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콤’ 475일만에 타결, 조인식 가져
    By mywank
        2008년 12월 29일 12: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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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콤 사태’가 투쟁 475일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코스콤 비정규지부와 (주)코스콤은 29일 오전 10시 코스콤 본사에서 ‘노사조인식’을 열고,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로써 노동운동 사상 처음으로 간접고용 노동자가 투쟁을 통해, 직접고용을 쟁취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되었다고 사무금융노조측은 밝혔다.

       
      ▲29일 ‘최종합의문’에 서명한 노사 양측 (사진=손기영 기자) 

    노사는 ‘최종합의문’에서 코스콤 비정규지부 조합원 76명 중 사측이 우선 65명의 조합원을 ‘별도 직군제’ 방식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으며, 협상타결과 동시에 노사 양측이 제기했던 민형사상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현장으로 복귀하는 조합원에 대해 인사상의 책임도 묻지 않기로 했다.

    임금 문제는 실무협의에서

    하지만 지난 7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서울남부지법이 “원청인 코스콤의 노동자”라고 판결한 65명 이외에 나머지 11명의 조합원들의 고용문제와 이번에 직접 고용이 결정된 65명의 조합원들의 임금문제에 대해서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열릴 예정인 ‘실무 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코스콤 비정규지부는 총회를 통해, 현장 복귀 시점부터, 급여 5% 공제, 협상타결로 인한 미지급 임금 등 일시금 중 10% 공제를 통해, 이번에 복귀하지 못하는 조합원 11명의 생계를 책임지기로 했다.

    이날 정용건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은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차별을 극복하고, 최소한의 고용보장을 얻기 위해 지난 시간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오늘 우리의 요구를 가지고 당당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사조인식’ 뒤 열린 ‘코스콤 비정규직 직접고용 쟁취 보고대회’ (사진=손기영 기자)  

    정 위원장은 이어 “이번에 복직되지 못한 11명의 동지들의 고용문제가 합의서에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사측이 ‘11명의 조합원들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본다”며 “이들이 직접 고용될 때까지, 65명의 동지들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1명 복직 회사 약속 지킬 것"

    김광현 (주)코스콤 사장은 “한 차원 놓은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면, 노사 간에 상반된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100% 정답’은 아닐 수도 있지만, 양 측이 조금씩 양보하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복직되지 못한 조합원 11명의 고용문제에 대해 김 사장은 “앞으로 신규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분들은 불필요한 업종에 있는 분들도 아니고 신입사원들과는 달리 직무를 수행할 ‘스킬’도 갖고 있는 경쟁력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경영상황을 살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노사조인식이 끝난 뒤 오전 10시 반부터 코스콤 본사 앞에서는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주최로 ‘코스콤 비정규직 직접고용 쟁취 보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용건 사무금융노조연맹 위원장을 비롯해 코스콤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참석했으며, 그동안의 투쟁 경과와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작년 5월 말부터 475일간 벌이진 ‘지난한 투쟁’을 마무리했다.

       
      ▲코스콤 농성장 한편에, 코스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모습을 담긴 사진들이 걸려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너무 기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오늘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11명의 조합원이 함께 복귀하지 못했고, 같은 입장에서 함께 격려하고 투쟁했던 기륭전자 분회, KTX 승무지회, GM대우 비정규지부 등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기에 가슴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기쁘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고"

    이들은 이어 “우리가 오늘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코스콤 비정규 문제 해결이 우리사회와 기업들에게 있어 비정규 문제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노동유연성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을 한없이 무참하게 만드는 간접고용 제도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황영수 코스콤 비정규지부장은 “처음 노조를 만들고 싸웠을 때,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며 “아직 남아있는 11명의 동지들 있는데 그 신념을 잃지 않으면,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앞으로 보답할 수 있는 길은 다른 투쟁이 있다면 도움 줄 수 있게, 지부가 살아남아서 끝까지 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측이 2007년 4월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해지하며 다른 업체들과 계약을 맺도록 요구한데 반발해, 같은 해 5월 말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했으며, 고공농성, 집단 단식투쟁 등도 벌이며 ‘직접고용’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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