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워보지도 못하고 오합지졸 돼
        2009년 01월 15일 08: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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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8일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께서 발표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금속노조 대사회선언’을 두고 현장에서 거친 불만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박유기 현대자동차노조 전위원장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총고용 보장, 재벌의 잉여금 10%갹출 등등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교섭에 나선다면 그 속에서 임금 동결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언론보도가 되자 ‘양보 교섭, 백기투항’등 성토가 이어지면서 2007년, 2008년에 이어 올해까지 정갑득 위원장의 금속노조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속노조 선제 양보론(?) 뭘 남겼나

    금속노조의 발표에 대해서 경총은 한마디로 잘라 “진정성이 전혀 없는 제안이라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묵살하였고, 김왕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과장은 "대화를 위해서는 노사정위에서 추진하는 노사정 대타협에 우선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는 엉뚱한 추궁만 날렸다.

    한마디로 금속노조가 대사회 선언을 통해서 사용자측과 정부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교섭자체를 ‘거부’당한 꼴이다.

    그리고 한편에서 양보론을 주장하면서 내세웠던 사회적 여론문제는 어떻게 되었나? 보수언론들이 앞다투어 구체적인 “노조의 양보안(임금삭감 등)이 빠진 내용”이라며 “좀 더 구체적인 양보안을 내놔야한다”는 식의 여론몰이에 몰리는 양상이다.

    그리고 “자본의 공세에 제동(지연)을 걸려면 양보론을 먼저 선언해야한다”고 했는데, 자본은 금속노조를 비웃으며 그 다음 날(9일)오전에 쌍용자동차를 법정관리로 몰아붙이고 말았다.

    끝으로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상태는 어떤가? “금속노조 지도부가 참 훌륭한 결단을 했다”이런 식의 지지보다 “지금 뭐 하자는 거냐?”라는 불만이 더 높다.

    현대자동차 곧 망할 것인가?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올 회계 연도에 1,500억 엔(한화 약 2조1,000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는 소식과 반대로, 현대자동차는 2008년 2조 원대의 영업이익으로 견고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12월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4분기까지 1조2,9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여기에 4/4분기에도 7,000억~8,0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둬 연간 기준으로 2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차는 2008년 국내에서 570,962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8.7% 감소한 반면 해외시장에서 국내생산수출 1,099,515대, 해외생산판매 1,111,200대를 합해 총 2,210,715대를 판매, 전년대비 11.8% 증가한 실적을 올리며 사상최초로 해외 판매 200만대를 돌파했다.

    2008년 11월 24일 한국증권 선물거래소와 한국 상장회사 협의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3분기 현금성 자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룹은 7조7,259억, 그중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무려 4조5,22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009년에도 아반떼 LPI하이브리드와 에쿠스 후속 VI, 그리고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쏘나타 후속(YF) 차종 등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세계적인 경제침체 속에서도 판매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시장 다변화 전략과 중소형차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여기 신차 효과까지 보태 불황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위기라면 원인, 책임, 대책 먼저 찾아야

    미국발 금융위기, 전세계 실물경제 위기, 한국경제 불안, 자동차 판매량 급감,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마치 현대자동차가 곧 망할 듯이, 한국 경제가 당장 붕괴될 듯이 위기를 부풀리는 것을 우리는 경계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본의 주도로 그들의 나팔수인 보수언론이 앞장서서 부추기는 위기설의 강도는 그만큼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고통전담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1998년 IMF 환란이라는 위기를 자본은 철저히 기회로 이용했고, 노동자들은 대책 없는 양보와 해고로 고통을 전담했음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문제(위기)가 발생했으면 차분하게 문제의 성격, 내용, 원인을 찾아야하고, 원인을 찾았으면 그 책임 소재를 밝혀야 되고, 치유할 대책을 수립하고, 대책을 수립했으면 순서에 맞게 하나하나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이다.

    지금 현대차의 위기에 원인은 표면적으로는 미국발 신자유주의 금융시장의 붕괴와 그로인한 세계 경기침체, 이에 따른 판매량 감소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세계경기 침체원인은 뭐고, 판매량 감소의 원인은 뭔지, 그리고 누구의 책임인지, 대책은 뭔지를 밝혀야 한다.

       
      ▲ 금소노조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또 다른 측면에서 현대차의 위기설은 어디서 발생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정몽구 회장이 야심차게 밀어붙인 글로벌 5위(GT-5) 전략에 따라서 무차별로 확장된 해외공장이 현대차의 위기를 가속시키는 게 아닌지? 단가 인하로 쥐어짜기만 했던 부품산업의 부실화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동차산업의 지속성장과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방향이 있기나 한지? 노동배제적 생산방식과 장시간 가동을 기초로 한 경영전략이 위기의 원인은 아닌지? 제왕적 황제 경영, 밀어붙이기식 경영이 위기를 가속화 하는 건 아닌지?

    이러한 다양한 현대자동차 위기(설)의 원인들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규명하고, 극복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지금 노동조합과 자본(경영자), 정부가 할 일이다. 노조의 양보교섭이든, 선제투쟁이든 그 다음 논의될 사항이다.

    금속노조의 대응방향은

    제왕적인 황제경영으로 경영권을 행사해온 사용자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 한국경제를 편입시켰던 정치권력이 지금의 경제위기, 현대자동차 위기(설)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이나 역할은 외면하면서 무조건 정규직노동자와 노동조합 나아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양보와 고통을 요구하고 나온다면 사회적 교섭이나 대타협의 여지는 아예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현재의 위기에 대한 원인과 책임, 그리고 올바른 대책을 공개적이고, 대중적으로 마련하고, ‘총고용 보장과 기존 노동조건 유지’라는 금속노조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현장에서부터 투쟁 동력을 모아 자본의 공세에 맞서 선도적인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경영권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온 자본가, 그리고 신자유주의 금융시장에 편승한 정치권의 잘못에 의해서 발생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투입과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뿐이라면 어떻게 동의할 수 있는가?

    정권과 자본, 보수언론, 자본의 앞잡이들까지 총동원되어 총체적인 위기설을 부추기며 노동자들의 양보와 고통 전담을 강요하는 광기 속에 아무런 대책이나 준비 없이 ‘위기극복 동참’이니 ‘양보교섭’이니 노동자가 먼저 떠들고 나선다면 15만 금속노조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오합지졸 신세로 98년보다 더 혹독한 패배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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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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