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기 청장이 강제진압 승인”
    By mywank
        2009년 01월 20일 01: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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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0]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철거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20일 새벽 강제진압 작전을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청장 내정자)이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수정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치안감)은 이날 오후 4시 용산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수정 차장은 “지난 19일 오후에 열린 ‘1차 대책회의’ 때, 서울경찰청 차장, 기동본부장, 정보부장, 경비부장, 용산경찰서장이 참석했다”며 “화염병이 투척되는 등 일반시민에서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용산경찰서장이 경찰특공대 투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어 “용산경찰서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내용을 제가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건의를 드렸고, 이후 서울지방청장과 간부들이 참석했던 ‘2차 대책회의’에서 김석기 서울청장이 경찰특공대 투입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김수정 서울지방경찰청 처장이 사고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 차장은 또 “현재 이번 사고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은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 ‘국과수’에 있다”며 “이번 진압과정에서 연행된 사람은 총 28명(철거민은 7명)이고, 마포서에 9명, 동작서에 10명, 용산서에 9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어 진압과정에서 특공대원들이 쇠파이프 등의 진압봉을 소지했나”는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며, “전동그라인더는 대원들이 갖고 옥상으로 올라갔으나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도시에 화염병이 난무하는 등 민간인들이 다치는 상황에서,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조기 진압에 나섰다”며 강제진압에 나선 이유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민들의 피해상황을 묻자 “농성과정에서 차량 2대가 파손되었지만, 다친 시민들은 없는 것 같다”며 황급히 말을 돌렸다.

    진압 당시 망루에 화재가 발생된 경위에 대해서, 현장 경찰특공대장인 신윤철 경감은 “컨테이너를 이용해서 건물 옥상에 진입했고, 농성자들은 계속 화염병 투척하면서 거세게 저항했다”며 “이와 함께 농성자들이 망루에 있던 창문을 통해서 대원들에게 시너를 뿌렸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갑자기 화염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한편, 참여연대(사무처장 김민영)가 20일 오후 3시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현장에 벌어진 경찰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에 긴급 진정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는 진정서를 제출한 사유를 밝히며, “진압 과정에서 국가와 이명박 대통령, 원세훈 행자부장관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현장 특공대장 등은 명백하게 과도한 무력을 사용함으로써 선의의 국민들을 사망과 부상에 이르게 한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현재 사망자, 부상자 숫자와 그 경위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으로 인권위가 어서 현장을 급히 직권 조사, 피진정인의 범죄행위,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철저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경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인권위가 즉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참사의 일차적 책임은 경찰특공대를 동원한 무리한 진압으로 철거민들을 사망하게 한 경찰 지휘부에 있다”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농성중인 철거민들에게 대화와 타협이 아닌 무자비한 진압을 기획하고, 살수차, 경찰특공대까지 동원해 강제 진압을 명령한 김석기 청장의 사퇴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와 함께 “다시 한 번 이번 참사의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인권위는 참혹한 국민들의 심정을 생각해서라도 즉시, 제대로 된 진상 조사 결과를 내놓고, 특단의 인권옹호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5:00]

    20일 낮 12시 40분 경 용산구 남일당 빌딩 사고현장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신 한 구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총 6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한편, 한승수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한 총리는 “서울 용산 재개발 지역의 불법 점거농성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화재로 인해 많은 인명을 잃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며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국무총리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20일 사고 현장 앞에 재개발의 문제점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한 총리는 이어 “정부는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과 경위를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오전에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진상규명과 사후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검찰에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본부를 설치하였고 서울시에도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토록 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불법 점거와 해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진실을 밝히겠다”며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고, 불법폭력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어느 누구에 의한 것이라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12:00]

    용산경찰서(서장 백동산)가 20일 정오 브리핑을 통해, 이날 새벽 일어난 ‘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사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이 파악한 총 사망자는 경찰 특공대원 1명을 포함해 5명이며, 부상자는 철거민 6명(1명은 의식불명), 경찰관 17명 등 총 23명이다.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백동산 용산경찰서장 (사진=손기영 기자)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은 “농성자들은 화염병, 염산이 든 박카스병을 경찰관에게 투척했고 새총을 발사했으며, 화염병을 인접건물에 던져 화재가 발생하는 등 공공의 안녕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했다”며 “경찰의 설득과 경고에도 불응해 더 이상 불법을 묵과할 수 없어, 금일 농성장에 경력을 투입했다”며 진압의 경위를 설명했다.

    백 서장은 이어 “오전 7시 26분경 특공대원들이 옥상 망루 내 1단에 진입하자, 3단에 있던 농성자들이 특공대원들이 있던 1단에 시너를 통째로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해 대원 6명이 화상을 입어 철수했다”며 “이후 즉시 살수차 및 소방차를 이용, 진화조치 후 망루 수색과정에서 사망자 5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강제진압을 진두지휘 했던 백동산 서장은 브리핑 후 “진압 작전 전에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승인을 받았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사고가 발생된 용산구 남일당 빌딩 (사진=손기영 기자) 
       
      ▲건물 주변에 배치된 경찰들이 취재진과 시민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10 : 30]

    20일 오전 10시 반 현재, 사망자 5명의 시신은 사고 현장에서 국과수의 감식을 거치고 있는 상태다. 부상자들도 17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들은 인근 순천향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당시의 화재로 인한 매캐한 냄새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으며, 건물 주변 도로에는 경찰 진압과정의 ‘살수’로 빙판길을 이루고 있다. 경찰 병력 100여 명은 현장 주변을 통제하며 취재진과 일반인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오전 10시 현장을 방문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경찰이 진압을 하더라도 철거민들을 건물 밖으로 안전하게 내보내는 것이 우선이지, 사람이 죽을 정도로 진압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인명의 피해가 없도록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무리한 진압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사고 현장 (사진=손기영 기자)

       
      ▲ 사고 현장 (사진=손기영 기자)
     
      ▲ 현장을 방문한 이정희(사진 오른쪽) 민주노동당 의원 (사진=손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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