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도 전철연이 싸움꾼인줄 알았다"
        2009년 01월 30일 11: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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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이 법치국가 맞습니까" "저희들도 처음엔 전철연이 싸움꾼인줄 알았어요" "용산참사, 안타깝게도 그분들이 희생이 있었기에 언론이 그나마 우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용산시위자들, 왜 망루에 올라갔냐구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것도 없는 세입자들이 대화하러 올라간 것입니다" "철거반원들, 조직폭력배입니다. 대한민국이 조직폭력배를 양산시키고 있습니다" "부자들 위한 재개발 이제 막아야 합니다" "가난한 세입자나 영세 가옥주나 또같은 처지, 이제 똘똘 뭉쳐야 합니다"

    더러는 울먹이며 설명했고 더러는 투사처럼 웅변했다. 토론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맞다’ ‘옳소’라며 박수가 터져나왔다.

       
      ▲ 뉴타운재개발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토론회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29일 민주노동당이 전국뉴타운재개발지구비대위대표연합과 뉴타운바로세우기세입자대책위대표자회의, 뉴타운재개발바로세우기연대회의와 공동으로 국회 대회의실에서 마련한 ‘뉴타운, 재개발 중단, 재검토를 위한 가옥주와 세입자 공동토론회’에서는 전국 1000여곳의 재개발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발들이 이어졌다.

     "불법이 판치는 뉴타운 원하지 않았다"

    그동안 재개발 현장에서 조합과 시공사의 입맛에 따라 내쫒고 쫒겨났던 가옥주와 세입자들이 함께 재개발의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반대하게 된 것.

    토론에 앞서 강기갑 민노당 대표는 "안타까운 6명의 생명을 죽여놓고 정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합니다"라며 "돈 있으면 누가 집을 갖지 못합니까? 부자들 위해, 개발계획을 다 짜놓고 이제 와서 철거민들을 과격시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강 대표가 "이제 뉴타운재개발 완전중단하고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해주고 세입자들을 어루만져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국민이 두렵고 무서운 줄 모르는 저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싸워나가면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환호가 이어졌다.

    "OS요원들 서류조작, 불법 도용 비일비재"

    집주인들조차 뉴타운을 반대한 응암9구역은 토지주가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불법의 연속이었다. 이미정 응암9구역 비대위 대표는 "잘못된 시공사 선정부터 감정평가에서도 4층짜리 건물을 3분만에 평가하고, 심지어 어떤 경우는 건물 내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감정이 이뤄지는 등 처음부터 영세한 집주인들을 내보내기 위한 형식적 절차만 이뤄졌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이 대표는 "또 감정평가 과정에서 막내한 뇌물이 오갔고 그나마 조합의 이사 중 양심있는 분들이 있어 이같은 사실에 대해 양심선언을 했는데 결국 뇌물을 받은 이사들은 기소유예되고, 양심선언한 분들만 벌금을 맞았다"며 "이뿐만이 아니라 도정법(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위반해 대락적인 분담금 내역 등을 통지해야 하는 의무규정도 어겨 관리처분총회 개최 후에야 알려주는 등 제대로 된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와함께 재개발현장에서 집주인들과 세입자들에게 권리를 양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는 소위 ‘OS’ 요원들의 서류조작, 강제철거(행정대집행) 이후 하루에도 몇 번씩 끊기는 전기와 수도, 재산권을 지키려는 주민들을 고발한 은평구청장 등의 사례 등을 생생히 전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어느 매스컴 하나 우리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단지 제대로 된 감정평가를 원했고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분양가 현실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왕십리 뉴타운개발현장에서 주거세입자 문제에 대한 사례를 소개한 이은정 세입자대책위원장은 "현행법의 세입자 보상에는 상가세입자에 대한 영업손실보상이 있지만 재개발공고가 나간 뒤 집주인들은 보상금을 주기 싫어 세입자들을 내쫒기 바빴다"며 "그들은 무리하게 세를 올리거나 나가달라 요구하고 대신 식구나 조합의 가족들을 이주시켜 보상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써왔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제대로 된 뉴타운이라면 계획초기부터 원주민과 집주인, 세입자 모두가 이해당사가 돼야 한다"며 "그 많은 다가구들 다 허물면 거기 주민들은 어디가서 살아겠습니까? 우리도 도 사람이고, 서울에 살 권리를 줘야 하는데 모든 게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왕십리엔 조폭 용역깡패 활개"

