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2009년 02월 06일 10: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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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민주노총 집행부 동지들에게

    뒷골이 깨질듯 아픕니다. 어젯밤 술을 참 많이 마셨습니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문화예술인들과 만나는 자리여서 그러면 안 되는 술 자리였는데, 내 머리와는 상관없이 마음에서 자꾸만 술을 당기더군요.

    막걸리, 소주, 맥주를 가리지 않고 연거푸 마시고 만취했습니다. 결국 추태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그들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민주노총의 현 상태에 대해 막말을 쏟아내던 그들도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눈물을 쏟아버린 술자리

    저는 이 문제가 총사퇴로 결론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총사퇴를 반대한 이석행 위원장, 진영옥 권한대행, 김지희 부위원장 등도 결국 사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 결정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중집회의에서 확인되겠지요.

    이미 허영구, 주봉희, 박정곤, 김은주 부위원장이 사퇴했고, 전병덕 부위원장마저 곧 사퇴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나머지 4명의 임원들만으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동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동지들도 총사퇴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초등학생들도 알만한 상식이지요.

    어젯밤 저의 감성이 이성을 제압하면서 눈물을 쏟게 만들었던 것은 ‘노동운동의 망가짐’이었습니다. 지난 시간들이 한편의 광고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하던 88년 추석 때, 주안공단에서 쏟아져 나오던 노동자들의 손에 들린 선물 보따리를 보면서 “나도 저것 하나만 받았으면 좋겠다. 내일 모레 집에 갈 때 저것 하나 들고 들어가면 아버지와 엄마가 얼마나 좋아할까.” 하면서 부러워하던 때의 서글픈 기억부터, 비렁뱅이 신세인 지금의 처지까지…….

    그러나 정말 참혹했던 것은 이 문제에 대응하는 몇몇 임원과 사무총국 동지들의 태도였습니다. 참고 또 참고, 가슴을 꾹꾹 눌러왔지만, 어젯밤은 도저히 용서가 안 되었습니다. 만약 앞에 있었다면, 주먹이 날아갔을 겁니다.

    참고, 참고 또 참고

    어떻게 이 문제를 정파갈등으로 몰고 가려고 할까,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이 문제를 놓고 중앙파와 현장파의 핵시 활동가들이 어떻게 고민했는지, 정말 몰라서 그런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국민파의 전국회의와 현장연대 동지들도 총사퇴를 주장했습니다. 전국회의 소속 부위원장이 가장 강경하게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바로 당신들 앞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정파갈등으로 몰아가다니요.

    당신들의 그 탐욕적 행위 때문에 분위기가 진짜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당신들도 손이 있고 눈이 있으니, 민주노총 자유게시판과 온갖 언론의 기사와 댓글들을 읽고 있을 겁니다. 당신들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니까 “정파갈등으로 몰아가서 이 자리를 지켜야 하겠다.” 하면서 흐뭇하십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또 언론에 흘린 사람을 찾아 입을 확 찢어버리고 싶다.”는 흉악한 마음에 저는 몸서리를 쳐야 했습니다.

    "정파 갈등이라니요?"

    이 문제는 정파갈등이 아닙니다. 국민파의 한 조직을 빼고, 아니 그 조직 내에서도 사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극히 일부만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임원 총사퇴를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그 누구보다 당신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 감정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총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지금, 운동적으로 우리는 민주노총을 그렇게 죽일 수 없습니다.

    이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민주노총을 다시 회복시켜야 합니다. 모두 힘을 합쳐 비대위를 구성해야 하고, 투쟁전선에 나서야 합니다. 그 과정에 당신들도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판단하길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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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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