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로, 시로, 그림으로 싸울 것”
    By mywank
        2008년 12월 16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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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얼마 전까지 콜트․콜텍 기타에 어떤 아픔이 담겨있는지 알지 못했어요. ‘내 돈으로 만든 공장, 내 손으로 문을 닫아도 된다’는 천박한 자본주의를 기타를 연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이 방관하고 있었던 거예요.”

    우리도 ‘공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콜트 콜텍 노동자들의 문제를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 노력할 거예요. 당신에게 삶의 노래를 돌려주고 싶어요.”

       
      ▲콜트 콜텍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16일 오전 11시 등촌동 콜트 콜텍 본사 앞에서 열린 ‘콜트 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위한 문화예술인들의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수 연영석 씨의 목소리에서는 미안함과 ‘결기’가 함께 느껴졌다. 옆에 있던 가수 ‘소히’도 말문을 열었다.

    “악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노동자들을 비윤리적으로 대하면서, 기타를 생산한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어요. 뒤늦게나마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 콜트 콜텍 문제가 알려져 미안할 따름이에요. 앞으로 해외 뮤지션들에게도 이 문제를 적극 알리고 싶어요.”

    해외 음악인들에게도 적극 알릴 것

    지난 12월 9일부터 14일까지 홍대 앞 클럽 ‘빵’에서 콜트 콜텍 문제를 알리는 콘서트, 시낭송 등을 성황리에 진행했던 문화예술인들이 이날은 콜트 콜텍 노동자들과의 연대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의 지지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최근 콜트 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며 “그 진실 속에 ‘콜트’는 결코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 아니었고, ‘콜트 기타’를 통해 나오는 소리는 더 이상 아름답게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인근 콜텍지회장과 가수 연영석 씨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우리들은 콜트 콜텍 자본의 탄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노동과 음악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콜트 콜텍 노동자들에게 삶의 노래를, 콜트 기타가 아름다운 악기로 거듭날 수 있게 열정을 보태 달라’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콜트 콜텍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 이들을 지지하는 우리들의 상식적인 주장이 온전하게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노래로, 시로, 그림으로, 춤으로, 만화로, 모든 문화예술의 상상력과 역량을 통해 콜트 콜텍 자본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로 시로 춤으로 싸울 것

    이날 문화예술인들의 지지 선언이 진행되는 동안, 20일 넘게 고압송전탑 위에서 고공, 단식 농성을 벌였던 이인근 콜텍 지회장과 방종운 콜트 지회장이 박영호 사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함께 참석했다. 

    방종운 콜트 지회장 : “콜트 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에 문화예술인들이 관심을 갖고 문화행사를 열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공연에서 우리가 만든 악기가 그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지 감동받았어요. 함께 해주시는 분이 이렇게 많아서 이제 저희들은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인근 콜텍 지회장 : “그동안 고압송전탑 위에서 농성까지 했지만, 사회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어요. 그런데 문화예술인들이 콜트 콜텍 문제를 알리기 위해, 헌신적으로 문화공연을 연 이후부터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콜트 콜텍 기타에 담긴 아픔이 문화예술인들에 의해 국민들 가슴에 조금씩 전해지는 것 같아요.”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가수 ‘소히’, 연영석 씨, 송경동 시인, 사진작가 노순택 씨, 클럽 ‘빵’ 김영등 대표,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 등 각계 문화예술인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각종 공연, 전시를 통해 콜트 콜텍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리기로 했으며, 콜트 콜텍 기타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노동하는 기타를 위하여

    마지막 순서로 송경동 시인은 콜트 콜텍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하는 기타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시를 낭송했다.

    그 기타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는다
    그 기타가 자신의 신경 줄을 끊는 소리가 들린다
    그 기타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 기타는 노래하는 기타. 이 기타는 노동하는 기타
    이 기타는 배반의 기타. 이 기타는 착취 받는 기타
    이 기타는 싸우는 기타. 이 기타는 연대하는 기타

    들린다, 그 소리가 영원히 지지 않는 노동하는 기타
    영원히 물러서지 않을 변혁의 기타.
    끝내는 만나게 될 사랑의 기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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