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이 민주주의 부순 해머"
        2009년 01월 13일 10: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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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강하게 비난했다. 진 교수는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국제 망신을 시키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라며 “나라가 민주화 이전 시절로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 느끼도록 만들어 놓고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는 식의 말은 보기 그렇다”고 비판했다.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진 교수는 이 대통령이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해머가 쓰인 것은) 한나라당에서 외통위를 봉쇄하고 야당들의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은) 입법부를 행정부의 걸림돌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해머라는 말로 이 사태를 요약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여론 조사를 보면 국민 대다수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있다고 대답을 했다”며 “해머로 민주주의를 부수는 게 누구인지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 책임은 대통령과 한나라당

    진 교수는 또한 미네르바 체포와 관련 “한나라당에서 미네르바를 범죄자 또는 파렴치범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그걸 빌미로 사이버 모욕죄를 통과시키겠다는 전략”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사이버 모욕죄가 앞으로 도입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충격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미네르바로 인해 외환보유고 20억 달러 이상 추가 소진되었다”는 발표에 대해 “신춘문예 감”이라며 일축한 뒤 “미네르바의 글과 외환시장 변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무슨 수로 입증할 것이냐가 문제인데 모든 요인들을 제쳐두고라도 인터넷에 올라온 글 하나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그 밖에도 ‘제2롯데월드’를 논쟁에 대해 “보수정당들은 안보를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워왔는데 롯데라는 일개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안보를 제쳐두는 것을 보고 솔직히 조금 놀랐다”며 “대통령이 시장주의 코드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코드가 그렇게 강력하다는 것을 이번에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는 시장주의, 친박은 안보주의

    이어 “군 전력 손실의 문제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는지, 몇 달 사이에 이러한 문제가 다 해결되었는지 따져봐야 될 것”이라며 “이것이 대통령 말 한 마디에 갑자기 반대에서 찬성으로 180도로 돌아섰는데 누가 봐도 좀 이상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청문회는 당연히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의 ‘MB악법’ 강행 반대 발언 이후 벌어지는 한나라당의 내홍에 대해 “친이계의 경우에는 경제를 강조하는 시장주의 코드가 상당히 강하고, 친박계는 전통적으로 안보를 강조하는 국가주의적 코드가 좀 강한 편으로 당연히 두 그룹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어떻게 보면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하지만 그 바탕에는 당내 권력 균형을 다시 짜는 문제라든지, 차기 대권에 대한 준비 등 현실적인 이해관계와 복잡한 당내 역할이 있는 것 같다”며 “거기다가 이재오 의원이 오면 본격적으로 당 내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임시국회 회기 중에 집단 외유골프를 떠난 것에 대해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의원들 자유겠지만 회기 중에 골프 치러 간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이번에 조금 야성을 갖추나 했더니 아직까지도 팔자 좋은 여당 체질이 덜 빠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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