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혀가지 않고 비판글 쓰는 법
        2009년 01월 12일 10: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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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잡혀가지 않고 비판 글 쓰는 법
    필자 : 서울대학교(4년제!!!) 법대 졸업

    다음은 성숙하고 훌륭한 네티즌이 되기 위해 반드시 맞추어야 할 퀴즈입니다.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와 훌륭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엊그제 신문에 보도된 한나라당 대변인의 미네르바 관련 논평이다. 100%동감한다. 그 동안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중독되어’ ‘인터넷의 익명성에 열광’하느라 준법의식 투철한 멋스러운 네티즌이 되는 데는 아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여,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비판하는 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다들 정독하여 고추에 털이 무성하고 훌륭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1) 전기통신기본법 제 47조 1항 위반
    제47조 (벌칙) ①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네르바를 잡아넣은 근거 법이다. 말 그대로 ①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②전기통신 설비에 의하여(인터넷에) ③공연히(나만 보는 블로그도 안된다) ④허위의 통신을 하면 안된다. 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잡혀간다. 반대로 말해 이 조건 중 하나만 충족 못하면 잡혀가지 않을 수 있단 얘기다.

    1) ‘공연히’에 해당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

    전기통신기본법은 허위 내용을 ‘공연히’ 올릴 경우 처벌하고 있다. 다음 중 어느 곳에 글을 올려야 ‘공연히’에 해당하지 않을까?

    (1) 다음 아고라 (2)네이버 댓글 (3) 10명이 가입되어 있는 초등학교 반창회 인터넷 카페 (4) 싸이월드 미니홈피 1촌공개 게시판(일촌숫자는 1명) (5) 내가 나한테 보내는 이메일

    대법원은 ‘공연히’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해석한다. 이 해석에 따르자면 ‘(1)다음 아고라, (2)네이버 댓글’의 경우는 물론이고 ‘(3)10명이 가입된 초등학교 반창회 카페’의 경우도 ‘공연히’에 해당되게 된다.

    친구끼리 보는 글 때문에 처벌받기는 억울하다고? 친구 10명은 잘 아는 사이이니 ‘불특정’의 상대방이라 할 수는 없지만, 어찌됐든 ‘다수인’ 이다. 어쩌랴,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서는 이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경제도 어려운데 이 정도는 참자.

    헌데 미안해서 어쩌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한 술 더 떠 ‘전파성 이론’이란 걸 채택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여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68도 1569)

    뭔 소린고 하니, 한 명한테만 얘기했어도 이놈이 떠벌리고 다닐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히’ 떠든 걸로 인정하겠다는 거다.

    인터넷 환경이 퍼가기와 스크랩이 자유자재로 이루어지는 환경이다. 1촌 1명에게만 내용을 공개했더라도 그 일촌이 그 글을 퍼갈 가능성이 있는 이상 공연성이 인정된다. 명심하시라 정답은 ‘(5)내가 나한테 보내는 이메일’ 이다.

       
      

    2) ‘공익을 해할 목적’에 해당되지 않는 법

    미안하지만 4년제인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나온 나도 이게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진짜로 모르겠다. 혹시 학계에선 논의가 있나 해서 관련 논문 검색에 해봤으나 찾지를 못했다. 듣도 보도 못한 법을 현 정권 들어 갑자기 적용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듯한데 아는 사람 있으면 나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참고로 헌법재판소는 어떤 법이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으면’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입장이다. 전기통신기본법상의 ‘공익을 해할 목적’이 위헌인지 아닌지는 각자 판단해보길.

    소결론 : 정체를 알 수 없는 요건이라 피하는 방법 역시 모르겠다. (군대 관련 기사 나올때 마다 공익근무요원을 씹는 댓글들이 올라오던데…이런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조항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혹시 모르니 전국의 예비역들은 당분간 인터넷에서 공익 씹는 행위를 자제하길 바란다)

    3) ‘허위’에 해당되지 않는 법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사실 적시’에 해당되는 것을 고르시오.
    (1) MB는 정말 잘생겼다.
    (2)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같은 놈이 잘 운영되어 가는 나라를 파괴하려 한다.
    (3) 내가 대통령이 되면 증시 5000도 가능하다.
    (4) 나는 부시대통령 취임식에 초대 받았다.

    전기통신법상 ‘허위의 통신’이란 무엇을 의미하나? 역시나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허나, 검찰이 미네르바를 잡아가면서 ‘정부가 달러 매수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없음에도 이런 사실을 적었다’라고 한 걸 봐서는 ‘허위의 사실을 적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허위의 사실에서 중요한 건 ’허위냐 아니냐‘ 보다 ’사실의 적시이냐 아니면 단순한 의견 표현이냐‘이다. 사실 적시가 아니라 단순한 의견 표현에 불과하다면 허위냐 아니냐를 따질 것도 없이 허위의 통신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전기통신법의 처벌을 면한다.

    대법원은 "‘사실의 적시’란..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97도 2956)는 입장이다.

