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집’ 운동에 대하여
    2008년 12월 30일 05: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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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집’ 운동이 첫 번째 ‘반환점’을 돌 준비를 하고 있다. 망원동에 있는 2층 단독주택에 자리잡은 지 벌써 5개월. 정신없이 시범프로그램과 개소식, 회원총회 등을 치르며 달려온 ‘민중의 집’은 지금 10여 개의 겨울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회원과 지역주민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겨울프로그램이라는 ‘반환점’을 계기로 힘차게 발구르기를 할 수 있다면, 박태환 선수가 만든 금빛 물살처럼 ‘민중의 집’ 운동도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모두의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이자 ‘민중의 집’ 공식 영상(?)이 선보이는 오늘, 공적이지도 사적이지도 않은 글을 통해 ‘민중의 집’ 운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출발’에 대하여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겠지만, ‘민중의 집’ 운동이 애초에 매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논의의 산물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먼저 확인하자. 몇 차례 ‘민중의 집’ 운동을 소개하는 글에서도 밝혔듯이, ‘민중의 집’은 마포 일대의 사회운동, 문화운동의 자원을 활용하여 주민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제기된 아이디어다.

그리고 처음 아이디어가 제기된 이후 한미FTA 협상무효 투쟁 등의 정세적인 계기를 맞아 대안사회(와 대안경제), 사회운동의 위기와 지역운동, 중장기 전망 및 기반 구축 등의 필요성이 함께 논의되면서, ‘민중의 집’ 아이디어는 ‘민중의 집’ 운동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실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민중들의 삶의 조건이 더욱 악화되는 요즘에는 더욱 더 ‘민중의 집’ 운동과 같은 형태의 자발적인 네트워크의 형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래로부터 새로운 저항주체를 만들고, 민중 스스로의 삶의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언제라도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사회운동의 위기가 운위되는 지금에는 반드시 해야 할 운동이기도 하다.

‘민중의 집’ 운동의 ‘스타트’에 대한 주위의 많은 관심은 이러한 정세적 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아직은 회원 및 주민 참여도 부족하고, 사회운동의 이슈들도 적극적으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민중의 집’의 출발이 받은 과도한 관심은 운동 주체들에게 부담이기도 하다.

또한 생활, 문화프로그램과 사회운동 관련 프로그램 간의 균형의 문제나 회원과 주민의 능동적 참여의 문제, 그리고 애초 제기되었던 대안적 운영체계(LETS 시스템 활용)의 마련 등도 5개월 동안 많이 개선되지 못하였다는 점도 운동주체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어렵사리 첫 ‘스타트’는 끊지 않았던가. 이제 힘차게 팔을 저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일만 남았다.

지역운동의 어색함

그렇다면 문화연대는 어떠했나. 문화연대의 경우 그 동안 문화(예술)정책, 교육정책, 언론미디어정책 등 문화영역에서 사회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감시와 대안정책 생산에 주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사회미학적 실천을 통한 대안문화운동이나 사회(운동)에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을 불어넣는 활동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한미FTA 저지투쟁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지역운동이나 삶과 생활에 기반한 문화운동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이를 ‘생태문화꼬뮨네트워크’라는 중장기 운동방향과 ‘민중의 집’이라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문화연대는 ‘민중의 집’ 운동의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저항주체 형성’과 ‘비자본주의적 생활양식 구축’이라는 ‘민중의 집’ 운동에 참여하는 나름의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연대의 논의 과정에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민중의 집’ 운동은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지역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밀착하여, 또한 5년~10년을 바라보면서 운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소한의 ‘어색함’을 동반한 과정이기도 하다. 사실 문화연대에서 파견이 결정된 매주 화요일 오전, 집에서 ‘민중의 집’으로 걷는 10분 동안의 풍경이나 상황도 어색했고, 전혀 짜여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민중의 집’의 조건도 어색했다. 여기에다 그 동안 만나지 않았던 회원,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 마디로 ‘지역운동의 어색함’이 있었다.

‘민중의 집’ 운동을 한다는 것은, 결국 지역 주민이자 생활인이자 동시에 활동가로써 스스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활동가들이 실제 자신의 생활이나 주변에서부터 운동을 만들어 나가는데 인색하거나 아니면 운동 이외에 생활인이나 주민으로써의 활동이 부족한(같은 말인가?) 경우가 많다.

지역운동을 조금 어색하거나 ‘부가적인’ 운동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민중의 집’ 운동은 이런 ‘지역운동의 어색함’을 극복하면서 활동가와 지역주민을 이어주고, 또한 활동가를 지역주민으로, 지역주민을 활동가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상상력, 자신감, 끈끈함

결국 이제 우리 앞에 남은 것은, 수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 ‘민중의 집’ 운동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이는 우선적으로는 ‘민중의 집’ 운동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경제위기를 포함한 최근의 양상이 민중의 ‘삶 자체에 대한 위협’이라면, 운동 또한 ‘삶 자체에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고민.

누군가의 말처럼 운동은 상식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또한 삶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할 때, 활동가 스스로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사회운동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민중의 집’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내가 발딛고 서 있는 곳이 바로 운동의 출발지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제가 있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바로 ‘상상력, 자신감, 끈끈함’이라는 키워드이다. 지역운동의 어색함을 이겨내고, 사회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주민들, 민중들과 함께 대안적인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함께 이를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 하지만 연속성이 사라지지 않은 – 방식과 내용으로 ‘민중의 집’ 운동을 만들어 나가는 ‘상상력’과 스스로 주민이자 생활인이 되어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그리고 우여곡절과 순탄치 않은 과정을 헤쳐나갈 수 있는 주체들과 회원들의 ‘끈끈함’이 필요하다. 상상력, 자신감, 끈끈함은 ‘민중의 집’ 운동이 가져야 할 자세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호쾌한 ‘스타트’를 했고, 또 힘찬 발구르기를 할 첫 번째 ‘턴’이 눈앞에 있지 않은가. 영화 <Open up! 민중의 집>의 솔민이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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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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