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후원금 내시는 데 있나요?
    By mywank
        2008년 12월 07일 1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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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의 함성’이 사위어가면서 이명박 정권의 ‘시민사회 단체 옥죄기’가 다양하고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사이버 모독죄 도입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말길’ 막기와 함께 정권 비판 세력들의 ‘돈줄’을 막는 것도 유력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됐다.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 개정안은 국가 지원을 받는 시민단체가 불법집회 개최 등 범법을 저지른 경우, 지원을 환수하거나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참여연대로부터 ‘통과되자마자 헌법재판소로 직행할 엉터리 법안’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달 28일 집회 도중 폭력행위 등을 한 시민단체를 ‘공익활동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키로 결정하면서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후원과 연대의 밤 행사.(사진=진보넷 블로그) 

    시민단체의 가장 어려운 숙제

    재정 문제는 모든 시민사회단체의 풀어야 할 과제이면서, 해결이 결코 쉽지않은 숙제다. 회원 회비나 자발적 후원금으로 단체 운영을 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과 후원금, 특히 자발적 후원금은 안정적 수입원이라는 차원에서 이들 단체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요긴한 수입 항목이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 회계비리’ 사건 이후, 사회적으로 시민사회 단체들을 바라본는 시선이 곱지 않고, 경제위기로 인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빠듯해지고 있어, 후원금 지원도 적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아직 우리사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문제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 비영리 시민사회 단체에 기부하는 후원금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실적으로 높이는 것도 해결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사무처장은 이어 “시민사회 단체들도 홈페이지에 후원금 등 예산운영 내역을 모두 공개하면서, 최소한의 재정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정부나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주 받더라도 단체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가 심각하게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후원금’을 꾸준히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대다수의 공통점은 수입이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며, 보통 두세 군데, 또는 그 이상의 단체들에게 후원금을 낸다는 점이다.

    취재를 꺼려하는 취재원들

    이들은 취재 과정에서 “매달 후원금을 내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더 도와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미안할 뿐”, “큰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어려운데 ‘품앗이’ 하는 것”이라고 대꾸하는 것도 비슷비슷하다.

       
      ▲한 시민단체 후원의 밤 모습.(사진=참여연대) 

    비교적 높은 수입의 전문직들의 경우 후원금의 액수가 수입 대비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레디앙>은 알려지는 걸 꺼려하는 ‘후원자’들의 이야기를 만나 그들을 취재해봤다.

    우선 박김영희 진보신당 공동대표다. 박김 공동대표는 본인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후원금 등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인권, 장애인운동, 출판 단체 등 5곳에 매달 총5만원을 후원금을 내고 있다.

    박김 공동대표는 “더 많이 도와드리고 싶은데, 제가 ‘기초생활수급자’이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며 “장애인 운동을 해오면서 이분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최소한의 양심인 것 같아 후원금을 꾸준히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김영희 진보신당 대표, ‘수급자’이면서 후원금 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연대모임인 ‘함께 맞는 비’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희경씨는 노동운동 단체, 장기투쟁사업장 등 5곳에 매달 총 5만원의 후원금을 꾸준히 내고 있다. 

    그는 “집회 현장에서 후원금을 모금하는 시민사회단체 분들을 뵙는데,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솔직히 저 같은 ‘월급쟁이’들이 매달 5만원 씩 후원금을 내는 게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지금 쓰고 있는 용돈을 줄여서라도 더 많은 단체에 후원금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공동대표인 이덕우 변호사는 매달 총100만원의 후원금을 인권, 노동, 환경, 문화운동 단체 등 10여 곳에 내고 있다. 그에게 “100만 원이라는 돈이 적은 액수가 아닐 텐데, 부담스러운지 않냐”는 질문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큰 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정당인이 관련 법률 때문에, 다양한 곳에 후원하고 싶어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민단체들 제대로 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국고지원금 보다 후원금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민변 김 아무개 변호사는 주로 인권운동 단체 등 6곳에 매달 총 20만원의 후원금을 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인권운동 활동에 많이 동참하는데, 단체 활동을 하면서 후원금을 내는 것은 기본인 것 같다"며 "후원금 뿐만 아니라, 단체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또 하나의 후원 같다"고 밝혔다.

    홍세화 "독자적 재정능력 중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교육, 언론, 인권운동 단체, 장기투쟁사업장 등 15곳에 매달 총50여만 원의 후원금으로 내고 있다. 홍 기획위원은 “시민사회 세력과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활동을 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들이 독자적인 재정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공개적으로 후원사실을 밝히는 게 쑥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을 돕고 있었다. 그는 노동운동 단체 등에서 연구프로젝트를 맡은 뒤, 받은 연구비와 각종 강연료 등을 해당 단체에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1년에 총 500~600만원을 비정기 후원금으로 내고 있다.

    조 교수는 “연구를 해야 하는 학자인 만큼 어느 정도의 연구비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곳들을 후원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며 “하지만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매달 학술단체, 노동운동 단체 등 10곳에 총30만원을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이었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자신 역시 시민단체 활동가이면서도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돕기 위해, 환경, 언론, 문화운동 단체 등 20여 곳에 매달 총20만원을 후원금을 내고 있다.

    시민-노동조직 상근자, 20여 곳에 20만원

    안 팀장은 “자발적인 후원금과 같은 ‘독립 재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참여연대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다른 시민단체들을 돕고 싶어서, 이렇게 후원금을 내고 있다”며 “서로 어려운데 일종의 ‘품앗이’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술 한 번 덜 먹는 한이 있더라도 후원금을 더 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조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 아무개 부장은 노동운동 단체, 평화운동 단체, 장애인단체, 불우이웃돕기 단체 등 총 10여 곳에, 매달 총 20만원을 내고 있다.

    박 부장은 이어 “솔직히 저를 포함해서 금속노조 상근자들이 많은 월급을 받는 건 아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 시민단체 분들을 매일 보면서 활동하니까, 이분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힘을 보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윤춘호 공공운수연맹 선전국장은 환경운동 단체, 지역 정치운동 단체, 장기투쟁사업장 등 5곳에 매달 총 5만원을 내고 있다. 윤 국장은 “당연히 내야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고, 대부분의 노조 간부들이 평균 3~4곳 정도는 돕고 있다"며 "내는 사람들에게는 적은 금액이지만, 받는 분들에게는 십시일반 모여 큰 돈이 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고 밝혔다.

    후원자들은 소중한 ‘운동 자산’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탤런트 권해효씨는 여성, 청소년 운동 단체 등 3곳에 ‘평생회원’으로 가입한 뒤 후원금을 완납했으며, 또 다른 청소년 단체 1곳에 매달 총10만원의 후원금을 내고 있다.

    권해효 씨는 “회비를 내면서 활동에 참여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며 “회비를 내면서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가장 적극적인 참여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완납한 평생회원 후원금액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밝혔다.

    대중적 좌파 인터넷 매체를 표방하고 출범한 <레디앙>도 매체 수입의 거의 모든 부분이 ‘레디앙 서포터즈’로 불리는 후원회원들의 후원금이다.

    <레디앙> 관계자는 "후원금으로 재정을 감당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 후원금이 없었다면, 일찍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십시일반 전해주는 후원금이 각 단체의 연명에 필수적인 생명수라는 점에서 후원자들은 매우 소중한 ‘운동 자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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