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열한 정치의식과 경찰 과잉충성이 배경”
        2009년 01월 21일 02: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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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21일 <PBS>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이번 용산 재개발 강제진압 참사에 대해 “이번 참사를 부른 강경진압은 이명박 정권이 강력하게 지시했던 것”이라며 “국민을 떼쓰는 어린애 정도로 바라보는 저열한 정치의식이 진정한 배경”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경찰의 과잉충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과격시위 탓으로 돌리는 경찰에 대해 “배후 운운하는 경찰의 변명은 앞으로 계속 동일한 사태가 벌어지면 동일하게 대처해 동일한 참사를 일으키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며 “참사가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음에도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거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대 그리스 작가들은 극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할 때 기중기에 신을 태워서 무대로 내려 보냈는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없는 정권은 기중기에 달린 컨테이너에 특공대를 태워서 현장으로 내려 보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내정 기념으로 무리하게 첫 작품을 선보이려다가 이런 참사를 빚은 게 아닌가”라며 “(김 내정자가) 촛불을 드는 문화적 퍼포먼스하고 절절한 생존권 때문에 화염병을 드는 것이 다르다는 걸 깜빡 하고 촛불 진압하듯이 진압하면 되겠다 생각했던 모양인데, 이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은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할 것이고 어청수 경찰청장은 명예롭게 물러나게 해서는 안될 것이며 김석기 내정자는 지금쯤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리고 뭘 해야 할지 본인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일각에서 “이 대통령이 운이 없는게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경찰 특공대가 투입되자마자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운빨의 문제라고 믿을 수 없다”며 “그렇게 본다면 청와대에서 무당 불러 굿을 하거나 영빨 좋은 소망교회 목사님 모셔다가 축복기도를 받아야 할 일”이라며 비꼬았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자꾸 그 사이에 검찰과 경찰을 내세워 쌍칼을 휘두르는 것이며, 이것이 한 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리는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국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을 것이고 그 중 가장 어려운 계층들은 자살, 농성 등 아주 극한적 저항을 하게 될 것인데 대통령의 운빨 따지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수진영이 이번 사건으로 체제전복세력들이 사회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이 이명박 체제의 안녕을 걱정할 때인가”라며 “재개발이니 뉴타운이니 앞으로 계속 벌어질 일이라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정몽준 의원이 현장 방문했다고 하는데 지금 그 분 회사에서도 굴뚝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들한테 음식 올려 보내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철거민과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관련된 문제가 진짜 국회에서 논의가 된다면 그 사람들이 농성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언제까지 이 문제를 국회가 아닌 경찰 특공대에 맡겨둘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보수진영이 전철련을 지칭해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도 빈민운동 했다”며 “농민 대회에는 농민 단체에서 들어와 있고 노동자들이 시위하면 다른 노동자들이 연대투쟁 하게 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데모할 때, 그 때에도 인근 단체에서 와서 지원했다”며 “왜 당연한 것들을 가지고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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