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주의-사민주의 택일 않는다"
        2009년 01월 29일 09: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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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일로 예정된 1차 당대회에 맞춰 진보신당의 대의원 선출절차가 본격화되었다. 진보신당은 30일 투표권에 대한 당권구제를 마감하고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후보등록절차를 진행한다. 가건물과 같았던 진보신당연대회의의 틀을 허물고 제2창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제2창당 절차 중 하나인 대의원 선출과정이 이제 막 첫발을 떼었지만 새로운 진보정당의 강령과 당헌당규를 만드는 작업은 올 1월부터 시작되었다. 12차 확대운영위원회에서 당대회 준비위원회를 신설키로 결정한 이후 그 산하에 △강령 작성소위 △당헌당규 작성소위 △2009비전 소위 △2010지방선거 전략소위를 두었고 이들이 1차 당대회에 제출할 강령과 당헌당규 등의 초안을 작성해 제출키로 한 것이다.

    4개 소위에 대한 경중을 가릴 필요는 없지만 당의 기본토대가 되는 당 강령과 당 운영의 얼개가 되는 당헌당규에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이 두 가지가 ‘새로운 진보정당’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 소위에는 큰 쟁점이 걸려있고 이들 소위에서 제출된 초안은 확대운영위원회와 당대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 확대운영위원회 회의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강령초안, 2월 초 공개

    김상봉 전남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령소위는 현재 3차례 정도 회의가 진행되었으며 1월 31일경 초초안을 놓고 내부토론을 거친 뒤, 오는 2월 초순경 초안을 완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강령소위는 당의 이념과 원칙을 제시하는 ‘전문’과 기존 진보신당의 정강(29개 테제)을 수정 확대한 ‘본문’으로 나누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강령이란 것이 당이 나아가야 할 길, 방향을 잡는 것이기에 이와 관련되어 몇 가지 논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때 진보신당 게시판을 달구었던 "사회주의냐? 사민주의냐?"같은 논쟁들과 함께 ‘노동-생태-평화-소수’같은 다양한 진보적 가치들을 어떻게 하나의 틀로 묶는가가 특히 큰 숙제다.

    이에 대해 강령소위 관계자들은 특정한 이념에 근간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진보적 가치에 생태-여성-평화 등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결합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김상봉 위원장이 강령 전문을 작성해오면 소위내 토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연 위원은 "이번 주말 전문 초안이 나와야 쟁점에 대한 각이 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석준 진보신당 정책팀장은 “사회-사민주의 논쟁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절반의 논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이념을 사회-사민주의 중에서 특정해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며, 기존의 이러한 가치에다가 생태, 여성, 소수자, 평화 등 새로운 진보의 이념을 담는 것을 과제로 삼고 토론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이념 선택하지 않는다"

    강령소위내 토론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초안을 공개한 이후의 당원들의 토론 과정이다. 지난 12월 여론조사에서 당원들은 제2창당의 핵심으로 45.7%가 ‘이념과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란 답을 선택했다. 그러나 8월 여론조사에서 당원들은 사민주의 정당을 56.6%, 사회주의 정당을 27.7%가 선택하는 등 그 이념과 정체성에 대해 만만치 않은 여론폭을 가지고 있다.

    최현숙 강령소위 위원은 “현재 소위 내에 큰 이견은 없으며 오히려 초안이 당원들에게 공개된 이후 본격적인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강령소위는 2기 진보정당이 사회주의적 지향을 넘는 사회에 대한 지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사회주의와 사민주의를 적절히 버무린 강령이 도출되어도 기존 진보정당운동의 핵심이었던 ‘노동 중심성’과 새롭고 다양한 진보적 가치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진보신당 관계자들은 “기존의 진보정당운동의 틀을 깨고자 나왔던 진보신당인 만큼 다양한 가치를 담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현숙 강령소위 위원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제들을 수직적으로 놓을 수는 없다고 보지만 애써 수평적으로 놓을 필요도 없다”며 “시기나 현안에 따라 중요한 가치들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노동 쪽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며 노동도 예전의 노동으로는 안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 중심성과 다양한 가치의 관계

    한석호 진보신당 노동부문 확대운영위원도 “다양한 가치들을 담는다고 해서 여기에 반발할 노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 역시 그동안 생태나 평화 등 사회연대에 나서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고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그러한 가치들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소위는 강령소위보다 실질적인 제도를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첨예한 쟁점을 품고 있다. 역시 현재 3차례 정도 회의를 진행했는데 1월 말까지 초안을 작성한 후 2월 중순까지 당원토론으로 보완한 뒤 그 결과물을 확대운영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당헌당규소위는 당헌과 함께 당규 중 당원규정, 선거규정, 당대회 회의규정 등 3개를 합쳐 총 4가지를 작성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당규들은 향후 중앙위원회(가칭)이 구성된 이후에 작성될 예정이다.

    이중 특히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두 가지로 당원규정과 선거규정이 그것이다. 당원규정은 “당의 기본조직을 어디까지 가져가야 하는지”가 이견이 있는 부분이다. 현재 광역시도당까지로 되어 있는 기본조직을 지역당원협의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반면, 지역당협 조직이 어려운 지방은 광역시도당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쟁점이 되는 것에 대해 박성이 당원사업실장은 "당의 기본지침과 방침의 결정단위가 당원협의회로 전환되는 것과 당원협의회 인건비와 사업비 배정 등 재정배정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종철 당헌당규소위 위원은 이에 대해 "첨예하게 당원들의 피부에 와닿는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단일지도체제냐, 집단지도체제냐

    가장 첨예한 것은 역시 대표단과 대의기구 구성에 대한 문제다. 특히 중앙위원(가칭)의 구성방안 및 선출방식, 당대표를 단일지도체제로 할 것인지 집단지도체제로 할 것인지, 그렇다면 선출방식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 몇몇 진보신당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당 대표 체제는 단일지도체제가 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다.

    단일지도체계가 이루어질 경우 사실상 진보신당의 대표적 정치인인 노회찬-심상정 상임공동대표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집단지도체제는 책임소재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김종철 당헌당규소위 위원은 “대표단 선출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수준”이라며 “단일지도-집단지도 중 어느 쪽으로 할 것인지와 당 대표의 권한에 대한 세부적인 이견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고 당대표를 당원직선으로 뽑는다는 것은 공유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위원 선출규정에 대해서 김 위원은 “당원직선제가 깔끔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원들이 대의원, 당 대표를 뽑고 또 중앙위원까지 뽑는 등 복잡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대의원 중에서 선출하는 등 다른 방법이 있는지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이 실장은 “이달 말까지 초안을 작성하고 이를 당원들의 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2월 15일까지 작성할 예정이며 확대운영위원회에 이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헌당규소위가 책임을 맡고 있지만 최대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코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다가오는 2월은 새로운 진보정당의 강령과 당헌당규의 골간이 드러나는 시점이 되는 것이다. 2월이 MB정권과 반대진영의 한 판 싸움도 예정되어 있지만, 새로운 진보정당을 향한 진보신당 내 논쟁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여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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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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