    또 이 위원장은 "모든 보상계획은 조합에서 이뤄진다고 하는데 법적규제도 없이 세입자들의 재산권을 민간개발조합에 다 맡겨버려 놓고 불법을 자행하고, 어떤 편법을 써서라도 보상금을 주지 않으려 한다"며 "결국 뉴타운은 돈없는 사람들 나가서 죽으라는 것밖에 안되고 내 권리를 찾는다는 것이 이렇게 1년동안 거지취급 받으며 ‘법도 모르다’고 핍박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서울시에서는 동절기에 강제철거를 금지시킨다고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왕십리에서는 용역깡패들의 폭력적인 강제철거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순차적인 순환개발이 이뤄지지 않은한 쥐꼬리만한 이주비를 받아도 이미 주변의 주택 가격은 엄청나게 뛰어올라 영세가옥주, 세입자들은 옮기고 살만한 집이 없다"며 "주거이전비 1000만원 받아도 주변에 일반 월세가 40-50만원인데 1년 지나면 남는 게 없어 결국 1년후에 죽으라는 사형선고의 집행유예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저희도 돈벌어서 임대아파트에 들어가고 싶다"며 "제발 저희도 살고 싶은 곳에 살도록 해주세요"라고 울먹였다.

    김수창 전국뉴타운비대위 부회장은 "최근 서울시의 공청회 자료를 보면 재개발이 얼마나 허구인지 알 것"이라며 "2006년 기준 멸실은 13만2000가구, 공급은 6만2000가구, 실제 6만가구 이상이 사라지고 가옥주의 수준은 현 월 207만원에서 뉴타운 후에는 653만원으로 돼 있다"며 "도시개발도 현재는 약 18% 수준이지만 뉴타운은 35%로 이 모든 비용을 조합원과 가옥주들이 다 내고 국가는 극히 일부분만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배채우는 뉴타운에 영세서민들 죽어나가"

       
      ▲ 토론회에는 그동안 재개발현장에서 내쫒고 쫒겨 갈등관계에 있었던 가옥주들과 세입자들이 나란히 참석했다.(사진=변경혜 기자)

    김 부회장은 이어 "자금은 시공사가 다 대주고, 우리가 시공사를 선택해야 하는데 시공사를 위한 뉴타운이 되고 있다"며 "더욱이 가옥주 정착률이 겨우 15-20%에 불과한데 이에 대한 대안이나 정비계획 마저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 부회장은 "구멍가게도 사업성 검토를 하는데 전국에서 1000곳 이상 하는 재개발에 대한 사업성 검토가 이뤄지는 곳은 단 1곳도 없다"며 "시공사들은 조합비를 통해 불법비자금을 확보하지만 이를 부담하는 우리의 돈은 반토막, 세토막나고 결국 고분양가에 분양권만 받고 집은 사라지는 비참한 현실이 악순환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와 함께 "구멍가게 하다가도 업종전환을 할 때 사업성 검토를 또 하듯이 재개발 이전에 사업성 검토가 반드시 시행되고 단계별 검토, 또 언제든지 문제가 있다면 사업중단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우리들에게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김 부회장은 공공재산에 대한 현금처분,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에겐 현실가 보상, 시공사들의 불법 근절, 제대로 된 정보공개, 도정법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리감독 등 제도적 문제와 개선방향까지 조목조목 설명했다.

    "경찰-용역깡패 합작, 세입자 철저히 외면해온 것이 용산"

    용산참사를 경험한 용산4구역 조휘광 세입자대책위 기획실장은 동영상을 먼저 보여줬다. 동영상에는 철거반들이 상가세입자의 영업현장에 찾아가 문을 부수고, 갖은 폭언과 폭력,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오히려 철거반원들의 얘기만 일방적으로 듣거나 재개발을 항의하기 위해 용산구청을 찾아간 시민들을 대책위의 복장을 한 용역깡패들이 폭행하는 장면 등이 소개됐다.

    조 기획실장은 "대책위 회원 중 1명이 촬영 중에 폭행당하고 캠코더를 빼앗겼는데 경찰에 연행돼서 결국 쌍방과실로 됐다"며 "철거정비업체, 용역깡패들과 경찰이 합작이 돼서 그속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현장은 영상을 통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런 고초를 겪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조 기획실장은 "이번 참사에 대해 최근 엉뚱하게 흘러가면서 전철연을 타깃으로 제3자개입금지법을 발의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국회에도 제3자개입금지법 만들어서 한나라당도 해체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조 기획실장은 자료를 보이며 "용산4구역의 지주조합 관리처분 계획의 불법성은 상당하지만 그중에서도 감정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의 재산권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관리처분인가가 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구체적 사업일자를 설명했다.

