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 반자본주의신당 드디어 창당대회
        2009년 02월 06일 03: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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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파리 외곽도시 생드니에서는 반자본주의신당(NPA)의 창당대회가 열린다. 창준위 단계에서 워낙 오랜 사전 준비와 토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당이 이미 창당을 마쳤던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야 비로소 정식 창당을 하게 된다.

       
      ▲지난 1월 29일 총파업에 참여한 반자본주의신당 당원들. 

    한국에서도 진보신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등의 대표단이 창당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반자본주의신당에 대해서는 국내 진보 매체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프랑스의 반자본주의신당은, 독일 좌파당과 함께, 그간 진부하고 식상하기만 했던 유럽 좌파 지형에 오랜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 진보좌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반자본주의신당은 젊은 정치인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이름과 함께 더욱더 매력을 발한다. 브장스노는 최근 <파리 마치>의 여론조사에서도 호감도 60%를 기록한 현재 프랑스의 대표적인 좌파 대중 정치인이다.

    트로츠키주의여 안녕?

    반자본주의신당의 창당 기반은 ‘혁명적 공산주의자 동맹’(LCR)이라는 트로츠키주의 조직이다. LCR은 제4인터내셔널 소속으로서, 한국의 ‘다함께’와는 흐름을 달리 한다.

       
      ▲올리비에 브장스노. 

    그간 LCR을 이끌어오던 사람들은 대부분 68년 혁명운동 세대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세대의 지도자들은 신세대인 브장스노를 중심으로 사회당 왼쪽의 좌파를 재구성하려는 큰 승부수를 띄웠다.

    LCR은 반자본주의신당 창당대회를 앞둔 2월 5일에 대의원대회를 통해 아예 조직을 해산하는 결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LCR 일부 조직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트로츠키주의 전통을 너무 쉽게 저버렸다, 브장스노의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등등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알랭 크리뱅(68년 5월 항쟁 당시 청년 지도자들 중 한 명), 다니엘 뱅사이드(저명한 맑스주의 철학자) 등 LCR 고참 지도자들의 뜻은 강력하다. 지금이야말로 좌파 재구성의 절체절명의 기회라는 것.

    그렇다고 반자본주의신당이 단순히 LCR 플러스 알파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LCR 조직원이 최대 3천 명이었던 데 반해 반자본주의신당은 현재 당원 수가 1만 명에 가깝다.

    노동 현장과 대학가에서 새롭게 급진화한 세대들이 다수 결합한 것이다. 또 다른 트로츠키주의 조직인 ‘노동자 투쟁’에서 떨어져 나온 이들, 주제 보베와 함께 대안세계화 농민운동을 벌여온 이들도 당에 합류했다.

    당의 이념 역시 이런 새로운 인적 구성을 반영하여, 이제는 더 이상 트로츠키주의를 내세우지 않는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는 말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본주의 반대’로 이를 대신한다. 브장스노와 그의 동지들은 ‘생태사회주의’를 강조하는 입장이다.

    반자본주의신당과 함께 좌파당도 등장 

    그렇다고 반자본주의신당에 장밋빛 미래만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당은 벌써부터 현실정치의 선택을 놓고 커다란 고민에 빠져 있다.

    브장스노라는 걸출한 대중 정치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대통령제인 프랑스 정치에서는 커다란 강점이다. 하지만 지역구 결선투표제를 실시하는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어쨌든 선거연합의 문제가 대두하지 않을 수 없다.

    반자본주의신당의 창당 정신은 일단 사회당과는 어떠한 제휴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당을 제외한 좌파정당들과의 협력, 연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지녀야 하는가? 그 강도를 놓고 이미 일부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 문제가 더욱 부각되는 것은 반자본주의신당의 출범과 거의 동시에 프랑스 진보좌파 안에 또 다른 신생 좌파정당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장-뤽 멜랑송 상원의원. 

    작년 11월 프랑스 사회당 당대회 과정에서 당 내 좌파인 장-뤽 멜랑송 상원의원 등이 탈당하여 좌파당이라는 새 당을 출범시켰다. 이 당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독일 좌파당을 모델로 하고 있다.

    좌파당은 또 다른 사회당 탈당 세력들(장-피에르 슈베느망을 중심으로 한 ‘시민공화운동’), 녹색당 좌파, 공산당 그리고 반자본주의신당과 선거연합을 구성해 총선에 대응하려 한다.

    좌파당의 기본 구상은 이 선거연합을 통합정당으로까지 발전시켜 프랑스에도 독일 좌파당과 비슷한 스펙트럼을 지닌 강력한 대안 좌파정당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반자본주의신당은 일단 이 구상에 대해 비판적이다. 반자본주의신당의 대다수는 독일 좌파당에 비해 사회민주주의 전통에 대해 더욱 거리를 두려 한다. 또한 그간 공산당이 사회당과 선거연합을 맺어왔기 때문에 공산당과의 협력이 자칫 사회당까지 함께하는 연합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하지만 지난 1월 29일 총파업 당시 공산당, 좌파당, 반자본주의신당은 파업을 지지하며 긴밀하게 협력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반자본주의신당의 일부가 좌파당과의 대화 및 공동행동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자본주의신당과 좌파당이 공동후보명부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반자본주의신당의 등장은 프랑스 좌파 재구성의 강력한 중핵이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것으로 재구성 과정이 완결된 것은 아니다.

    100여 년 전 공화주의적 사회주의자 장 조레스와 일군의 맑스주의자들이 힘을 합쳐 프랑스 최초의 통합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했던 것과 비슷한 과정이 지금 21세기의 프랑스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할까.

    * 이 글은 주간 <진보신당>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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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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