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가피한 선택” vs “낡은 연합일뿐”
    By mywank
        2008년 12월 01일 04: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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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시민사회 단체들까지 아우르는 ‘민주연합’ 제안에 대해, 참여연대와 민주노총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나머지 단체들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민주세력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지금은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여러 형태로 힘을 모아야 할 시기이고, 반민주적이고 반민생적인 이명박 정부에 맞서 힘을 합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 9월 ‘시민단체 표적수사’ 항의회견에 참여한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진=손기영 기자)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미 촛불 투쟁 중에 민주노총은 모든 민주세력들이 힘을 합치자는 문제제기를 했고, ‘민주연합’에 동의한다”며 “독재정권과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있는 방법으로 민주세력들이 한 데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연대 "원칙적 찬성, 검증 필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은 “아직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회의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은 “아직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지 않아 공식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개인적으로는 ‘민주연합’이란 담론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동의하지만, 신자유주의 문제 등 지금 민주당이 하는 행태로 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며 “민주연합‘이란 말을 하기 전에 연대하는 정당 및 단체들에 대한 실천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를 한 내용이 아니어서 확정적인 답을 말할 수는 없지만, 개별 사안에 대한 연대체는 필요하겠지만, ‘민주’라는 거대담론으로 하는 상설적인 연대는 참여단체들이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문제만 낳을 뿐”이라고 밝혔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아직 ‘민주연합’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토론을 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에 대한 입장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임지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는 있지만, 단체가 지금 조직정비 중인 복잡한 상황이라,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학계의 반응은 비교적 싸늘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원론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민주진영이 연대하는 것은 좋지만, ‘민주연합론’에서 이명박 정부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차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어 “이명박 정부는 이전 두 정권에서 추진했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완성해가는 단계의 정부”라며 “이명박 정부와 이전 두 정권과의 정치적 차이만을 부각시키다 보면, 이런 경제정책 기조의 연속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또 “민주연합에서 민주당 등 세력을 가진 보수야당의 입김이 진보정당들을 좌지우지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진보정당들은 민주연합에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 “MB는 앞선 두 정부 이은 정부…통일보다 민생 중요”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현재의 정세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민주노동당, 민주당, 시민사회단체가 반이명박 내지 민주연합을 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인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이어 "신자유주의를 더욱 강화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청개구리 정책’을 생각할 때, 대북정책과 관련된 반MB민주연합보다, 훨씬 시급한 것은 민생을 지키기 위한 반신자유주의연합, 민생파탄 반대연합”이라며 “즉 민주연합은 부차적 전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또 “결론적으로 반신자유주의연합에 민주당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민생파탄을 가져온 지난 10년의 경제정책에 대한 자기비판을 하고 신자유주의와 결별선언을 해야 한다"며 "낡은 민주연합으로는 현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과거 권위적인 독재 정부에 맞서, 여러 민주세력들이 힘을 합쳐 상황을 극복하려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 ‘민주주의냐, 민주주의가 아니냐’의 문제를 가지고 가르는 단계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어 “현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문제가 절반을 차지하지만, 나머지 절반의 문제는 지난 10년 간 집권했던 진보개혁세력의 문제”라며 “자신들의 대한 문제는 떼고, ‘반이명박 전선’을 구축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김 전 대통령이 우선 얼어붙은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연합’을 제안했는데, 현재 국민들은 남북문제보다는 먹고사는 경제문제에 더 관심이 있다”며 “정치권이 남북문제를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동안, 정작 국민들에게 중요한 민생문제는 가려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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