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인터뷰 모음집, 코드명 '불안'
        2008년 12월 29일 0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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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의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면서 드는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불안’이다. 화려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던, 아직 취업준비의 고통을 겪지 못하던, 등록금과 생활비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의 인터뷰에서 공통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음습한 ‘불안’이라는 느낌이었다”

    위 글은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이 29일 발간한 ‘청년실업 100만 시대를 살아가는 6명의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의 머리말 중 일부이다. 홍희덕 의원실과 민주노동당 새정치 아카데미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높은 등록금과 낮은 취업률에 허덕이고 있는 20대 청년 6명을 인터뷰해 그 내용을 묶어 발표했다.

    이 발간물에는 등록금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허희수씨,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족’ K씨, 대학을 졸업하고 보습학원에서 학자금 대출을 갚을 돈을 벌고 있는 Y씨, 공인노무사 공부를 하고 있는 박소현씨, 인턴사원으로 일해본 대학생 김지훈 씨,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김수정씨 등 보통 20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허희수씨는 “학자금 대출로 신용불량에 있는 사람들은 취업, 특히 금융권 취업에 장애가 된다”며 “신용불량이 내 잘못인 양, 창피한 일 인양 치부되는 사회 분위기와, 어려운 집안 형편이 부끄러운 것으로 느껴지는 사회 분위기가 취업에 있어서도 이러한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족’인 K씨는 “취업시장도 얼어붙어서 명문대 출신에 소위 취업 5종 세트를 갖추어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나는)취업 준비를 상대적으로 하지 않은 상태라 다시 노량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량진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변해가는 저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습학원 강사인 Y씨는 “나를 위해서는 화장품 하나 못 사고 있고, 매달 번 돈의 대부분은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쓰인다”라며 한탄했다. 그는 이어 “(청년실업 문제는)단순히 20대의 몇 년을 허비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 꿈을 막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대학 들어와서 학자금 대출의 그늘에서 한 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여전히 그 덫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박소현씨는 “청년실업 뿐 아니라 실업자체가 문제”라며 “고급인력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지 못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없다는 상황 자체가 그 만큼의 마이너스”라고 주장했다.

    홍희덕 의원은 “얼마 전 대통령이 청년들에게 패기와 도전정신을 가질 것을 주문했고, 편한 직장만 찾지 말라는 훈계도 덧붙였다”며 “그런데 도전정신과 패기가 부족해 청년실업 100만 명의 수치가 몇 년 째 변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도전정신과 패기를 이야기하며 훈계할 것이 아니라 미안하다는 반성과 사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홍희덕 의원실은 이번 인터뷰 모음집을 민주노동당 중앙당 홈페이지에 올려놓았으며, 곧 홍희덕 의원 블로그에도 정리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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