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조정 한파 실업급여는 '쥐꼬리'
        2008년 12월 10일 04: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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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난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은 많은 노동자들은 부실기업들의 경영개선이 마치 ‘노동자해고’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이 이어지면서 실업급여 확충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개혁=노동자해고’ 재현되나?

    실업대란이 예고되고 있지만 외국의 실업급여 수준에 비해 기간과, 급여액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새해예산안과 관련 국회 논의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15조원 규모의 ‘서민을 위한 SOS 예산’을 제안했다.

    이 중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을 위한 1조원을 포함해 최소한 7200억원 규모를 확보해 실업수당 수혜층을 확대시켜야 하다는 정책이 포함돼 있다.

    실업급여는 경기순환을 역행해 경기침체 때 내수감소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미국도 실업급여의 수급여부에 따라 소비수준의 감소가 22%에서 6.8%로 축소됐으며 소득세 감면 등의 다른 지원제도와 비교해 볼때 실업보험 제도가 경기후퇴의 영향을 상쇄시키는데 최소 8배 이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통계청 외면하는 실제 실업자 감안하면 실업급여 수급 ‘바닥’

    그렇다면 실업자들의 유일한 희망인 우리의 실업급여 수준은 OECD국가들과 비교해보면 어떤 수준일까? 우선 한국의 실업급여 수급비율은 지난해 34.8%로 독일에 비해 프랑스와 독일에 비해 절반보다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국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

    34.8%

    57.0%

    61.3%

    92.1%

    94.9%

     [각국의 실업급여 수급률](2007년 기준)

    하지만 실업자수를 집계하는 통계청은 구직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가정주부나 학생 등은 경제활동조사 때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하고 있어 실제 실업자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 실업급여 수급률 또한 이보다 낮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실업자 유일한 희망 실업급여, "너무 짧고 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실업급여 지급액과 실업급여 지급기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3~8개월까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명문화했지만 노동시장의 근속년수가 매우 짧아 2008년 기준 구직급여의 평균 급여일수는 124일, 4개월 가량에 불과하다. 이나마도 피보험기간 18개월중 6개월 이상 고용보험을 납부해야 가능하다.

    반면 OECD주요국가들을 보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3개월이다. 핀란드와 프랑스가 23개월이며, 포르투갈은 18개월이다. 가장 짧은 6개월인 미국은 피보험기간이 20주만 되면 최소 6개월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핀란드•프랑스 23개월

    더욱이 우리나라는 ‘자기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되거나 정당한 사유없는 자기 사정으로 인해 이직한 자’에 대해서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명문화돼 실업급여 신청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과는 대조를 이룬다.

    실업급여액도 우리나라의 경우 실직전 임금의 50%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어 대부분 실업부조와 실업급여 2가지를 병행하고 있는 OECD국가들과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상한액 50% 규정의 근거가 되는 실직전 임금에는 각종 수당들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난 2006년인 경우 실제 급여수준은 28%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장형태1)

    피보험기간

    (기준(E)/피보험(C))

    최대급여기간

    최초급여수준

    오스트리아

    UI

    UA

    E+C: 2년중 1년

    UI 종료

    9개월

    무제한

    55

    UI의 92%

    핀란드

    UI

    UA

    28개월 중 43주/10개월

    없음

    23개월

    무제한

    기본급여+α2)

    정액

    프랑스

    UI

    UA

    C: 22개월 중 6개월

    UI 종료

    23개월

    6개월(연장)

    57-75

    정액

    독일

    UI

    UA

    12개월/3년중 12개월

    UI 종료

    12개월

    무제한

    60

    정액

    그리스

    UI

    UA

    E+C: 14개월 중 125일

    UI 종료/없음

    12개월

    12개월

    40-50

    정액

    아일랜드

    UI

    UA

    C: 1년중 39주

    없음

    7개월

    무제한

    정액

    정액

    포르투갈

    UI

    UA

    E+C: 12개월 중 270일

    UI 종료

    18개월

    12개월(연장)

    65

    정액

    스페인

    UI

    UA

    C: 6년중 360일

    UI 종료

    24개월

    18개월

    70

    정액

    스웨덴

    UI

    UA

    6개월/12개월

    6개월

    18개월

    14개월

    70

    정액

    영국

    UI

    UA

    C: 2년

    없음

    6개월

    무제한

    정액

    정액

    미국

    UI

    E: 20주

    6개월

    53

    일본

    UI

    1년 중 6개월

    10개월

    50-80

    한국

    UI

    18개월 중 6개월

    7개월

    503)

    [OECD 주요국의 실업대비 사회보장의 종류 및 형태](2005년 기준, 민주노총)

    주: 1) UI=실업급여, UA=실업부조
    2) 기초 사회보장급여에 최대 평균임금의 45%까지 합산
    3) 법적으로는 최초 실업급여수준을 50%로 명문화하고 있으나, 실제 급여수준은 2006년 28%수준임
    출처: OECD(2007), OECD Indicators – Benefits and Wages 2007
     

    당장 경제난으로 실업대란이 우려되고 있지만 새해 예산안에는 이같은 서민들의 고민을 외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당초 2009년 실업급여로 3조557억2400만원을 책정했다가 야당 등의 반발이 이어지자 수정안으로 2708억원을 증액시킨 3조3265억2400만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2008년 실업급여예산 2조5621억9700만원에 비해 7643억원(23%) 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실업대란 대책으론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주장이다.

    올 벌써 3365억 초과집행…예산은 작년보다 7643억원 증액

    실제 노동부 확인 결과 실업대란이 일어나기 이전의 실업급여 집행액은 2006년 2조740억원이었고 2007년에는 3600억원 늘어난 2조4340억원이다. 또한 2008년에는 실업급여액 예산을 2조5612억원을 책정했으나 실제 연말까지 집행이 예정된 것만 2조8977억원으로 올해에만 3365억원이 초과집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민주노총은 대량실직사태를 앞둬 실업급여 수급률을 현 34.8%에서 50%까지 늘리고 OECD 평균수준에는 못미치지만 현재의 수급기간 3~8개월(평균 4개월)을 6~12개월(평균 8개월 예상)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요한 예산은 각각 7200억원과 3조1540억원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현재의 고용보험기금을 노동사와 사용자들의 보험료에만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OECD국가들처럼 ‘경제위기 실업 및 저임금 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별회계(가칭)’를 편성해 고용보험 전입금을 충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민노, "실업수당 수급률 최소 50%, 폐업자영업자에게도 수당을"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은 최소한 실업수당 수급률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한 7200억원과 함께 올 상반기에만 34만7000명이 폐업한 자영업자 중 최하위계층인 25%인 34만7000명에게 자영업자보호수당으로 6개월간 63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1조899억원에 대해 정부가 예산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민노당은 당장 예산확보가 어려워 실업급여 수급기간 연장이 어렵다면 2010년 예산안에 포함시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지난 외환위기 당시 부실기업들은 ‘뼈를 깎는 개혁’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는 ‘인원감축’만 자행했다"며 "외환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최근의 경제상황에서는 더 이상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 의원은 "이를 위해 실업급여 뿐 아니라 현재 최저생계비 지원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이 최소한 17조원은 확보돼야 한다"며 "국민에게 포기약속을 한 대운하사업은 하천정비사업예산으로 둔갑시키고 부자를 위한 감세, 부실건설회사들을 위한 지원을 하는 등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과 창조모임 원내 3당이 합의했다는 20조원이면 서민들이 경제한파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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