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결성할 권리…성적 지향 존중받을 권리"
    By mywank
        2008년 12월 10일 04: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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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인권선언이 없었다. 그나마 있는 선언도 일부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 등 당사자들의 절박한 요구가 담긴 선언은 없었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2시 인권단체연석회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4개 시민단체 주최로 청계광장에서 열린 ‘2008 인권선언’ 선포식에서 박래군 인권활동가는 절실한 목소리로 이번 선언이 만들어진 취지를 밝혔다.

       
      ▲ ‘2008 인권선언’ 선포식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평화롭게 살 권리가 평등하게 있다’, ‘모든 사람은 노조를 결성하고 협상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하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권리조항 보기)’….

    ‘2008 인권선언’은 총 29개 권리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0일까지 각계 인사와 시민 1,951명이 선언운동에 동참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성소수자, 장애인, 비정규직노동자, 청소년, 시민단체 활동가 20여 명은 ‘연대’와 ‘저항’이라고 적힌 끈을 함께 잡고, 선언의 조항들을 소리 높여 외쳤다.

    이들은 이날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라는 제목의 인권선언문에서 “한국의 역사에서 생명에 대한 존엄과 인간의 존엄성은 개발독재와 천박한 자본주의 중심 성장 논리 속에서 짓밟혀 왔다”며 “자본주의적 가부장적 권력, 비장애 이성애 중심주의 등 정상성의 잣대들은 차이를 가진 사람들을 차별화하고 권리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선포식에 참석한 청소년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또 국가권력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우리의 외침과 행동을 잠재우고자, 집회현장, 인터넷 공간, 삶의 터전 등에서 온갖 폭력을 저질렀다”며 “우리는 어떤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보편적 권리를 누리기 위해 연대하고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60년이 되는 지금, 우리는 권리선언을 통해 입법 행정 사법 등의 국가와 기업의 행위들을 매순간 비교해, 사회가 결코 폭정에 의해 억압받고 타락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들은 앞으로 달성해야 사회의 방향과 인권 기준으로서 ‘2008 인권선언’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가람(닉네임) 활동가는 “보통 사람들에게 ‘인권선언’은 그리 절실한 문제로 다가오지 않겠지만, 성소수자들에게는 정말 소중하다”며 “성소수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 직장이나 가정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인권선언을 통해서 확인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손기영 기자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난다(닉네임) 활동가는 “저와 같은 청소년들에게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제일 중요하고 필요한 것 같다”며 “그래야 청소년들이 학교에서의 벌어지는 체벌과 두발단속, 어른들이 무심코 던지는 반말 등에 스스로 대처하고 보호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오후 4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2008 인권선언’을 알리는 ‘시민한마당’ 행사를 진행했으며,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인권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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