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한 시민들, "학살 정부 물러가라"
    "살려고 올라갔는데 죽어서 내려왔다"
    By mywank
        2009년 01월 20일 10: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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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저녁 7시부터 1,3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규탄 촛불문화제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경찰은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용산구 남일당 건물(사고현장) 앞 도로를 완전히 봉쇄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경찰 간에 몸싸움이 벌이지기도 했다.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 주최로 20일 저녁 7시부터 사고현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철거민들이 숨진 남일당 건물 곳곳에 하얀색 국화꽃을 놓으며 고인의 넋을 기렸고, 건물 한편에는 임시분향소가 마련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건물 위로 올라가 ‘명박산성이 철거민들 죽였다’, ‘2009년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살라고 올라갔는데, 죽어서 내려왔다’는 피켓을 걸어놓으며 항의했다.

    한편, 이날 저녁 8시, "용산 중앙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철거민 양 아무개 씨가 사망해, 이번 사고의 사망자가 1명 더 늘어났다"는 소식이 집회 현장에 전해지기도 했지만,  양 씨는 경찰이 발표한 사망자 5명 중에 신원이 확인된 1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집회의 자유발언에는 철거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의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우리가 파악한 진상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없으며, 누가 죽었는지 누가 얼마나 다쳤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며 “경찰은 가족들도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없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살인 정권 물러가라’ (사진=손기영 기자) 

       
      ▲사고 현장 한편에 임시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오 사무국장은 이어 “경찰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본분을 잊고 무리한 진압을 통해, 철거민들을 죽였다”며 “지금 가해자가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합리화시키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영옥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명박 정권은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생활하고 있던 철거민들에게 살인행위를 저질렀다”며 “민주노총은 내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경찰의 폭력만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하고, 살인행위를 저지르는 정권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오늘 새벽 이 건물 위에서 최후의 항쟁을 벌이던 가난한 시민들의 요구는 ‘나름의 생활 터전, 나름의 살 집이 필요하다’는 것밖에 없었다”며 “이런 분들에게 이명박 정권은 테러를 막기 위해 만든 특공대까지 투입해, 작전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인 정권을 끌어내서 민중의 생존권을 반드시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진=손기영 기자) 

       
      ▲살수를 하며, 시민들을 강제해산시키는  경찰 (사진=손기영 기자)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살인행위의 책임자는 이명박, 김석기, 오세훈이지만, 나머지 절반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며 “그동안 우리가 이름 없는 농민, 건설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묻고 응징했다면, 오늘과 같은 죽음은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인자들에게 진상규명을 시킬 수 없고, 우리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인성 목사는 “기독교가 부패해서 이 땅에서 낮고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만행을 저질렀는지 목사로써 부끄럽다”며 “기독교 신앙을 가졌지만, 생명을 말살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탄압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행태는 참 신앙인의 모습이 아닌 것 같고, 하느님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밤 9시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살인경찰 물러가라”를 연호하며 삼각지역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시도했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에 경찰은 9시 15분 경 살수차를 동원해 참석자들을 강제 해산시켰으며, 일부 시민들은 경찰의 진압을 피해, 명동 주변까지 행진을 벌였다.

    국과수에서 부검을 마친 사망자들의 시신은 이날 밤 순천향병원에 안치되었지만, 유가족들은 시신의 훼손정도가 심해 신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상 대책위’는 21일 오전 11시 순천향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의 동의 없이 부검을 실시하고 사망자들의 신원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정부 당국을 규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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