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외자 800만 넘어섰다
    2009년 02월 05일 03: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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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과거 신용불량자 오명을 썼던 금융소외자가 결국 8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연말 766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6월 말 799만을 넘어서더니 9월말 기준 813만명을 넘어 결국 2008년 연말엔 816만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를 2500만명으로 추산하면 10명중 3명 이상이, 성인 5명중 1명 이상이 금융소외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성인 5명중 1명 ‘금융소외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자영업자 22만명이 폐업했고 구조조정 등의 대량실업 시대를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 금융소외자가 80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금융기관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금융소외자의 급증과 함께 제도권 금융기관 대출도 줄고 있는 추세다. 이 의원실은 2005년 대비 2008년 3년동안 금융권별 서민층인 신용등급 7~10등급의 가계대출 비중은 줄어들어 은행 3%, 신용카드사 32.9%, 저축은행 2.3%, 기타 3.2% 등의 감소비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결국 일반금융기관의 이용을 못하는 인구가 팽창하면서 사금융 시장만 비대해져 고리사채 등의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신불자 29만명 구제 약속은 어디갔나?

청와대는 지난해 3월 금융소외자들을 빚 수렁에서 탈출시켜 주겠다며 국민연금 적립액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 하는 등의 방안을 담은 일명 ‘뉴스타트 2008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할 경우 전체 국민연금의 안정성에도 문제지만 서민들의 노후복지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 마저 ‘탕진’할 우려가 있다며 보다 근본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국민연금을 담보로 정부에서 돈을 빌려 신용불량 상태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연금에 가입한 금융소외자 142만명 중 29만명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자신했지만 결과는 청와대 예상을 빗나갔다.

이정희 의원실은 "최근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서 이와 관련해 ‘신청자가 거의 없어’ 미미한 수준이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정희 의원은 서민들의 제도금융 접근권 회복을 위한 획기적 대책이 절실하다며 "대부업 상한 금리인하와 법정 금리를 초과하는 대부업의 이자징수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비, 교육비, 긴급생계비 해결을 위한 정부 지급보증을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의 길을 터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법대부업 철저한 단속부터 시작해자

특히 이 의원은 "문제는 올 경제위기로 금융소외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는 데 있다"며 "우선 제도적으로는 사금융 시장을 모두 흡수할 정도의 규모로 긴급한 생계비나 학자금 등 긴급생활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는 생활자금대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개개인을 위한 정부자금 조성과 법원을 통한 개인회생 절차 활성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과거 신용불량자는 개인채무를 연체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지금의 금융소외자는 연채만이 아니라 여러 복합적 이유를 포함하는 것이어서 개념이 다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금융소외자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며 경제위기로 더욱 급증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며 "2004년 카드대란 때 통계자료를 보면 신불자 중 1000만원 이하의 소액채무가 전체의 절반수준 정도였는데 금융소외자들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렇다면 소액채무로 인해 고통당하거나 심지어 개인생활, 경제생활이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대책이라는 게 캠코자금이나 국민연금 납부액을 활용하는 수준"이라며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일부에서 도덕적 해이를 제기하기도 하는데,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대한 공적자금은 거액이 투입되면서 왜 서민들을 위한 직접적 지원에 문제를 삼는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개인채무자에게도 공적자금 투입 시급

최근 한국은행이 10조원, 기관과 일반투자자 8조원, 산업은행 2조원 등 은행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20조원 규모의 준공적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카드대란 때에도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에 대한 공적자금, 관치자금을 쏟아붓고도 아무 말 않다가 정작 금융소외자에 대한 공적자금 방안을 제시하면 도덕적 해이를 제기한다"며 "개인들에게는 국민연금 한도 내에서 자금을 쓰는 것으론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기업과 금융기관에 못지않게 개개인의 경제생활도 중요한 만큼 정부차원의 자금조성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과 개인채무자 사이의 합법적 조정절차로 통합도산법의 시급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김 교수는 "과중한 채무부담으로 정상적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개인파산 신청을 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법원을 통한 개인파산, 개인회생이 이뤄지고 이후에 금융소외자들이 과거의 이력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한적 통합도산법 문 활짝 열어라!

김 교수는 "선진국에선 800만명이든, 규모가 어떻든 매년 발생하는 개인신용불량자에 대해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을 받는다"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통합도산법에 따라 법원의 개인회생 결정을 받은 사람은 30만명에 불과한데, 이것도 굉장히 늘어난 수치지만, 금융소외자 800만명에 비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이유는 제도가 굉장히 제한적인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김 교수는 "현행 통합도산법이 개인보다는 채권금융기관의 권리만 강조되고 비제도권인 비등록 대부업체 등도 포함시키지 않아 개인파산, 개인회생 제도가 선진국만큼 활성화되지 않는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또 한 가지, 일반 민사재판으로 진행할 경우 재판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액재판만 전담하는 전문법원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캠코나 국민연금, 이런식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통합도산법이 활동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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