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사람들하고 놀아봤어?"
    2008년 12월 12일 12: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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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에서 16년 동안 활동해 오신 달인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진보정당 사람들하고 놀아봤어요? 안 놀아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안 놀아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경향신문>이 발행하는 스포츠 신문, <스포츠칸>에서 ‘정주리’란 필명으로 격주로 ‘정주리의 연애칼럼’이란 칼럼을 쓰는 전미영(36)씨는 진보신당 당원이다.

실제 당원들의 모습과는 무관하게, 진보정당을 경험해보지 못한 일반사람들에게 ‘진보정당’의 인식을 물어보면 대체로 ‘투쟁, 딱딱함, 냉정함, 남성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진보정당에서, 연애칼럼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위와 같이 말한 것이다. “말을 하지 마세요”

민주노동당이 10석의 기적을 만들어낸 지난 2004년, 그도 민주노동당에 처음 입당했다. 이후 그는 2007년까지 은평구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열성 당원이 되었다. 그는 그냥 당원들이 좋았단다. 같이 술 마시는 것도 좋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전미영씨(사진=정상근 기자)

그는 당원들의 모임에 대해 “술자리에 참석해도 다른 술자리에서처럼 ‘없는 사람 뒷담화’하는 자리와는 달리, 건강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진보정당과 연애

또 “연애도 정치”라고 말하는 그에겐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는 정당 활동은 ‘강추’의 대상이다. 그는 “일하다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정당에 가입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친구뿐이랴. "적어도 진보정당 안에서라면, 조금 다른 연애를 꿈꾸고 실현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이렇게 좋아서 당 활동을 했지만, 그와 같은 평당원들에게도 분당은 사실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당시 이탈리아에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분당이 되었다”며 “마치 사이 안 좋은 부부가 자식 잠깐 어학연수 보내놓고, 그 틈에 이혼한 느낌”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이 속해있던 은평이 “자주파도 있고, 다함께도 있었지만, 이념보다는 주택가 주민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서 재미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런 은평도 분당에 의해 갈라지고 말았고, 그도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그리고 이사한 마포에서 그는 진보신당을 선택했다.

진보신당, 점점 실망스러워

그 이유는 “왼쪽의 더 왼쪽”으로 가고 싶어서였다. 그는 “40대 정도인 아는 언니를 이랜드 집회에서 만났는데, 그 분이 ‘진보신당에 대해 점점 실망해 간다’고 말했고, 나도 예전에는 진보신당 게시판이 재미있어서 거의 살다시피 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보다 더 스펙트럼이 넓은 정당”이라며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진보신당이 조금 더 왼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조리, 머리부터 발끝까지”다.

그가 말하는 왼쪽이란? “정치, 사회, 문화란 것의 모든 왼쪽”이란 것이다. “여성주의, 생태주의라는 말보다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의 왼쪽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에 대해 보수적인 사람이 생활에 진보적일 수 있겠는가?”라는 것.

마지막으로 연애칼럼니스트인 만큼, 그에게 ‘진보적’으로 연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서로에게 ‘징징’거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그가 지난 10월 17일, <스포츠칸>에 기고한 ‘그만 징징거리면 안되겠니?’에서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징징거려왔던, 징징거리고 있는, 앞으로 징징거릴 연인 또는 연애 초보들에게 당부 한 마디. 애인은 엄마나 아빠가 아니다. 연애는 내 투정을 있는 대로 받아줄 보모를 찾는 과정이 아니다. 마음이란 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는 달의 움직임과 같아서, 내가 어떤 식으로든 떠넘긴 감정의 찌꺼기들은 언젠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오게 마련이다.

무조건 받아주는 연애를 꿈꾸고 있다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징징거림을 타고난 성격이라면, 부디 꿈을 버리거나 성격을 고쳐보라고 조심스레 얘기해주고 싶다. 타고난 박애주의자가 아닌 이상 징징거림이 마냥 예뻐 보이는 콩깍지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그의 필명은 왜 하필 정주리일까? 그는 "연애는 정을 주면서 해야 한다고 선배가 붙여준 필명"이라며, "유치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안주리’보단 낫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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