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은평을 나오나?
        2008년 12월 02일 10: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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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비례후보 공천 대가로 이한정 의원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년 6개월의 검찰 구형을 받으면서, 그의 지역구인 은평을 지역이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은평을은 문 대표가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맞붙어 승리한 지역이다. 은평 재보궐 선거가 이루어질 경우 최근 복귀설이 돌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운하 전도사’로 불렸던 그의 대항마로 누가 나설 것인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 부정확하지만… 

    최근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의 맞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고 있다. 몇몇 언론들은 심 대표가 최근 “은평구를 찾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며 “심상정 대표가 ‘은평을’을 통해 정치를 재개하고자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보도에 대해 심 대표 쪽은 "은평을 자주 찾은 적도 없다"며 언론의 앞서가는 보도를 지적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일부 언론에서 심 대표와 정동영, 손학규 등을 ‘야당 빅3’로 부르면서 재보궐 선거 관련 기사를 내보낸 것도 심 대표나 진보신당 쪽에서는 손해볼 게 없다.   

    심 대표는 2010년 서울시장 후보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노회찬 대표와는 달리 아직까지 향후 정치적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지사 출마, 당 대표 출마설이 있지만 부정적이거나 함구 중이다. 하지만 심 대표가 이 문제를 가지고 노회찬 공동대표와 상의를 했다는 이야기도 당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어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은평 출마와 관련 진보신당의 핵심 당직자는 “언론들이야 언제든 그런 기사를 쓸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러나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 때문에 후보전술에 대해서도 고민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노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상황에서 아마 심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관련해 그런 추측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 심 대표는 은평을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29일, 은평구 당원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그는 “은평을 자주 찾지 않았었는데, 이런 보도가 나와 여러분들 보기가 민망하다”는 내용으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 은평구 당원협의회 위원장도 “심 대표가 재보궐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심상정, 은평 당원들에게 "민망하다"

    심 대표 역시 언론보도와 관련해 "바깥에서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심 대표 측 관계자 역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고, 지난 번 열린 진보신당 확대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된 재보궐선거 점검 안건에서도 은평을은 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를 중요시하고 있는 진보신당으로선 은평을 출마는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보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 전 최고위원과의 격돌이라는 상징성과 전국적으로 주목할 수 있는 격전지라는 점에서, 은평 출마가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이름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보신당 주변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이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진보-보수간 대립구도에서 진보신당이 선명하게 대치선을 구축하면서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진보신당 서울시당이나 은평구 위원회는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심상정 대표의 출마설은 언론을 통해 알았고, 심 대표의 은평을 출마와 관련해 논의한 바도 없다”면서도 “‘은평을’이 전국적 관심사인 만큼 재보궐선거가 이루어진다면 중앙당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서울시당은 중앙당과 협의해서 대응방안을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당이 공중전 가능한 후보로 대응해야"

    이건 은평구 당원협의회 위원장도 “은평구는 재보궐 대응방안에 대해 결정한 바 없고, 현재로서는 심 대표의 출마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몇몇 당원들이 (심 대표 출마에 대해)찬성 의견을 제출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재보궐선거에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보며, 특히 이 지역이 전국적인 관심지역이다보니, 선거전술의 핵심인 후보전술에 대해서는 심 대표든 누구든, 중앙당이 공중전을 벌일 수 있는 후보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심 대표의 은평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심 대표가 이미 고양 덕양갑에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은평을에 자리가 생겼다고, 지역구를 바꾸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중앙당 한 관계자는 “당직자들 의견 중에서는 이미 고양덕양에 자리 잡은 만큼, 4년 동안 절치부심하고 다음 선거를 기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의 한 당원 역시 “개인적으로 당 대표가 어디로 가든, 별 상관은 없지만 고양에 자리잡은 상황에서 재보궐 자리로 움직이는 것은 좀 부정적”이라며 “일반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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