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회장 잘못된 전략이 위기 자초
        2009년 01월 05일 04: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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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000년 “2010년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을 세계 5대자동차 메이커로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그룹은 짧은 기간 동안 세계 각지에 현대자동차 공장을 건설했고 언론들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확장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2008년 12월 22일, 8년 만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관리직의 임금동결, 임원 감원 및 임금삭감, 생산공장의 조업단축 및 혼류생산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8년 만에 5대 자동차 메이커를 꿈꾸는 글로벌 기업에서 조업단축에 나선 셈이다.

    현대차 조업단축, 과도한 해외투자도 한몫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은 이에 대해 “너무 짧은 시간에 과도한 규모로 해외공장을 증설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경제 위기로 인한 탓도 있지만 ‘몸집불리기’에 급급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탑 5 전략(GT5)’에 의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책연구원이 5일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GT5전략의 한계와 문제점’이란 제목의 이슈페이퍼에 의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조업단축에 나서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 현지판매의 단기적인 급상승 현상을 과신하고 시장수요의 합리적인 성장추세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해외현지공장의 건설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이었다.

    정책연구원은 이에 대해 “2008년 11월 현재 현대차그룹의 해외공장의 총생산능력은 무려 263만대에 이르지만, 10월 현재 실적은 약 134만대이며 현재 추세로 보면 올해 말까지 140만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공장은 과도한 생산능력으로 인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과잉투자로 인한 유동성 위기다. 정책연구원에 의하면 현대자동차는 “2009년 3월까지 9개의 해외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약 76억불(7조 6천억원 상당)을 투자하였으며, 이는 2001년 이후 지난 8년 동안의 그룹 경상이익의 절반을 해외공장 건설에 추진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공장의 건설 및 가동에 들어간 과도한 투자비용이 직접투자방식은 물론, 현지차입방식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판매부진으로 생산능력 대비 가동율이 급속히 떨어지면 현대차그룹의 유동성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 책임전가는 해법 못돼

    문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와 같은 위기의 발단을 잘못 찾고 감산 및 조업중단으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데 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시무식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판매확대”라며, 여전히 과잉생산능력에 기반한 출혈경쟁을 생존전략으로 꼽았다.

    금속노조 정책위원회는 “지금 현대자동차그룹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몸집불리기’와 ‘밀어붙이기’식 경영으로 인한 조직관행을 타파하고 중장기적 수익구조를 창조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의 각 주체들의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의 길을 모색하는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진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먼저 기존의 GT5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노동친화적 생산체계의 구축과 국내생산입지의 역량 강화를 위한 생산혁신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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