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때 보이려 한 정치적 참극"
        2009년 01월 23일 02: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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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용산참사를 다룬 <MBC> ‘100분토론’은 반쪽짜리 토론회였다. 화면 오른편에 자리 잡은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이 이번 사안을 ‘철거민 테러’로 몰고 가는 정부, 여당, 검경 등을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화면 왼편의 반대진영 사람들은 제대로 된 대응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파 쪽 토론 회피

    이는, 경찰 측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나올 수 없다”고 불참하고,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한나라당도 같은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이날 유일하게 ‘공격성’을 드러내던 변철환 뉴라이트 대변인도 핵심 쟁점에선 양비론으로 토론을 피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100분 토론’의 주된 토론 주제는 사태의 원인, 즉 ‘경찰의 과잉진압’과 ‘철거민들의 강경시위’였고 정부여당이나 검경측에서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을 이번 시위의 핵심으로 지칭하는, 이른바 ‘배후설’도 뜨거운 논쟁대상이 되었다.

       
      ▲’100분 토론’ 홈페이지

    노회찬 대표와 오창익 사무국장, 김남근 민생희망본부장은 일제히 이번 용산 참사의 원인이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경찰의 과잉 강경진압” 때문이라며 “이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벌어진 참극”이라고 주장했다.

    노회찬 대표는 “경찰 내부문건에선 진압시 분신 등 ‘시위자들의 돌출행동’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놓고 어떠한 대책 없이 진압에 들어갔다”며 “무엇이 그렇게 급했나”고 반문했다. 노 대표는 이어 “이는 단순히 치안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다른 정치적 고려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도 “시위대가 화염병을 투척할 경우 우선 경찰을 산개시키고 화염병 등을 소모토록 유도해야 한다는 규정, 고공농성 진압지침도 있는데 경찰 내부에서는 이러한 지침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지휘자가 지침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상부에서 조기진압 지침이 떨어지니 안전과 인권까지 무시하며 진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창익 사무국장 역시 “농성이 시작 후 불과 4시간 만에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경찰특공대 투입을 결정했다”며 “이는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급하게 마음을 먹고 진압에 나서다 보니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해 비판을 받자 주민들이 마치 테러리스트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철거민들이)건물에 침입할 때 화염병, 시너, 염산 등을 가지고 들어가 경찰과 행인을 향해 화염병 150개, 벽돌을 1000개, 유리구슬도 300개 정도 던져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주었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과 법집행을 맡는 경찰이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반론했다.

    오창익 "화염병 피해자 없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변철환 대변인도 “예전 비슷한 상황에서 경찰이 54일여 기다리다가 전철연이 던진 화염병에 시민 한 명이 죽고 말았다”며 “천천히 진압하면 방관자, 조기진압하면 과잉진압이라고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오창익 사무국장은 “골프공 300개를 던졌다는데 현장에서 단 한 개만 봤다”며 “주변은 모두 빈 상가들이고 화염병으로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은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과장”이라고 비판했다.

    노회찬 대표도 “철거민들은 쫒기는 상황에서 살기위해 올라갔으며, 경찰이나 용역깡패가 설치지 않았다면 화염병을 던질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즉 “경찰이 들어가 협상을 막고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이라며 “화염병 던져서 들어갔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또한 토론초기,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주목하며 “철거민 5명의 구속죄목이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상 혐의’였는데 화재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5명이 화염병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가정을 하고 수사하는 것은 첫 단추부터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상자에 의하면 경찰특공대들이 망루의 한 부분을 ‘빠루’로 열고, 물대포를 쏘아대는 상황이라 눈을 제대로 뜨기도 어려웠고, 물은 정강이까지 차올라 화염병도 다 젖어 있었던 상황이라 전했다”며 “그런데 그 불 낸 것을 철거민들이라고 어떻게 단정하냐”고 물었다.

    오창익 사무국장도 “현장은 경찰에 의해 봉쇄되어 국회의원도 못 들어가는 등 정보가 통제된 상황이고, 또 경찰은 일방적으로 부검을 하기도 했다”며 “검경이 정보를 독점한 상태인데 지금까지 검경은 믿을 수 없는 전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오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연상되는데 당시 6월 항쟁의 계기는 참혹한 고문도 있었지만 이 고문을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의혹 때문이었다”며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새로운 진상조사단에 의한 수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곽대경 교수는 “과학적-객관적 관찰과 검사를 위해 현장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진 ‘배후설’과 관련해 변철한 뉴라이트 대변인은 “전철련의 투쟁방식이 더 격렬해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올라가자마자 콘크리트, 골프공, 화염병을 투척했다는 것이 지난 상황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깡패는 왜 안막냐고 하는데, 전철연도 경찰의 말을 듣지 않는데, 용역이라고 듣겠나”고 말했다.

    노회찬 "경찰이 외부세력"

    이에 대해 노회찬 대표는 “전철련은 외부세력이 아니며 경찰과 용역깡패가 외부세력”이라고 반박했다. 노 대표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 없어야 한다며 철거민이 철거민을 돕는 것으로, 어느 누구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으니 철거민들이 자기 스스로를 돕고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창익 사무국장도 “용산구청은 구청 앞에 ‘떼쓴다고 달라질 것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대화를 거부했고, 그 사이 조합은 용역들을 불러 험한 짓을 정말 많이 한다”며 “이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어려움을 받는 사람들로 그것이 전철연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곽대경 교수는 “도와주려 노력하는 건 좋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행동들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냐”며 “이들은 처음부터 시위용품들을 가지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좋은 자문을 해주고 동정으로 이끌어 주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법적인 방법을 찾거나 여론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원인 설문조사 결과<23일 새벽 2시 40분>(‘100분토론’ 홈페이지)

    그 밖에도 이 토론과정에서 노회찬 대표, 오창익 사무국장, 김남근 본부장 등은 지속적으로 철거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용역깡패’들에 대한 국가의 대책마련을 주장했으나 변철한 뉴라이트 대변인은 용역깡패 문제제기에 상관없이 ‘보상감정가’ 책정 정도만 국가가 개입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노회찬 대표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재개발-뉴타운 사업에 대해 “뉴타운이 아니라 공영개발-순환개발을 해야 한다”며 “이는 전철연의 강령이기도 하고, UN에서 우리에게 권고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이에 대해 “서울시가 100여 곳을 재개발하는데 이를 모두 공영개발하긴 어려우며 순환개발은 작은 물량으로 할 때만 필요하지 대형 재개발에는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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