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거민만 20명 기소, 경찰은 '무죄'
    By mywank
        2009년 02월 09일 1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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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농성자의 시너 투기와 화염병 투척이 결합돼, 화재가 발생됐다”고 결론 내리고, ‘용산참사’의 책임 대부분을 당시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다 체포된 철거민들에게 떠넘기고, 진압 작전을 최종 승인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경찰 관계자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면책 수사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 검사)는 9일 오전 10시 반 ‘용산참사’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철거민 농성자 20명(5명은 이미 구속 기소)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혐의로, 호람․현암건설 등 용산4구역 철거용역 업체 관계자 7명은 ‘폭력행위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검찰이 발화 원인으로 지목한 화염병을 던진 이를 지목하지 못한 채 철거민 농성자들에게 공동 책임을 묻기로 한 점, 당시 망루에서 떨어진 뒤 생존해 있었던 고 이성수씨의 사인을 규명하지 못한 점, 경찰의 ‘과잉진압’에 면책을 준 점 등은 앞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장이 ‘용산 참사’ 관련 최종수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검찰은 이날 발화 원인을 발표하며 “지난 20일 오전 7시 19분경 농성자들이 망루 4층 계단 부근에서 망루를 해체하는 경찰을 향해 시너를 대량 쏟아 부은 후, 망루 4층에 있던 농성자가 망루에 진입한 특공대를 막기 위해 화염병을 아래로 투척했다”며 “이후 망루 내부 3층 계단 부근에 화염병이 떨어져 발화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화염병이 터져 발화한 불꽃이 계단과 벽면에 묻어 있던 다량의 시너에 옮겨 붙고, 계속하여 불똥이 1층으로 흘러내려 바닥 등에 있던 시너에 번지면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된 사실이 확인된다”며 “결국 화재는 농성자의 시너 투기와 화염병 투척이 결합되어, 발생한 것으로 판명되고, 그로 인해 옥상 망루가 전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망 원인은 모두 화재사

    검찰은 경찰 책임 여부에 대해 “범죄의 진압작전 수행하는 경찰관이 인적, 물적 능력 범위 내에서 적절한 조치라는 판단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경우, 그 판단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경찰의 주장과 같은 피해상황이 실제로 발생하였고, 농성자들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화염병 투척 등으로 시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찰이 화염병 등이 소진되기를 기다릴 경우, 더 큰 공공의 위험이 발생될 수 있다”며 “본 건과 같은 위험 상황에 경찰특공대를 방염복․방패․진압봉․휴대용 소화기 등 최소한의 진입장비만 갖춘 상태로 조기투입한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불합리한 위법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철거민들의 사망 원인에 대해, “고 이상림, 한대성, 양회성, 윤용헌씨는 무너진 망루 윗부분에서 나란히 불에 탄 채 발견되었고, 고 이성수 씨는 무너진 망루 아랫부분의 구겨진 패널 사이에 끼인 상태로 발견되었다”며 “사망한 특공대원은 망루 아랫부분 철골조에 끼어있는 채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사체를 부검한 국과수의 부검의는 ‘모든 사망자들의 기도와 폐점막 등에 그을음이 발견되는 등 화재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사체의 상태, 발견된 장소의 주변 상황과 부검소견을 종합해 보면, 이들의 사인은 ‘화재사(소사)’로 추정 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이 망루 모형을 가리키며, 화재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검찰은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안전대책 미흡에 대해 “경찰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화학소방차를 준비하지 않았으나, 대신 수성 막포가 장착된 펌프차 2대를 준비해 진압작전을 벌였다”며 “소방용 화학분말은 사람들이 있는 밀폐된 공간에 살포할 경우 질식위험이 있어, 다수의 농성자들이 밀집한 망루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또 에어매트와 안전매트는 준비했으나, 건물 주변에 화염병 잔해가 많고 화염병 투척도 계속되고 있어 설치하지 않고 있다가, 망루 화재발생 직전 안전매트를 설치했다”며 “최초 작전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일부 있으나, 경찰에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이 화재 및 사망을 일으킨 원인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용역업체 관계자의 위법성 문제에 대해 “20일 새벽, 남일당 건물 3층에서 농성자들과 대치하던 철거용역업체 호람건설 직원 5명이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폐 목재, 소파 등을 쌓아놓고 불을 피워 연기가 농성자들에게 가도록 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호람건설 직원 등 용역업체 관계자 7명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진압작전 이후 용역 직원 참여하지 않아"

    이어 “경찰이 진압작전을 개시한 이후에 용역회사 직원이 참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PD수첩 보도에 나오는 ‘POLICIA’ 방패를 들고 진압 경찰과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촬영된 3명은 철거용역업체 직원이 아니라, 세입자들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향후 계획에 대해 “이번에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 등을 상대로 구체적 가담행위 등을 특정하기 위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전철연 의장 남경남 씨에 대해서는 조속히 검거해서 의법 조치할 것”이라며 “전철연의 조직적 개입 및 용산 철거민대책위의 금전거래 상황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여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난달 20일 망루의 벌어진 함석판 사이로 인화물질로 추정되는 액체가 투척되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한편, 이날 검찰은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그동안 ‘용산 참사’를 목격한 시민들과 농성에 참여했던 철거민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체조사를 벌여온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이 제기해 온 각종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컨테이너가 망루와 충돌할 때 생긴 불꽃 때문에 불이 났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칼라 TV’ 동영상에 컨테이너와 망루 4층이 접촉되거나 경찰이 진압 봉으로 망루 지붕을 때리는 장면이 있으나, 동영상 화면을 분석한 결과 화재 발생시점과 5분 이상 간격이 있고 발화지점이 달라 화재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특공대가 망루 중앙기둥을 뽑아내는 바람에 망루가 기울면서, 시너가 엎질러졌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특공대와 농성자 10여명이 망루 3층에 있을 때, 그 하중으로 이미 망루 3층 바닥 중앙부분으로 합판이 기울어졌다”며 “화재는 망루 3층 계단 부분에 발화되었고 망루 4층에서 투척한 화염병이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망루 3층 바닥 중앙부분이 기울어진 것은 화재 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유족, 시민사회, 정치권 일제히 반박

    ‘경찰 진압과정에서 농성자들에 대한 폭행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국과수의 부검결과 사망자들 모두 특별한 출혈이나 외력에 의한 골절상 등이 없었고, 체포된 농성자 22명이 유치장에 임감될 당시 실시된 신체검사에서도 아무도 폭행당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변호인들도 농성자들을 접견한 이후 별다른 의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참사 당시 김석기 청장이 무전 보고를 받았나’는 진위여부에 대해, 검찰은 “청장실에 비치된 고정식 무전기 2대로 로그자료를 확인한 결과, 무전기에 자료가 남지 않았다”며 “무전망 시스템에는 로그자료가 남지만, 24시간 동안만 보존되고 있어 진압작전 당시 로그자료는 확인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의 동의없이 실시한 부검’ 논란에 대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체가 훼손되어 부검전 그 유족을 확인할 수 없었고, 신원확인 및 사망원인 규명을 위해 신속히 부검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범죄수사와 관련된 부검은 유족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검찰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유족은 물론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과 시민사회단체,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들은 일제히 부실 수사라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대책위, 진상조사단 등은 곧 검찰의 발표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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