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구청장은 무슨 상을 받았습니까?
        2009년 02월 02일 09: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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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강북구청은 문화관광분야에서 지방자치대상을 수상하였다.

    강북구에서 개최하는 문화행사는 20여개의 종목별 단위 생활체육연합회의 행사를 제외하더라도 북한산 시단봉 해돋이 행사, 신년 인사회, 봉황각 3.1운동 재현행사, 진달래 축제, 가양주 축제, 소귀골음악회, 삼각산 우이령 마라톤대회, 강북구민 한마음 맨발걷기대회, 삼각산 국제 산약문화제, 삼각산 축제, 강북구민 문화․체육한마당, 구민의날 행사 등 줄잡아 1년에 10여개의 행사를 진행한다.

    할당(?)으로 채워지는 지역문화행사

    물론, 강북구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다면야 바랄 것이 없겠지만 관에서 주도하는 행사가 어디 그런가.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구청에서 동원한 직원들이나 구청의 할당(!)지시에 따라 동장이 행정차량까지 동원해 모셔온 직능단체장이나 통장들이 대부분이다. 구청직원들은 구청장에게 눈도장을 찍으려 금쪽같은 주말을 포기하고 행사에 참여하고 동장은 구청의 할당지시를 어길 수 없으니 동네주민들을 동원하게 되고…

       
      ▲ 강북구청이 주관하는 2009년 시단봉 해돋이 행사(사진=강북구청)

    특히 진달래 축제와 삼각산 축제 때는 행사장인 솔밭공원에 곳곳에 먹거리 장터를 열도록 해서 솔 향이 가득해야할 쉼터인 솔밭공원이 기름 냄새 막걸리 냄새로 눈살이 찌푸리게 하는 대표적인 민폐행사이다. 게다가 장터까지 열려있고 동네 주민들까지 데려온 터라 이런날은 각종 안주와 막걸리를 대접하느라 동장들의 얄팍한 지갑이 털리기 일쑤다.

    구청장 ‘오빠’를 위한 행사들

    행사가 시작되면 계절별로 구청장을 소개하는 낯 뜨거운 멘트가 이어진다. 삼각산도사, 가을남자, 가슴이 따뜻한 남자 등의 수식어에 이어 ‘오빠!’를 연호하도록 유도하는 진행자와 구청장을 보노라면 문화행사의 목적이 지역주민들 모아놓고 구청장 인사하자는 행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수상 이후 강북구의 모든 현수막 게침대와 동사무소 외벽에는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관내 지역신문에도 역시 강북구청의 수상을 알리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대서특필되었다. 필자가 위원으로 속해있는 구청의 각종 심의위원회에 참석할 때마다 수상소식을 전하는 각종 뉴스를 모아 영상물까지 제작해 상영했다.

    그런데 민선 단체장의 이른바 생색내기를 위한 소모성 사업을 두고 대상까지 주고 치하한다니 예산 심의 때마다 예산삭감을 주장해온 필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마침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던 터라 도대체 어떤 경로로 강북구청이 대상을 수상했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지방자치대상은 한국언론인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신문방송연구원이 주관하며 지식경제부, 환경부, 한국경제TV가 후원하여 진행되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신문방송연구원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한국신문방송연구원은 ‘각종행사기획 및 광고컨설팅 전문회사로 신문과 방송은 물론 인터넷과 해외언론등 뉴미디어를 통해 기업과 기관의 PR전략을 수립해 실행…’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각종 상에 쏟아붓는 ‘혈세’

    그리고 자치행정대상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 기업, 개인을 대상으로 각종 상을 기획(!)해서 시상하고 있었다. 자치행정대상을 응모하고 최종 심사에서 수상하면 홍보비를 입금하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강북구청은 이상을 받기 위해 1340만원이라는 예산을 지출한 것이다. 게다가 이 예산이 집행된 부서가 업무를 총괄하는 자치행정과도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문화체육과도 아닌 홍보담당관이라는 것이다.

       
      ▲ 최선 강북구의회 의원

    이로써 강북구청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자치행정대상은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상을 기획해 시상하는 회사의 상을 1340만원이라는 주민의 혈세를 들여서까지 수상한 것이다. 수상 이후에는 또 예산을 들여서 수상을 축하하고…….

    필자가 감사 때 예산까지 들여 자치행정대상을 응모하고 수상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담당부서인 홍보담당관은 “투입된 예산 대비 강북구청을 홍보에 효과적이었다.”고 답변했다.

    과연 강북구청이 자치행정대상을 문화관광분야에서 수상한 것이 강북구 주민의 삶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이처럼 당당하게 답변하는지 말문이 막혔다. 오로지 도움이 된다면 단 한 사람 뿐 아니겠는가?

    다음번 선거 때 구청장이 3선을 위해 출마한다면 양력에 자신의 치적으로 한 줄 보태지거나, 지금처럼 각종 행사에서 주민들 모아놓고 박수 받는 자랑거리로 활용할 것이 뻔하다는 것은 과연 필자의 오버일까?

    예산심의 때 한 번 더 뒤집어지다.

    그토록 감사 때 따가운 지적이 있었음에도 충직한(!) 홍보담당관은 2009년 예산에 구정홍보역량강화 정책으로 구정홍보 광고 및 자치단체평가 응모를 하기 위해 2680만원을 편성해 놓은 것이다. 한번 응모할 때 마다 1340만원이니, 2009년에는 두 번을 응모하기 위해서 2680만원이라는 예산을 편성해 놓은 것이다. 다행히도 감사 때 필자의 지적에 동감한 의원들의 도움으로 이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

    강북구 이외에도 많은 자치단체가 살기좋은도시 선정, 기업하기좋은도시 선정, 지방자치대상수상 등을 놓고 대단한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자신의 치적거리를 만들고 이것을 과시하고 싶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도와 그 심리를 잘 알고 이용할 줄 아는 회사 이렇게 두 손바닥이 딱 맞으면서 벌어지고 있는 연중행사는 계속될 듯하다.

    감사 기간동안 구청의 외벽 도색으로 인한 페인트 악취로 두통이 밀려올 지경이었다. 하필이면 왜 겨울철에 구청 외벽을 도색하는지 알아보니 사연은 이러하다.

    2007년에 강북구 세무과 직원들이 체납자 방문스티커 발부, 체납사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발송 등 체납징수전담반을 설치해서 곳곳을 발로 뛴 결과 서울시 체납징수 분야 최우수구로 선정되어 인센티브로 적지 않은 포상금을 받았다.

    겨울에 웬 구청 외벽 도색을?

    구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센티브로 받은 지원금은 관련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데 그대로 투자될 것이라고 하였으나, 연말에 구청 외벽 도색에 1억 가까이가 쓰였다. 세무과 직원들이 발품팔아 벌어온(!) 인센티브는 구청장의 인터뷰 내용처럼 ‘관련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는데’쓰여야 마땅하다.

    단체장은 예산까지 들여 상받아오고 직원들이 고생해 받은 인센티브로 구청 외벽이나 도색하고 있는 강북구청을 보면서 기운이 빠지는 건 필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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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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