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공대가 망루 중앙기둥 해체”
    By mywank
        2009년 01월 22일 06:10 오후

    Print Friendly

    ‘용산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조사활동을 벌인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이하 진상조사단)’이 22일 오후 2시 참사 현장에서 ‘1차 중간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뚜렷한 화재 원인을 규명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진상조사단’은 “특공대가 진압과정에서 옥상에 설치된 망루의 중앙기둥을 잡아 뺐고, 망루가 꺼지는 바람에 안에 있던 인화물질이 쏠린 것 같다”는 당시 연행된 농성자들의 증언을 발표해, 화재 원인을 밝혀내는 단초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진상조사단’ 1차 중간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진상조사단’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통해 “‘특공대가 망루의 2단을 지탱하고 있던 중앙 기둥을 뽑았고, 이로 인해 2단 가운데가 함몰되면서 무너진 것 같다’는 사실을 당시 농성자들이 증언으로 밝혔다”며 “그 때 망루 2단에 보관하고 있던 인화물질 등이 가운데로 몰려들어,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박진 활동가는 그 밖에 ‘중간조사’ 결과를 밝히며 “지난 사고가 발생된 20일 새벽 내내 철거민들에 대한 용역직원들의 불법행위가 극심했다”며 “철거민들을 불안하게 하기 위해서, 용역들이 건물 3층에서 폐타이어, 나무 등을 태웠지만 경찰은 이를 방조했다”고 말했다.

    박 활동가는 이어 “경찰은 ‘컨테이너박스로 망루를 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장에서 촬영된 동영상에는 컨테이너박스가 망루에 2~3차례 정도 충격을 가했고, 대원 한 명이 망루 외벽을 ‘빠루’로 타격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공대가 자진해서 내려오는 농성자들을 곤봉으로 폭행했다는 증언도 있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활동가는 또 “우리가 조사한 농성자들은 공통적으로 당시 시너를 뿌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또 이들은 ‘인화물질이 가득한 좁은 공간에서 자살행위를 하는 것과 같다’는 인식 하에 ‘특공대가 진입하는 과정에 망루 안에서 화염병에 불을 붙여 던지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사고가 발생된 용산구 남일당 건물 앞을 경찰버스로 봉쇄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민변 오윤식 변호사는 이번 강제진압의 법적 문제를 지적하며 “조기에 경찰력이 투입되었는데, 이는 ‘경찰권의 직권은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2항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진압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도 부재했는데, 현장에는 소방차 2대와 구급차 1대가 전부였으며, 에어매트나 그물망이 설치되지도 않았고 드문드문 매트리스만 깔아놓은 게 전부였다”며 “또 컨테이너로 망루를 타격함으로써 대피한 철거민들의 생명에 중대한 위해를 가했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될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의 시신을 검안했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화재사(소사)는 사인추정이 어렵고 이번 부검 역시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사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화재사는 사체보다 사고 정황이 중요한데, 관계 당국은 사고 정황을 제대로 수사하고, 국과수 역시 부검결과를 빨리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주영 진상조사단장(민변 부회장)은 “현장에도 접근을 할 수 없었고, 부검 결과나 검찰조사 내용조차 보지 못해 한계가 있었다”며 “대신 그동안 유족들,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분들을 만났고 지금까지 공개된 동영상도 입수해, 조사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며 조사 활동의 애로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된 남일당 건물 1층에 부서진 잔해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한편, ‘진상조사단’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현장 공개 및 원상 보존 △국과수 부검 결과 공개 △경찰 내부 자료, 현장 채증 동영상 등 공개 △사망자들의 사망과정에 대한 조사 실시 △용역직원들의 불법행위 수사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 중단 등의 ‘6대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진상조사단’은 앞으로 석방된 연행자에 대한 심층조사, 시신 부검 보고서 분석, 법원에 대한 증거보전신청 등을 통한 현장조사, 경찰 등 관계기관에 대한 자료조사 등의 추가 조사활동을 벌이기로 했으며, 설 연휴 이후, ‘2차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