    ‘(1)MB는 정말 잘생겼다’의 경우 의견 표현이기 때문에 사실의 적시가 아니다.
    ‘(2)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같은 놈이 잘 운영되어 가는 나라를 파괴하려 한다.’의 경우는 실제 사례를 각색한 것이다. 비슷한 경우에서 대법원은 이를 사실의 적시에 해당되지 않는다 했다(88도1397) 어떤 증거를 들어야만 어떤 사람이 ‘똥꼬다리’인지 여부를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잘 운영돼가는 나라를 파괴하려 한다’ 역시 사람마다 판단이 갈리는 의견 표현에 관한 부분이다.

    ‘(3)내가 대통령이 되면 증시 5000도 가능하다.’ 미래에 대한 포부를 밝힌 것에 불과하므로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대한 보고’로 볼 수가 없다.
    정답은 (4)번이다.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았다’는 것은 과거의 사실로서 그 진실 여부가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이다.

       
      
       
      

       
      

    1) 형법상 명예훼손

    제307조 (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1)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경우에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다 ( O )

    흔히 명예훼손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허위의 사실을 적은 경우에만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생각하는 거다. 형법 307조 1항에서 알 수 있듯 1)아무리 사실이라도 2) 그게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명예훼손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가? 여기 솟아날 구멍이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랬다면 처벌하지 않는다 않는다.(310조) 단. 법정에서 자신의 글이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입증 하면 된다. 멋스러운 준법 네티즌이라면 법과 수사력으로 무장한 경찰,검찰을 상대로 얼마든지 법리싸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다 ( O )

    그렇다. 명예훼손죄는 본디 사람의 외적명예(인격적 가치와 그에대한 사회적 평가)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3) 정부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다 ( X . 현 정권하에선 O )

    사실을 근거로 정부정책을 비판하여 정부의 위신이 다소 떨어졌다 해서 이를 처벌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이러한 비판은 얼마든지 해도 좋다. 단, 정부정책을 수행한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하지는 말아야 한다.(가슴살 1파운드를 자르되 피가 나오지 않게 자르라는 얘기다)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이 쇠고기 협상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PD수첩을 고소하자, 이를 수사하겠다고 검찰이 대규모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걸 봤다면 필히 갖춰야 할 덕목이다. 

       
      

    제311조 (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순한 평가, 의견 표현의 경우는 전기통신기본법이나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 허나, 모욕죄가 기다리고 있으니 안심할 것 없다.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사람에 대하여 경멸의 의사를 표시하면 모욕죄는 성립한다.

    누군가를 쥐에 비유한다거나,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 잘 운영돼가는 나라를 파괴하려 한다’는 말을 하면 충분히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다. 다행히 모욕죄는 친고죄인지라, 피해 당사자가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수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친고죄가 아닌 사이버 모욕죄가 도입된다면 어떨까? 툭하면 국가원수를 쥐에 비유하는 이외수 같은 양반은 MB의 고소 없이도 단번에 처벌이 될 것이다. 지저분한 머리카락과 수염 – 멋스러운 네티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외모에 걸맞는 최후가 기다리고 있다. 흐흐흐.

    이상 끝. 지금까지의 행동강령을 종합하여 세부 행동 수칙을 제시하겠다.

    – 공중부양 능력을 갖출 것

    현행법과 이에 대한 검찰의 해석에 따르면, 허위 사실의 경우는 물론 진실을 얘기한 경우, 단순한 의견표시만 한 경우에도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한마디로 인터넷에서는 서도, 누워도, 앉아도 처벌된다는 뜻이다. 준법 네티즌이여! 공중부양 능력을 갖추자!

    – 전두환 DNA를 조심할 것

    (이하는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 나왔던 내용이다. 사실일 수도, 야사일 수도 있으니 알아서 판단하시라) 1980년. 그러니깐 전두환이 보안사령관이던 시절, 상당수 역술인들 사이에서 전두환이 ‘임금상이 아니다’란 얘기가 돌았다고 한다. 보안사는 역술인들에 대한 ‘특별 관리’에 돌입을 했다나 뭐라나.

    사실 역술인들이 한 얘긴 다 거짓말이었다. 임금상이 아니라던 전두환은 그 해에 대통령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게다가 이따우 말도 안되는 얘기가 천명(天命)이니 뭐니해서 얼마나 말이 돌았겠는가?

    1) 허위정보가 2) 미성숙한 백성들을 미혹하는 것을 두려워 하야 우리의 장군님은 역술인 들을 지하실에 잡아 가둬 놓고는 몽둥이 찜질도 하고, 고춧가루물도 코에 붓고 하셨단다.

    죄는 짓는 것보다 안 들키는게 더 중요한 법. 혹 위에서 제시한 행동강령을 위반하여 죄를 짓더라도, 전두환 DNA를 가진 세력 눈밖에 나지만 않으면 된다. (참고로, 현 한나라당 대변인 윤상현은 장군님의 사위이다. 이건 야사가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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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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