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마을버스 기사들을 알아?
    2008년 12월 05일 04: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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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노조 버스본부는 버스를 운전하는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내 대부분 노선버스는 한국노총 소속이지만 서울지역에도 일부 마을 버스가 민주노총 운수노조 소속이다.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운수노조 소속 마을버스 조합원들과 함께 자리하고 이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버스본부에 소속되어 있는 사당3동 마을버스 최남수 조합원, 신림세광버스 배상목 조합원, K운수 박영수(가명) 조합원과 김종인 위원장이 함게 했다. 이날 한 조합원이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요청에 의해 가명과 모자이크로 처리했다.

   
  ▲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왼쪽 앞)과 마을버스 조합원들

밥 산다고 해서 왔는데, 무슨 자리냐?

박영수 : 위원장님이 밥 사신다고 해서 오긴 왔는데…정확히 무슨 자리인가?

김종인 위원장 : (웃음)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마을 버스 조합원들이 하는 일을 소개하고 현장의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자리이다. 또한 제가 조합원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운수노조 정책에 반영하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각자 하시는 일과 자기 소개를 좀 해달라.

박영수 : 길음역과 길음 뉴타운 미아역 주위를 도는 마을버스 운전을 한다. 마을버스에 온지는 30개월 됐다

최남수 : 사당3동 마을버스에서 운전을 하고 있다.

배상목 : 신림세광버스에서 운전하다가 노동조합한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복직투쟁을 해서 승소했으나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종인 : 마을버스 운전하면서 가장 애로사항이 뭔가?

마을버스는 버스운전의 시작 혹은 그 끝

박영수 :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지만 ‘정의’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을버스라는 게 버스 업종 중에서도 가장 열악하다. 또한 버스운전의 입구나 출구 역할을 하는 곳이 여기다. 초보자가 경력 쌓기 위해 잠시 거쳐가거나 다른 운전직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오는 곳이 이곳이다.

그래서 최후의 호구지책으로 일하다 보니 불이익이 있어도 ‘월급 주는 것도 감지덕지’라는 생각으로 일한다. 때려도 맞고,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하는 곳이 이곳이다. 그런데 그 불이익이라는게 도가 지나치다… 상식이 안통한다.

김종인 : 버스운전의 입구와 출구라는 것은 마을버스가 ‘견습과정’이라는 것이고, 또 정년 퇴직하고 마지막 생계수단이라는 것인가?

박영수 : 그렇다. 면허증만 있으면 70살까지는 운전할 수 있으니까.

김종인 : 왜 버스를 하게 됐나.

박영수 : 아까 말했다시피 호구지책이다. 운전면허만 있고 몸건강하면 할수 있는 것이 버스운전이다. 나이 제한도 없고…

호구지책, 운전면허만 있으면 할 수 있기에

최남수 : 마을버스 운전한지는 8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에 개인택시를 하다가 후배가 마을버스 회사를 차려서 도와주다가 현재 일하는 사당3동 버스로 오게됐다.

김종인 : 마을버스는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들었다.

박영수 : 그렇다. 사회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노선이다. 달동네 같은 델 많이 다니고 노약자들이 많이 탄다. 시장이나 포장안된 좁은 길을 아슬아슬하게 운전하기도 한다. 병원버스보다 더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무척 높다.

김종인 : 임금은 얼마나 되는가.

   
  ▲ 최남수 사당3동 마을버스 조합원

최남수 : 170만원 받는다. 노조를 하고 나서는 노선도 손님이 별로 없는 노선에 배치하고 임금도 불이익을 주곤 한다. 사소한 민원이 발생해도 꼬투리 잡아서 심지어 감봉까지 한다. 법적대응을 철저히 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주들도 다 영세하고 휴무도 없고 비인간적이 처우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회사는 그래도 마을버스 중에서도 임금은 나은 편이다.

배상목 : 근무시간에 비하면 많이 받는게 아니다. 마을버스 임금은 100만원 이하도 수두룩하다.

월급 100만원 이하도 수두룩

박영수 :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하고 170만원 받는게 많이 받는 것인가. 우리는 2교대제를 하고 161만원을 받는다. 지금 계속 싸우고 있다. 총액 175만원이었는데 2006년 버스요금인상 되면서 마을버스 임단협으로 요금은 인상되고 임금은 내려갔다.

