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강제해산 계속해도 갈길 간다"
        2009년 01월 06일 10: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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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다. 5일 새벽 3시15분께, 오전 9시께, 오후 8시20분께까지 하룻동안 국회 사무처의 세 차례 폭력적 강제해산 시도가 있었지만 민주노동당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의 단독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국회사무처가 강제해산을 계속 시도하더라도 ‘농성을 멈출’ 이유가 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전날 국회사무처의 3번째 폭력적 강제 해산시도에도 6일 민주노동당은 ‘MB악법 저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계속 벌이고 있다.(사진=변경혜 기자)

    세 번의 폭력적 강제해산 시도에도 6일 오전 민노당은 일상적의 당일정을 소화하며 로텐더홀을 계속 지키고 있다.

    그러나 상처도 크다. 강기갑 당대표는 오른쪽 손 중지 뼈가 부러져 전치 7주의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아야 하고, 이정희 의원은 부상당해 실신한 채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승흡 대변인 등 영등포경찰서와 양천경찰서로 연행된 18명의 당직자와 보좌진들은 6일 오전에도 풀려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민노당에 대한 국회사무처의 강제해산 시도는 전날까지 함께 로텐더홀을 지켰던 민주당이 점거농성을 풀겠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부터였다.

    국회 사무처는 5일 새벽 3시15분께 경위와 방호원 100여 명을 동원해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과 보좌진 등 18명을 ‘회의진행 업무방해’ 이유로 국회본관 2층 정문 앞에서 대기하던 경찰에 ‘현행범’ 딱지를 붙여 넘겼다.

    이정희 의원 실신 병원행, 연행된 당직자들 경찰서서 ‘감감’

    이어 9시께에는 로텐더홀에서 최고위원회-의원단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민노당에게 경위 30여 명이 달려들어 폭력적으로 플래카드를 떼어내는 등 농성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강 대표는 플래카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가 계단으로 밀쳐져 오른손 중지가 다쳐 전치 7주의 중상을 입고 오는 8일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오후 8시20분께도 국회 경위 30여 명은 민노당 의원들이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로텐더홀에 나타나 ‘악법은 악이다. MB악법과는 타협할 수 없습니다’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걸고 있는 민노당 당직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플래카드를 지키려는 강 대표와 이정희, 권영길, 곽정숙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들은 불과 10여 명인 반면 경위들은 3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국회 의사당 3층에서 2층 출입문 계단까지 강 대표와 이 의원이 붙잡고 있는 플래카드를 끌고 가 이 의원이 크게 타박상을 입게 했다.

    "악법은 악, MB악법과는 타협할 수 없다"

    이 의원은 "이명박 나와, 대통령이면 다냐, 이렇게 비겁할 수가 있느냐, 경비대장 나와, 니들이 국회의원을 지키지는 않고 깡패노릇을 하고 있느냐, 누가 시켰냐"며 격하게 목소리를 높이다 실신, 119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졌다.

    이에 강 대표와 권영길, 곽정숙 의원도 3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회담이 열리고 있는 국회의장실로 찾아 강 의원은 "의장 나와! 소수정당 의원들이 개냐, 국회의원을 개 끌듯이 끌고 가놓고 무슨 협상이냐, 천년만년 의장직 할 줄 아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

    경위들이 또 막아서자 강 대표는 다친 손으로 국회의장실 문을 세게 두들기며 "의장 나와. 국민들의 입과 귀가 무서워 방송에 재갈을 물리려는 이명박과 무엇이 다르냐"고 외쳤다.

    국회 사무처의 이같은 강경한 농성해산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은 박계동 사무총장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다친 손으로 "국민 무서워 방송재갈" 의장문 두들겨

    박 사무총장은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 지난 3일 국회내 경찰투입에 대해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김형오 의장이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요청해 국회 공관 주변에 9개 중대 900명을 배치했다"는 주장에 대해 "김 의장이 요청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내가 직접 서울경찰청장과 영등포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병력증원을 요청했고 협조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나섰다.

    박 사무총장의 이같은 일련의 지시에 대해 민노당은 "박계동을 용서할 수 없다"는 논평을 내놨다. 부성현 민노당 부대변인은 "박계동 사무총장은 민주노동당의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려고 하고 있다"며 "그것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박계동식 한풀이"라고 맹비난했다.

    부 부대변인은 "국회 사무처는 국회 건물을 대리해 위탁관리하는 건물 관리인에 불과하다"며 "건물주는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고 그들이 대변하는 국민들인데 건물관리인이 건물주를 내쫒는 희한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 부대변인은 "꼬마민주당인 통추 소속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무원칙하게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후 온갖 추문에 휩싸인 구태 정치인의 표상"이라며 "최연희 의원의 성추문 파문이 가시기도 전에 술집 여종업원과의 동영상 파문으로 구설에 올랐고 한나라당 의원 시절 민주평통 행사장에서 축사 순서가 마음에 안든다고 당시 이재정 민주평통 부의장의 얼굴에 맥주 세례를 퍼부었던 일은 박계동의 인격수준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과거 그의 추태를 까발렸다.

    건물관리인 박계동, 민노에 공개사과 계속 촉구

    이와 함께 부 부대변인은 "지난 대선전 BBK방탄국회 때 한나라당 야전사령관으로서의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준 그로 인해 국회는 장기 파행을 거듭했고 특히 2005년 행정복합도시 특별법 문제로 법사위 회의실 출입문에 못질을 한 뒤 17시간 동안 기습점거한 전례도 있다"며 "그 당시 그와 함께 했던 의원들은 이재오, 배일도, 김문수 등 박계동과 동일한 궤적을 걸어온 야합의 정치인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계동 사무처장은 전날 공개사과 요구에 이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7일 정오까지 강기갑 대표가 국회 정론관에서 공개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이유로 고발하겠다"고 협박성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앞서 민노당은 정당의 공식회의장소에 경위를 투입, 폭력적 강제 해산 명령을 내린 박계동 국회사무처장을 국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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