    자료를 보면 사업시행인가는 2007년 5월31일, 관리처분 총회는 2007년 10월19일(주거대책비 76억원, 손실보상이주비 330억원 의결), 감정평가액 통지 2008년 4월4일, 관리처분인가 2008년 5월30일로 감정평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처분 결정이 난 것. 더욱이 이 과정에서 임차인들은 관리처분에 동의하는 서명이나 날인을 받지도 않은 불법이 벌어졌다.

    조 기획실장은 "더욱이 이 과정에서 관리처분인가가 나기도 전에 용산구청에서는 ‘관리처분이 날 것으로 예상돼 재산권을 넘기라는 소’를 제기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었다"며 "이 밖에도 여러 불법적 사항에 대해 용산구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관리감독할 권한을 가진 구청은 ‘권한이 없다’고 회피만 해왔다"고 그동안의 여러 일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도시정비,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 최소 30%로 올려야"

    오랫동안 뉴타운, 재개발문제 현장에서 활동한 (사)나눔과 미래의 이주원 지역사업국장은 "민주당에서 용산참사 터지니까 토론에 참여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정말 제대로 안하면 당신들도 용산공범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이 국장은 현재의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근본적 문제들과 대안을 일일이 설명했다. 도시정비사업은 우선 순차적 개발로 주변 주택과 지가 등을 고려해 이주대책, 임시수용주택 등을 충분히 마련할 것, 동절기 강제철거를 금지하는 행정대집행법 개정 등이 우선 시급하게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또한 무엇보다 도시정비사업 추진 때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을 현행 17%에서 최소한 30%로 확대하고 도정법에 주민참여 확대와 조합민주주의 실현, 공익성 강화, 세입자의 주거안정 방안이 확대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현재 재개발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아예 총회 참여조차 거의 불가능한 현실 아니냐"고 말하자 토론참가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기도 했다.

    또 이 국장은 현재의 조합설립인가 규정에 대해 주민동의요건을 강화해 토지소유자의 3/4 이상 및 토지면적의 1/2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 주택재건축인 경우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2/3 이상 및 토지면적 1/2 소유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 조합설립 요건을 강화하도록 해 건설사-자치단체의 일방적인 재개발 추진을 지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 국장은 OS요원들의 가옥주·세입자 등에 대한 불법적인 개인정보 도용 금지, 인감증명서 등의 유효기간을 설정하는 등 개인 재산권을 보호하는 방안,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정보공개, 사업시행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리감독 강화, 기반시설 부담주체를 구분해 광역기반시설에 대해서는 국가가 부담하는 방안 등도 꼭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세가옥주-세입자간 갈등조장 시공사,조합부터 바꿔야"

    송재영 민노당 119민생희망운동본부장은 우선 기존도시를 허물고 아파트만을 건설하는 현재의 뉴타운계획은 전면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도 보왔듯이 우리나라 아파트 시세도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미분양이 현재 공식집계만 16만채 이상이 된다"며 "그런데도 건설사들이 중대형 아파트를 계속 신축하는 것은 소형, 임대아파트보다 훨씬 큰 이익이 남고 미분양되면 정부에서 매입해주기 때문에 뉴타운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송 본부장은 "그동안 여러 재개발 현장에서 공익적 목적과 달리 개인의 재산권과 거주권을 침해당하는 참담한 현실을 목격해왔다"며 "더욱이 시공사는 영세가옥주와 세입자들간의 갈등을 조장시켜 마치 물과 기름처럼 싸우도록 하면서 개발이익은 고스란히 가져가는 일들이 자행돼 왔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민노당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뉴타운 재개발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위한 주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회내 ‘뉴타운재개발재검토특별위원회’를, 정부차원에서는 ‘뉴타운재개발 종합개선추진위’ 구성을 제안했다.

    또 뉴타운재개발 과정에서 도정법과 토지보상법 등 기본적인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있어 단계별, 절차적으로 위법성 공익감사를 두고 공익감사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별도로 민노당은 뉴타운재개발법률검토 소위원회 구성과 도시재생-재구성을 위한 공영개발 방식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정토론자 외에도 서울시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 상가들의 고발도 이어졌다. 고척쇼핑세입자대책위, 동작구 대책위, 마포구 북아현동 재개발 현장의 가옥주, 아현동 세입자, 용산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 등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과정에서 시공사의 불법성, 행정당국의 무관심, 전철연을 타깃으로 하는 검찰수사의 부당성 등에 대해 성토와 함께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용산참사는 계속 될 것이라는 경고들이 터져나왔다.

    토론자들과 참가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마친 뒤 ‘뉴타운 중단과 점녀 재검토 촉구를 위한 가옥주, 세입자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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