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당, 종부세 법사위 실력저지 성공
        2008년 12월 09일 05: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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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이 결국 법사위원회를 무산시켰다. 민주노동당은 9일 오전에 이어 오후엔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곧바로 유선호 법사위원장실을 찾아 법사위 법안 상정을 저지했다.

       
      ▲ 9일 국회 법사위가 열리기로 한 30분전인 오후 1시30분에는 내년정부예산안 처리 저지를 위한 민노당의 결의대회가 열렸다. (사진=변경혜 기자)

    이에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법사위에서 ‘민노당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안’을 제기했으나, 회의진행이 계속 이뤄지지 않자 회의진행을 한나라당에 넘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은 장윤석 법사위 간사는 물론 주성영, 주호영 의원 등이 잇따라 법사위원장을 찾았고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3시 50분께는 전날 민노당을 향해 ‘깡패정당’ 막말을 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까지 찾아 굳은 표정으로 민노당 의원들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안에선 의원들, 밖에선 당직자들 대치

    법사위원장실 밖 복도에는 민노당 소속 당직자들이 ‘서민말살, 재벌만세 예산안반대’가 쓰인 플래카드로 시위를 하는 등 대치상태가 벌어졌다.

    민노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국회 본청 앞에서 ‘서민말살 부자감세 규탄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기갑 당 대표는 "세상이 미쳤다"라고 포문을 열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은 제 집 한 칸은 커녕 어리석은 사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노당 당직자들이 ‘서민말살, 재벌만세 예산안반대’가 쓰인 플래카드로 시위를 벌였다.(사진=변경혜 기자)

    이어 강 대표는 "미국은 이제 ‘아, 경제가 잘못왔구나’를 외치는 마당에 우리는 대통령이 투기하라고 나서고 있다"며 "100대 재벌 곳간은 500조 원(100대 기업 사내 유보금)이 쌓여 살찌우고 있는데 국민을, 서민을 위한 법안은 없다"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또 강 대표는 "이 어려운 경제난에 개성공단 진출한 중소기업을 살려야 할 것 아니냐, 북한의 지하자원으로, 동북아 지하자원으로 경제를 열어야 하는데 부자와 재벌을 위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 보고 깡패정당이라면 그걸 시키는 정당은 강도정당이다"라고 한나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의대회를 가진 민노당은 이날 오후 2시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국회의사당 정문인 2층 출입문을 봉쇄했고 이에 강 장관은 돌아서 1층 출입문을 통해 국회에 출석했다.

    민노당은 이어 유선호 법사위원장실을 찾아 법사위를 무산시켰다. 민노당의 법사위원장과의 면담으로 법사위가 열리지 않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우윤근 의원도 법사위원장실을 찾아 민노당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종부세 법안이 문제 있다고 판단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며 "오는 11일 열리는 법사위에서는 통과되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민주 우윤근 법사위 간사, "종부세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법사위에서 민노당 의원들의 발언권을 주겠다며 법사위 진행을 요구하자 이정희 의원이 "종부세 처리를 전제로 의견개진은 의미가 없지 않냐"며 "내년에 자리를 주시면 열심히 발언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다.

       
      ▲ 전날 ‘깡패정당’이라는 막말을 늘어놓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실을 찾아 굳은 표정으로 민노당 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변경혜 기자)

    한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과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의 긴장의 순간도 벌어졌다. 법사위가 열리지 않자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과 함께 유선호 위원장을 찾은 주 의원이 민노당을 향해 "이렇게 완력을 써도 되나"라고 말하자 마주 앉았던 박 대변인은 "무슨 완력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주 의원은 정색하며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 대변인은 "민노당 최고위원이자 대변인"이라고 대응했다.

    이에 주 의원이 주변을 의식해 "저 부드러운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자 박 대변인은 "저도 부드러운 사람에겐 부드럽습니다"라고 맞받아쳤고, 이에 주 의원은 흥분한 듯 "이 사람이, 언론 앞에서…"라고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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