상조사단 활동가가 검찰이 발표한 화재원인을 반박하는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경찰이 농성자들에 대한 설득과 대화과정을 사실상 생략한 채, 지난달 19일 용산 4구역의 상황을 ‘도심 테러’ 수준으로 왜곡해, 공격적인 진압방식을 구사하는 특공대를 투입해 극단적인 대치상황을 초래했다”며 “오산 세교지구 등 다른 망루 농성 사례와 비교해도, 본 사건에서의 경찰의 진압방식은 매우 이례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와 같은 사례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2항의 ‘경찰비례원칙’에 어긋나는 경찰권 행사로써,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른 정당한 직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며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위반된 다수의 사안에 대해, 경찰관의 공무집행의 위법성 등을 인정하여 국가배상책임을 물은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박 4- “진압작전 개시 후, 용역직원 참여사실 없음”

    진상조사단은 “용역이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경찰과 합동작전을 한 것이 명백한데, 이는 경찰이 용역의 물리력 행사를 묵인 방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 관련 경찰에 대해서는 ‘경비업법위반죄의 공동정범’과 ‘직무유기죄’를 물어야 한다”며 “또 용역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의무가 아니고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없는 진압 업무를 하게 한 것이므로, ‘직권남용죄’도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공사인 삼성물산 등이 호람, 현암건설 등 무허가업체에게 철거용역을 발주한 것이라면, ‘경비업법위반죄의 공동정범’ 또는 교사범 내지 방조범의 공법이 성립된다”며 “삼성물산 등 시공사는 호람, 현암건설 직원들에 대해 사실상 사용자 관계에 있기에, 이들이 업무 중에 발생시킨 범죄행위 및 불법행위에 대해 민사(제756조)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도 이날 오후 1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결과 발표를 규탄하고 나섰다.

    대책위, 국정조사-특검 요구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권력의 하수인,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의 발표가 검찰 스스로 사망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며,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한 수사결과 발표로 살인진압 희생자인 철거민을 살인자로 몰고 살인자를 두둔해, 진실을 호도했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정치권에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우리는 10일 긴급 대표자회의를 연 뒤 조만간 ‘대표자 비상시국농성’에 돌입하면서, 투쟁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검찰 수사결과의 무효화 및 재수사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각계의 시국선언을 필두로 모든 양심적 세력과 함께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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