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안 투쟁, 해 넘겨 장기전 국면으로
        2008년 12월 31일 04: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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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31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통해 강도높게 국회점거 사태를 비판하면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오늘 직권상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국회점거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후 4시 45분부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만나기로 하는 등 대화채널이 재가동되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민주노동당의 ‘질서유지권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한나라당 의원 총회에서는 이군현 의원이 “본회의장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을 쫓아내야 한다”며 “전기톱을 가지고 쇠사슬을 끊어도 된다. 전기와 물도 끊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진성호 의원도 “식량과 물을 끊어 한계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며 ‘막말’ 수준까지 터져나왔다.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국회의사당 불법폭력 점거사태 관련 국회의장에 대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172명의 요구사항’이란 제목의 요청서를 채택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85개 ‘MB악법’을 ‘오늘 직권상정’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형오 국회의장 측은 실력행사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요청서’를 제출하러 온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장이 내린 질서유지권은, 과거 형태처럼 질서유지권 발동과 동시에 회의장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이어 “임시국회 회기인 1월 8일까지 처리될 수도 있고, 15일까지 회기가 연장된다면 그때까지 (민주당의 점거가)계속될 수 있겠느냐”라며 “여야가 진지하게 협의 처리하는 모습, 마지막까지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국회사무처가 나서지 않는 이상 먼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해 벽두부터 한나라당 의원들이 직접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 하는 것이 좋아보일 리가 없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의총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이 나서기 전까진, 참고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6시 다시 한 번 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당직자들을 실력으로 강제해산하는 것이 쉽지도 않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고립’, ‘고사’란 단어가 나온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재 국회 본회의장은 뒷문 한 곳만이 출입이 허가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국회 경위들이 철통같은 경비를 통해 본회의장으로 오가는 모든 물품을 감시하고 있다.

    민주당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31일 오후 질서유지권 발동 규탄 기자회견에서 의원들을 향해 “1월 8일, 나아가 1월 말 까지 버틸 수 있는가”라며 장기전을 독려했다. 당직자들에게는 “내년 1월8일까지 상황이 갈 수 있으니 페이스 조절을 잘 하라”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결국 청와대의 무리한 명령에 따라 정신없이 밀어붙였던 보병중대 ‘한나라당’은 31일 법안 강행 처리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디데이가 미뤄진 것일 뿐 투쟁은 내년으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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