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당-사회단체 촛불 집회 1만여 운집
    "2월 국회 입법 전쟁터…함께 싸우자"
        2009년 02월 01일 09: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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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과 진보신당 등 야4당과 민생민주국민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주최한 ‘용산참사 폭력살인진압 규탄 및 MB악법 저지를 위한 국민대회’가 2월의 첫날 청계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3시부터 열렸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가 87년 6월 항쟁 이후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함께 주최하는 첫 집회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용산참사’와 ‘MB악법’ 저지를 놓고 광범위한 ‘반MB연합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일각에서 4월 재보궐선거에 ‘반MB연대’를 중심의 연합공천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번에 구축된 전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올리고 있다. 

    집회 후 정당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명동성당까지 거리행진을 시작했지만 경찰이 길을 막아 중간에 대오가 나뉘어졌다. 이중 정당 지도부들이 속한 대오는 별다른 제지 없이 명동성당 앞에 도착해 정리 집회를 가졌지만 다른 대열들은 경찰의 봉쇄로 몇 갈래로 나뉘어졌으나 저녁 8시 경 대부분 명동성당에 도착한 뒤 자진해산했다.

    정세균 "야4당 똘똘 뭉쳐 MB 악법 막자"

    1부 집회는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진행으로 이어졌다. 처음 연단에 오른 용산참사 유가족 유영숙 씨는 “사건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촛불을 들어주신 시민들의 힘이 아니었다면 유가족들이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한 뒤 “유족들은 경찰이 부검에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맘이 아파도 시신을 인도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 4당 대표들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87년 이후 민주주의가 계속 전진해 왔는데, 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역사를 거꾸로 바꾸겠다는 것이 ‘MB악법’”이라며 “2월 국회에서 야4당이 똘똘 뭉쳐 ‘MB악법’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용산참사에 대해 “이 정권이 군사정권에서나 쓰던 속도전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데 우리는 똘똘 뭉쳐서 싸워 이겨내야 한다”며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정부는 거꾸로 가는데 이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입법부는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차지해 정권의 시녀가 된 채 행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이 정권이 돈만 보이고 사람은 안보여서 ‘MB악법’같은 것을 추진하려는 듯 한데, 이제 국민 여러분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집회참석자들이 화등을 만들어 띄우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창조한국당 대표로 참석한 유원일 의원은 “재개발, 뉴타운은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건설사를 배불리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이명박 정부는 국민 알기를 쥐 발바닥의 때만큼도 알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개하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치 근본부터 바꿔야"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엊그제 TV에서 방송한 대통령과의 원탁회의 중에 용산참사 얘기가 나왔음에도 대통령은 사과는 커녕 고인들을 향한 조의 한 마디, 유족에 대한 위로 한 마디 듣지 못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어 “생계 터전에서 내몰리고 공권력에 참담하게 칼집이 난 채 아직 희생자들이 냉동실에 있는데, 검찰은 농성자들을 구속시킨다”며 “이는 고인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며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파렴치한 범죄이며 국민을 바보로 알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려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또한 “대한민국 서민이 사람 대접을 받고 민주주의가 살아움직이게 하려면 잘못된 정치를 근본부터 뒤집어야 한다”며 “오늘 야 4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한 것이 바로 그런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의장은 “모든 사건의 원흉이 바로 이명박”이라며 “2차 방정식도 미적분도 필요 없이 초등학교 1학년 셈법으로 이명박을 빼버리자”고 외쳤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용산참사를 보며 왜 이 정권이 집요하게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지 온 국민이 깊이 알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월 국회 입법 전쟁터 될 것"

    진영옥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청와대를 접수할 때도 경제성장률 7%에, 주가 3000포인트 올리겠다고 사기친 이명박 정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용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면 더 잘 살 수 있다고 사기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재벌과 부자 편만 드는 MB정권을 심판하고 비정규직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2월 국회를 앞두고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투쟁계획을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은 한나라당 의원 수의 반밖에 안되지만 MB악법의 강행처리를 용납할 수 없어 싸웠고 국민과 함께 승리했다”며 “이는 국민의 강력한 힘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월 국회도 입법 전쟁터로 만들려고 하는데 함께 싸워 나가자”고 말했다.

    이들은 2부 문화행사를 관람한 뒤 6시 40분 경 명동성당을 향해 이동했다. 그러나 경찰은 인도 외에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방송차량은 나아가지 못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뚫어놓은 인도로 이동해 명동성당으로 향했으며 나뉘어진 대오가 다 합류한 뒤 정리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집회참가자들이 명동성당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그러나 명동성당에는 늦은 밤까지 300여 명의 사람들이 남아있으며 을지로입구역 부근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남아 경찰과 일부 몸싸움을 벌였다. 몇몇 경찰들은 시민 한 명을 집단구타하거나 욕설을 하기도 했다. 반면 몇몇 시민들도 이에 분개해 경찰들을 끌어내기도 했으나 다른 시민들의 제지로 경찰 측은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오후 청계천 집회현장에서는 ‘노노데모’ 등 일부 보수우익단체들이 용산참사 집회 반대와 민주당 해외골프 규탄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들에 의하면 이들은 골프채, 쇠망치 등을 휴대하고 있었으며 이를 본 몇몇 시민들이 이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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