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도 철거민 되면 망루 오를 것"
    2009년 02월 04일 0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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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를 겪은 이들이 국회를 찾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실종되고 최후의 방법을 선택한 철거민들만 처벌하려는 것은 철거민들을 두 번 죽이려는 것"이라며 울분을 전했다.

이 자리엔 남기문 민주노동당 용산위원회 부위원장, 탁문옥·박경희 민주노동당 용산4구역세입자대책위 부위원장, 안기영 민주노동당 용산4구역세입자대책위 임원, 이은정 왕십리 세입자대책위위원장, 김윤근 왕십리 세입자대책위부위원장, 김지현 고석시장 세입자대책위위원장, 김순아 고석시장 세입자대책위 총무가 참석했다.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은 실종되고 철거민들만 또 죽이려 한다"

이들은 4일 오전 민노당 강기갑 대표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마치 망루에 올라간 세입자들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식의 검찰 입장을 보며 정말 가슴이 미어졌다"며 "6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발생했는데도 책임자 처벌은커녕 돈없는 사람들만 처벌하려 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해냈다.

   
  ▲용산참사를 겪은 철거민들이 4일 민주노동당을 찾아 진상규명과 뉴타운, 재개발사업이 전면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사진=변경혜 기자)

왕십리 이은정 세입자대책위원장은 "용산희생자들도 있었지만 왕십리도 사람만 안죽었을 뿐이지 똑같은 형편"이라며 "공권력에 의한 희생은 아닐지라도, 어떤 세입자는 ‘나가라’는 말에 갈곳이 없어 세탁기 위에서 목을 매 자살한 경우도 있고 그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보증금 주면 세입자는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게 시공사, 건설사, 조합들의 상식이지만 갈 곳 없는 이들이나 인테리어비용으로 엄청난 돈을 투자해놓고도 땡전 한 푼 보상 못받는다면 당연히 망루로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냐"며 "아마 삼성의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라도 그런 상태라면 망루로 올라갈 것"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강기갑 대표는 "미국에서는 도청 때문에 워터게이트 하나로 대통령이 탄핵되기도 했는데, 이 사태가 벌어져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사과는 커녕 철거민에 대한 과잉진압이 정당하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의원들을 보면 ‘참 양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욱이 희생자들 중에는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제대로 수사조차 하지 않고 책임을 철거민들에게만 돌리고, 더욱이 한나라당은 계속 철거민들의 폭력성만 강조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작지만 힘 모아 청문회, 국정조사, 특검 도입하자"

이어 강 대표는 "적어도 청문회하고, 국정조사하고 특검을 도입해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며 "작지만 힘을 모으고 있고 열심히 싸워나가자"고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용산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들과 함께 싸워온 민노당 용산 4구역 세입자 대책위를 비롯 왕십리 세입자, 고척시장 세입자 등 서울에서 뉴타운재개발로 온갖 피해를 받고 있는 세입자들이 용산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재발방치책을 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요구 철거민 투쟁선포’을 알렸다.

   
  ▲철거민들이 더이상 손놓고 기다릴 수 없다며 4일 국회에서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치책 마련을 촉구하는’ 투쟁선포식을 가졌다.(사진=정상근 기자)

87년 박종철 열사가 생각난다는 이들은 "용산참사가 벌어진 2009년 1월19일 문득 87년 1월14일 용산 남영동 치안본부에서 ‘탁’쳤더니 ‘억’하고 죽은 박종철 열사가 떠오른다"며 "생존권이 사지에 몰려 죽음을 각오하고 살기를 바랐던 철거민들이 남영동 바로 옆 한강로에서 경찰의 화마에 의해 희생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1987년 박종철군도, 2009년 철거민들도 공권력에 의해 숭고한 생명을 희생당해야 했고, 1987년 1월 박종철 사망사건으로 분노를 참지 못해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이 2009년 1월에도 거리로 거리로 나오고 있다"며 "필시 2009년 1월과 2월은 1987년 박종철 군의 투쟁정신이 다시 살아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어제 언론에서도 보도됐듯이 검찰은 그 진상을 왜곡하고 편파수사로 종결지으며 참사 책임을 희생자에게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며 "이에 세입자들은 또 한 번 국가권력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얌전히 앉아 진상이 밝혀지기를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오늘 우리는 머리띠를 질끈 묶고 이곳 여의도로 달려왔고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저항을 불러일으키겠다는 큰 다짐으로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87년 남영동서 죽은 박종철 열사 생각난다"

더불어 이들은 "임시국회를 맞아 오늘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실질적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의장과 면담을 신청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더이상 면담을 구걸하기 보다는 세입자들의 요구사항을 알려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실질적 재발장치책 마련을 기대하며 각 정당 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해 강력히 전달하겠다"는 입장도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오는 5일 발표예정인 검찰 수사결과는 죽은 자를 두 번, 세 번 죽이는 또다른 살인적 행위"라며 "공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이 또 다시 국가권력에 두 번 죽임을 당하는 참상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모든 정당들에게 용산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홍희덕 "원세훈 장관, 김석기 서울청장 면죄부는 청와대 향한 검찰 충성심 가늠"

또 이들은 "더이상 이명박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검찰을 대한민국의 공명정대한 검찰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을 강력 비판하고 어제 민노당이 발표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홍희덕 의원도 "검찰의 용산진상조사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돌아가신 영령들에게 모든 책임과 죄를 뒤집어씌우고 정말 책임져야 할 원세훈 행안부장관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것은 청와대를 향한 검찰의 충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검찰을 강력 비판했다.

또 홍 의원은"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며 "뉴타운재개발법이 이번 기회를 통해 세입자와 철거민들을 위해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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