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호의 귀환 "못살겠다 갈아엎자"
    88만원 세대 "살기 정말 힘들어 나왔다"
    By mywank
        2008년 12월 06일 08: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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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민주수호 촛불탄압저지 비상국민행동은 7백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6일 오후 5시 명동 우리은행 앞에서 ‘경제파탄, 민주파괴 이명박 정권 심판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4.19 혁명 당시 이승만 정권의 폭거에 항의하며 외쳤던 ‘못살겠다, 갈아엎자/보자’ 구호가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감세정책 중단 △비정규 기간연장 중단 △쌀 직불금 불법수령자 사법처리 △사교육 조장정책 중단 △한미 FTA 중단 △신문법, 방송법 개악 중단 △국정원 강화입법 중단 △집시법 개악 중단 △과거사청산 작업 무력화 시도 중단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한 시민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대회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 10개월, 우리사회는 ‘국난’에 준하는 총체적 위기상황을 맞았다”며 “경제위기 속에서 정권은 1% 재벌과 부유층 중심정책, 서민 죽이기 정책으로 서민생활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제 곧 퇴진할 뿐이고…"

    이들은 이어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가 파괴되고 국민의 기본권이 유린당하는 등 이 땅의 민주주의 또한 백척간두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또 냉전적 이념대결 정책으로 남북관계는 얼어붙고, 평화 또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경제위기를 상징하는 ‘플래시 몹’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한 푼만 주세요”를 외치는 시민들도 있었으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제발 취업 좀 시켜주세요”라고 부탁하는 대학생들도 있었다. 또 경제 위기로 죽어가는 국민들을 상징하기 위해, 일제히 명동 거리에 눕기도 했다.

    ‘종부세는 없앨 뿐이고, 비정규직은 늘릴 뿐이고, 남북관계는 마칠 뿐이고, 이제는 곧 퇴진할 뿐이고’, ‘청와대에 보청기를 놔드려야 겠어요’, ‘내가 미네르바다. 나를 잡아가라’, ‘이명박은 핑계쟁이’, ‘이명박에게 분노의 어퍼컷’….

       
      ▲’플래시 몹’을 벌이고 있는 참석자들이 손을 내밀며 "한 푼만 주세요"를 외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참석자들 전원이 거리에 눕는 ‘플래시 몹’도 벌어졌다 (사진=손기영 기자) 

    집회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종이에, 이명박 정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었다. 인기 개그맨의 유행어를 패러디한 내용, 스스로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내용 등 다양한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88만원 세대 참석 많아

    이날 집회에는 대학생들이 많았다. 대학교 2학년 학생인 한아름씨는 자유발언에서 “우리는 IMF를 겪고 자랐으며, 이제는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상황에 살고 있다”며 “비싼 등록금, 취업문제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친구들도 ‘힘들다’는 하소연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오덕균씨는 “그동안 인터넷에서만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점을 비판하는 ‘주변인’으로 지냈다”며 “사는 게 정말 힘들어서 오늘 거리 집회에 처음으로 나왔는데, 이제 주변인에서 ‘참여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6시 반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못 살겠다 갈아엎자”를 외치며 명동 일대를 행진했으며, 지나가는 시민들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또 주최 측은 ‘1% 부자살리기 그만하고 서민 살리기 똑바로 해라’, ‘강만수를 파면하라’고 적힌 ‘소형 전단(일명 삐라)’ 2만 여장을 명동거리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이 "못 살겠다 갈아엎자"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건물 위에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소형 전단(일명 삐라)’ 이 뿌려지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경찰은 5일 밤 서울 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릴 예정인 집회를 돌연 불허했으며, 6일 서울 중앙우체국과 명동 아바타몰 주변에 경찰병력을 배치하며 집회를 봉쇄하기도 했다. 또 주최 측의 방송차는 경찰의 제지로 집회장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민생민주 청년회의 발족식도

    한편, 이날 ‘경제파탄, 민주파괴 이명박 정권 심판 국민대회’에서는 대한불교청년회, 민주노동당 청년위원회, 원불교청년회, 천도교청년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청년단체협의회, 6.15공동선언 실천 청년학생 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민생민주 청년회의(준)의 발족식도  열렸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권에 의해, 민주주의와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지금의 정국은 우리에게 과감한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회의 진일보와 청년의 희망을 위해, 민생민주 청년회의(준)으로 단결해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행동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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