김종인 : 당시 한국노총소속의 마을버스노조에서 그렇게 맺어놨다는건가

박영수 : 그렇다. 그래서 지금 그걸로 계속 싸우고 있다. 우리가 힘이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김종인 : 운전하는 시간을 얼마나 되는가. 근무형태는.

박영수 : 1일 2교대이다. 오전반은 9시간, 오후반은 10시간 운전한다. 왔다갔다 하루에 45탕 뛴다. 휴게시간은 당연히 없고 일반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근로기준법도 없다.

하루 10시간 운전, 근로기준법도 없다

최남수 : 우리는 1일 3교대이다. 오전반은 아침 5시 10분에 나와서 8시반까지 운전하고, 쉬었다가 12시에서 오후 6시까지 일한다. 오후반은 8시반에 교대해서 12반까지 운전하고 쉬었다가 다시 6시반에 시작해서 밤 12시까지 한다.

김종인 : 그럼 쉬는 시간에는 뭘하는가

최남수 : 집에가서 잠깐 쉬었다가 나온다. 그러나 쉬는게 쉬는게 아니다. 하루종일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교대제가 너무 불편하게 되어 있다.

배상목 : 한마디로 기사들을 아침부터 밤까지 회사에 하루종일 잡아놓는 근무제도이다.

김종인 : 근무형태를 바꾸기위해 사측에 요구하고 있나?

최남수 : 사업주가 생각이 없다. 그저 가장 적은 인원으로 최고의 가동률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현재 1일 2교대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에서는 비노조원들 포함해서 기사들 70%가 찬성하면 바꾼다고 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기사들을 회유하고 있다. 노조해서 뭐하냐 탈퇴하라고. 그래서 지금 찬반투표를 하면 불리해서 좀더 기사들을 설득할 시간을 가지고 12월 말 쯤에 찬반투표를 하려고 한다.

회사는 기사들에 노조 탈퇴 회유

박영수 : 1일 2교대로 바꾸면 채용인원이 늘어야 한다. 그럼 늘어난 인원당 정부에서 180만원을 보조해 주기로 되어 있다. 그런 사실을 사측에 알려주어야 한다. 하긴 사측이 알아도 자기네들 챙길 것은 다 챙기고 떼어먹는 현실이니까…

최남수 : 기사 개개인이 대응하기 어렵다. 인간대우를 못받는다 생각해 몇몇이 뭉쳐서 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총 버스본부에 가입했다. 초창기 노조를 만들면서 준비를 못해서 사측에 대응을 잘 못했다. 우린 노조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단협기간에 설움을 오히려 더 겪었다.

김종인 : 운수노조에는 언제 가입했나

박영수 : 2008년 5월에 민주노총 버스본부에 가입했다.

최남수 : 우리는 2007년에 가입했다.

김종인 : 민주노총으로 오고 나서 더 나아진 것이 있는가?

민주노총 가입하고 더 나아진 것 ‘없어’

박영수 : 달라진 것이 크게 없다. 힘이 되기는 하지만 조직하는 데는 실제로 더 나쁘다. 경력 쌓아서 다른 데 취업하려는 사람에게는 민주노총 사업장에 있었다고 하면 고용 안 하려고 하니까 조직하기가 더 힘들다.

김종인 : 노조하면 잘리니까?

박영수 : 그렇다. 1년짜리 재계약하는데 그게 걸려있으니까 못움직인다.

배상목 : 심지어 3개월, 6개월짜리도 있다.

최남수 : 그저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

김종인 : 그밖에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애로사항이 또 있다면.

최남수 : 동료들은 현실에 안주하려는 상태다. 불이익을 감수할만큼 삶이 여유롭지 않다. 대부분 4,5인 가정의 가장이고 배운건 운전뿐이고 아파트 경비보단 낫다고 하니까. 하층 막장 이다.

   
  ▲ 배상목 신림세광버스 조합원

배상목 : 운수노동자로서 막장이다. 자기들 권리를 포기하고 산다.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 우리 책임이다. 우리가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해고자를 위해 우리가 마을버스를 하나 설립해서 해고자들을 취직시켜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오죽 답답하면 그런 발상까지 했겠는가. 민주노총 가입해서 해고됐다는 동료를 보면서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민주노총 가입했다는 죄가 너무 크다.

