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경험을 되짚어 '핑계'들 극복해야"
    2008년 12월 26일 06: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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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운동사를 다룬 책은 많다.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한국 노동운동사 책이 나왔다. 80년대 구로공단과 청계피복노조 등에서 노조활동을 하다 1989년 ‘파업’으로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뒤 역사다큐멘터리를 집필하고 있는 안재성씨가 이 책의 저자다.

저자는 “세계의 모든 노동운동사가 그러하듯이, 한국의 노동운동사 역시 피와 눈물의 역사”라고 말했다. 일제시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주도된 노동운동도 ‘피와 눈물’로 이루어졌고, 해방 이후의 노동운동 역시 서슬퍼런 군사독재정권 속에서 가녀린 숨을 유지해 오기도 급급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운동에 불이 붙고, 군사정권이 종식된 이후 전국노동자협의회(전노협)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으로 이어지는 민주노조를 탄생시키고, 이제 노동자들은 무시못할 세력이 되었다. 그럼 이제 한국노동운동사는 해피엔딩인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87년 대파업을 이끈, 노동운동의 주력이었던 중소기업 노동자, 극단적 저임금의 노동자들은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미조직 노동자’가 되어, 여전히 ‘피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기륭전자, KTX여승무원, 이랜드 노조원들은 이를 대변한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1987년 대파업이 일어나기 전에는 ‘대기업에서 노조는 불가능하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다.(중략) 오늘날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노조로 조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떠돈다. 전혀 상반된 듯 보이는 이 두 가지 주장은 사실 하나의 뜻만을 갖고 있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는 핑계”라고 지적한다.

이 지적은 저자가 2권 분량의 ‘한국 노동운동사’를 집필하게 된 배경이다. 노동운동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면서, 번복되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배우자는 취지다. 저자는 “바쁜 시간을 쪼개어, 지루한 노동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노동운동에서 번복되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배우기 위함이며, 어느 시대나 잠복하고 있는 핑계들을 극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저자는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와 1980년대까지 노동운동의 기초는 학습”이었다며, ‘학습 소모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는 이 책에 대해 “새 출발을 위한 작은 시작에 불과하며, 두터운 전집으로 발행한 몇 종류의 한국노동운동사를 발췌 압축한 학습소모임을 위한 기초적인 교재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총 19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에서의 노동자가 탄생한 시간부터 1987년 대파업까지 시간 순으로 기술되었으며 딱딱한 논문형태가 아닌 부드러운 강의형식으로 되어 보다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문고형이라 책도 가볍고 휴대가 편한 것도 장점이다.(삶이 보이는 창/각권 7,000원)

작가 소개 – 안재성
1960년 경기도 용인 출생, 강원대학교 재학 중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되어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 제적되었다.
1983년부터 10여 년간 구로공단, 청계피복노동조합, 강원도 탄광지대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또다시 구속되었다.
1989년 장편소설「파업」으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이후「사랑의 조건」「황금이삭」등의 장편소설과「경성트로이카」「이관술 1902-1950」「청계피복노동조합사」등 역사 다큐멘터리를 집필했다. 현재 경기도 이천에서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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