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책위, 김석기 처벌 서명운동 돌입
    By mywank
        2009년 02월 03일 04: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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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소환하지 않고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3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이며, 김 경찰청장 내정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뜻을 모으기로 했다.

    대책위는 3일 오후 1시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벌어진 대국민 서명운동 선포회견을 통해, “용산 철거민들이 살인적인 진압으로 산화해간 지 2주가 지났지만, 이명박 정권은 사과는 커녕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유임시키기 위해, 철거민들을 가해자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3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는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처벌’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민가협 회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대책위는 이어 “특히 편파수사로 일관한 검찰은 급기야 그에게 면죄부를 안겨주려고 하고 있다”며 “더 이상 검찰 당국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법 당국이 아닌 국민의 힘으로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처벌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며 취지를 밝혔다.

    "검찰 수사 기대하기 어려워"

    대책위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법처리될 때까지 서울 부산 울산 창원 진주 광주 전주 대구 대전 등 전국의 60여 곳에서 서명운동을, 다음 <아고라> 청원과 대책위 홈페이지(mbout.jinbo.net)를 통해서는 ‘사이버 서명’을 벌이기로 했다. 또 오는 4일에는 전국 165개 경찰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1인 시위도 전개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영 대책위 공동대표(민가협 상임대표)는 “6명의 고귀한 생명이 죽었는데,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이를 정당화시킬 수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사과를 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한 뒤에 수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어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할 인간들이 오히려 이번 참사를 은폐조작하고 있으며, 이 분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만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3일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 서명운동이 벌어진 동아일보 옆 청계광장에는 전경들이 집중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벌였다 (사진=손기영 기자) 

    “죄 없는 시민들을 죽였잖아요. 그 정도면 감방에 가야하지 않나요.”
    “어떤 이유라도 폭력은 안 돼요. 왜 그렇게까지 진압했는지 모르겠어요.”
    “제 정신을 가졌으면, 당연히 책임지고 물러나야죠.”

    이날 광화문 주변에서 진행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처벌’ 서명운동에 시민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중고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또 민가협 회원들도 현장을 찾아 서명운동 동참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전국의 30여개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로 구성된 ‘용산 철거민 참사 기독교대책회의’도 이날 오전 11시 반,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기독교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여섯 명의 희생의 책임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있으며 그 책임의 첫 자리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지적한다”며 “김 내정자는 진압을 승인하는 문서에도 선명히 서명했기에 그 책임을 피할 길은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3일 오전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용산 철거민 참사 기독교대책회의’ 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경찰청사 주변을 청소하는 직원 뒤로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보인다 (사진=손기영 기자) 

    기독교대책회의는 이어 “지금 정국은 여섯 명의 희생을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참사의 원인이 되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인 조정현 목사는 “대통령이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지금 김 청장이 기분이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로 찌르고 있다”며 “한 나라의 경찰 총수가 책임을 회피하면서, 졸지에 돌아가신 분들이 ‘테러리스트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한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 공동대표는 “살인진압을 벌이고, 이를 ‘정당한 공권력의 집행’이라고 말하는 저들을 우리는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은 개과천선해서 ‘민중의 지팡이로 다시 태어나야 하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사퇴한 뒤, 유가족과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 검찰 청사서 항의 시위 

    한편, ‘용산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수사 규탄’ 기자회견 연 뒤, 청사 1층 로비에 앉아 항의시위를 벌였다. 오전 11시 반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로비를 지나가자, 유가족들은 검찰의 수사 방침을 규탄했고, 이를 제지하는 청사 경찰과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석기 청장 내정자가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발표는 말이 안 된다”며 “사건 전날 저녁 김석기 서울청장이 직접 두 차례 대책회의를 주제한 뒤 진압계획을 승인했고, 사건 당일 작전시작과 마무리 보고까지 받았는데도 왜 그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나”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이어 “참사의 희생자인 철거민들을 오히려 참사의 책임자로 몰아붙이는 잘못된 검찰 수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검찰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사건을 왜곡하지 말고 수사본부를 당장 해체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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