민주노총 가입한 죄가 너무 커

김종인 :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남수 : 마을버스가 소규모의 영세사업장이라서 더 문제가 많은 것 같다. 마을버스들을 통합하면 낫지 않을까?

김종인 : 소규모들을 통폐합해서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 더 나아질것이라는 이야기인가?

배상목 : 그것은 차선책이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준공영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에서 버스하다가 서울 마을버스로 왔는데 서울은 지방보다 훨씬 못하다. 정말 충격적일 정도였다.

김종인 : 원래는 마을버스를 사회복지 차원에서 완전공영제로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쪽 가입률이 소수다. 힘의 문제다. 힘만 있으면 서울시와 회사를 상대로 교섭할수 있다. 임금문제를 비롯한 마을버스 문제를 버스본부장과 좀더 상의하고 시와 정부에 요구할 것을 마련해 보겠다. 버스 관련해서는 근복적으로 공영제로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완전공영제로 운영하는 것이 최선

최남수 : 맞다. 공영제가 우리의 숙원이다. 마을버스 구조상 각자 사업장별로 투쟁해서 쟁취하는 것은 어렵다. 정책 차원에서 노인고용이나 청소년 실업 등을 해소하고 공공서비스 공영화로 나가야 한다.

박영수 : 서울시 재정지원에 대해 감시감독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기사들 임금 제대로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측이 중간에 짤라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자체가 잘못하고 있다. 청원을 낼 계획이다.

김종인 : 운수노조나 버스본부에 바라는게 있다면

최남수 : 시내버스 가야하는데 이거 노조활동 하면서 이젠 못가도 좋다. 내가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운수노조가 더 도와줘야 한다. 지금도 도와주고 있지만 형식적이라는 느낌이다.

배상목 : 해고돼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마을버스는 그야말로 막장이기 때문에 해고되면 아파트 경비일도 구하기 힘들다. 그들이 해고되어서도 최소한의 생활은 할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짤린다면 거기에 대한 최소한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름만 동지라고 하지말고 동료애를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다.

최남수 : 노조하다가 해고되면 다른 운수회사에서 절대 뽑지 않는다. 사측은 이미 자기네들끼리 다 알고 있다. 배척한다.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

노조하다 짤리면 취직도 안돼

배상목 :사업자들은 똘똘 뭉쳐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상당히 섭섭하다.

김종인 :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얘기해달라

배상목 : 2005년에 해고된 동지들 지금도 놀고 있다. 우리 노조에서 지방의 자주관리기업에라도 취직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박영수 : 시내버스 운전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모아둔 돈이 있다. 해고되어도 당분간은 버틸수 있다. 그러나 마을버스는 저축자체가 불가능하다. 해고되면 끝이다. 우리처럼 몇 사람 나서서 하고 있긴 하지만 극소수이다. 이대로 가다간 점점 없어질 것이다. 내일이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배상목 : 제가 신림세광에서 해고되어 법정투쟁을 하고 있을때, 심지어 회사는 저를 핑계로 임금을 올려주지 않았다. 제가 승소하면 올라간 임금으로 소급해 주어야 하니까 끝나면 주겠다면서 기사들 임금을 올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임금을 올려주되 성과급 형태로 주면서 회사가 어려우면 반납한다는 조건아래 줬다고 한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운수노동자들이 교통문화 선도해야

김종인 : 버스본부가 규모도 적고 상근하는 간부들의 인원도 적다. 버스본부장이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뛰어다니고 있지만 힘들다. 운수노조 정책국을 보강해서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포괄적으로 안을 만들어서 국토해양부와 시를 대상으로 교섭틀과 투쟁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소중한 자리가 됐던 것 같다. 마을버스에 대해서도 더 이해하게 되었고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소중한 내주셔서 감사하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 그 밖에 더 운수노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얘기해달라.

배상목 : 운수노조 차원에서 마을버스 문제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알수 있도록 이슈화 시켜주면 좋겠다. 시사프로에도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국민들의 관심과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박영수 : 운수조합원들이 교통문화를 선도해야 한다. 운수노동자들은 거칠게 운전하고 신호위반이나 끼어들기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그런 인식들을 바꿔내고 우리가 먼저 모범적인 운전을 통해 교통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운수노조에서 그런 캠페인을 진행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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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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