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불 나도 철거민 진압하려 했다"
        2009년 02월 04일 05: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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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참사 당시 경찰은 망루에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소방인력과 장비를 배치, 망루에 방수하며 화재발생을 예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화재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공대를 파견해 화를 자초’한 사실과 함께 경찰이 처음부터 화재가 발생해도 ‘철거민들을 진압’하려했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을 보여줘 경찰의 과잉진압, 살인진압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4일 용산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용산소방서의 무전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경찰쪽에서 큰 길가에 대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함’ ‘경찰에서 5층으로 방수요청!’ ‘서빙고펌프는 준비하도록, 지금 물대포로 쏘고 있으니까!’는 등의 기록이 있다.

    화재발생전 이미 "망루에 물뿌려라" 지시

    이같은 상황은 망루에 화재가 발생하기 전인 오전 6시부터 6시20분 사이. 경찰의 요청에 따라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은 철거민진압을 위해 망루에 계속 물을 뿌렸다.

    이 의원은 "무선녹취기록을 보면, 6시에 경찰이 소방대가 큰 길가에 대기하도록 요청하고 6시5분 건물 5층(옥상)으로 방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리고 6시7분, 경찰이 진입할 예정이라며 옥상으로 방수할 것을 요청했고 용산소방서장은 차량접근이 어려우니 호스를 연장하여 최대한 방수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6시12분 소방대의 진압팀장은,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으므로 소방차량도 방수를 준비하도록 요구했고 6시19분 방수가 시작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이 의원은 "용산 참사가 발생한 1월 20일 오전 6시 19분, 소방차량(펌프)에서 방수가 시작된 것은 화재가 발생한 시점이 아니라 경찰의 거듭되는 방수 요청에 따라 경찰이 진입하는 시점에 이를 엄호하기 위해 망루와 철거민 농성자들을 향해 방수됐다"며 "이는 ‘소방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 소방에 필요한 활동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경찰과 함께 철거민 농성 진압 활동을 한 것임이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 의원은 "용산참사에서 인명구조에 사용해야 할 소방장비마저 시위진압에 동원된 것이 확인됐다"며 "참사부른 살인 진압경위에 대해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 참사부른 살인 진압경위 철저 수사해라"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경찰장비의 종류를 대통령으로 규정하도록 되어 있고, 이를 근거로 만들어진 ‘경찰장비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는 ‘소방기본법’상의 소방장비를 경찰장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따라서 경찰장비에 해당하지 않는 ‘소방기본법’의 소방장비를 시위진압에 사용한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한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어떤 과정과 절차를 통해서 화재의 진압을 위한 소방장비와, 화재나 재난 재해 등 위급한 상황에서 인명 구조에 나서야 할 소방대가 어떻게 철거민 농성자들의 해산과 검거를 위한 도구로 동원됐는지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소방 장비와 인력의 위법한 사용을 요구한 경찰과 이를 그대로 따른 소방당국이 이번 용산 참사의 원인이 되었음이 여러 정황을 통해 이미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비호하기 위해 짜맞추기식 편파수사를 하면서 사건의 총괄지휘자를 단 한번의 소환조사도 없이 서둘러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검찰의 수사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검찰을 강력 비판했다.

    ※ 이정희 의원이 공개한 용산소방서 무전녹취록

    6:00

    한강로2탱크

    경찰쪽에서 큰 길가에 대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함

    6:05

    후암펌프

    경찰에서 5층으로 방수요청!

    6:07

    후암펌프

    경찰이 진입할 예정인데 펌프에서 옥상으로 방수 요청!

    6:07

    서장

    차량접근이 불가하니 호스연장하여 최대한 방수할것

    6:10

    지휘차

    지휘차 도착했으나 진입불가로 큰 길가에서 대기중 경찰에서는 현재 인원배치중

    6:11

    진압팀장

    현재 배치중! 시위대도 건물창문쪽에 나와있고 경찰은 진압작전 개시 바로 직전!

    6:12

    진압팀장

    서빙고펌프는 준비하도록. 지금 물대포로 쏘고 있으니까!

    6:12

    서빙고펌프

    알겠습니다!

    6:19

    후암센터장

    후암펌프 방수! 방수압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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