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오, 민노 빠진 3개 교섭단체 회의 제안
        2008년 12월 31일 10: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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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오 국회의장이 31일 오후 2시, 원내 3개 교섭단체 대표-원내대표와 국회의장-부의장단이 참가하는 9인 회담을 제안했다. 이는 30일, 야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 결렬이후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제정당대표 회담에 대한 역제안 성격을 가지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 측은 이와 같이 제안하면서 민주당에 “12시까지 의장실 점거를 풀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민노 "투쟁 때는 함께, 교섭 때는 소외"

    그러나 민주당이 곧바로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대표단만 회담을 갖자”고 역제안을 하고 나서 김 의장의 향후 선택이 주목된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곧바로 정세균 대표를 만나며 이와 같은 제안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투쟁국면에서 항상 선두에 서 있다가 교섭만 이루어지면 소외당하는 민주노동당은 이번에도 교섭과정에서 소외되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김양수 비서실장을 통해 발표한 제안문에서 “정세균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여 의장 집무실에서 의장단 및 정당 대표-원내대표 회담 개최를 제안한다”며 “이 회담은 정당의 지도부가 모여 나라를 살릴 현명한 지혜를 모으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 “정세균 대표의 제안이 먼저 있었고,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도 국회의장이 제안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 회담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회담 결과에 따라 법안 심사기일 등 (직권상정)내용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회담장소를 의장실로 정하며 12시까지 점거농성을 풀라는 조건을 걸친 점이다. 김 실장은 “이미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기 때문에 의장실도 원칙적으로 포함된다”며 “김형오 국회의장은 반드시 의장 집무실에서 자리를 만들어 회담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제안에 대해 최재성 대변인은 “환영한다”면서도 “원내 대표들은 이미 협상에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법적, 정치적 책임이 있는 당 대표단으로만 회담을 구성하자”고 다시 한 번 제안했다. 민주당으로서는 홍준표 원내대표에 반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교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회담제안은 강행처리 수순

    김 의장은 제안은 한나라당과는 미리 교감을 나눈 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 기자회견이 있기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희태 대표는 “국회의장이 고민이 많다. 오늘 야3당 대표단 회담을 갖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공개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국회의장이 제안한 12시 까지 의장실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면, 한나라당은 대화 제안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제한적인 대화 제안도 그 진정성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 대표는 오전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은 본회의장을 폭력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한다”며 “의장이 국회정상화 시도를 한다면 한나라당은 힘을 모아 단 한 번에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김 의장 제안이 강행 처리 수순일뿐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원내투쟁 기간 동안 적극 동참한 민주노동당은,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3당으로 협상대상을 제안하고, 민주당마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다시 한 번 협상과정에서 소외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민주노동당의 부성현 부대변인은 “원래 정세균 대표가 우리를 포함한 야 4당 대표 회담을 제안한 것이고 이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로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다소 불편함을 드러냈다.

    부 부대변인은 “현재로선 이번 회담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상호 탐색전 수준으로 끝나고 교섭은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못을 박는 논평보다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자 한다”며 “만약 협상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민주당을 ‘MB 악법’ 야합세력으로 규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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