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직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By mywank
        2008년 11월 30일 11: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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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오전 교실에 있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님의 강의가 있으니 모두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별로 관심이 없어 그냥 자고 싶었지만,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을 반강제로 학교 2층 세미나실로 내몰았다.

    하지만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인 ‘한국근현대사 특강’을 기대하며, 강의실에서 교수님을 기다렸다. 강의실에 들어온 교수님은 한국이 기적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60, 70년대를 예로 들면서, ‘캐치-업 이론(외재적 발전론)’과 내재적 발전론에 대한 말을 이어 갔다.

       
     

    그런데 나는 강의를 들으면서 조금 의아한 느낌과 함께 이질감도 느껴졌다. 그 이유는 교수님이 “60, 70년대 한국의 급진적 경제 발전과 함께 민주주의가 정착된 것은 모두 외재적 발전, 즉 선진국으로부터의 발전이 한국의 정치·경제적 발전을 이끌었고, 우리의 경제적 인프라가 갖추어진 뒤에야 비로써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되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또 내재적 발전, 즉 민족적인 발전역량의 대해서는 그 이론만 설명하고, 그것의 대한 장점보다는 단점을 부각하면서 딱 잘라서 외재적 발전론만이 한국의 경제, 정치의 발전을 이룩했고, 앞으로도 한국 사회는 선진국의 힘과 자본, 인프라를 유치해야만 과거와 같은 급속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학교 수업시간에 “대립된 의견이 있으면 중립적 자세를 취하고,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갖추어 이상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어야 한다”고 선생님께 들은 고3 학생인 나로서는 교수님의 강의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과연 내재적 발전론은 우리나라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을까, 외재적 발전론(캐치-업 이론)이 가져온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하고 있는 걸까…. 강의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내 머리 속에는 끊임없이 물음표가 떠올랐다.

       
     

    나는 내재적 발전론의 장점도 알고 싶었지만, 교수님은 내부의 역량을 끌어내서 발전하는 것은 이상론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또 외부 선진국의 힘을 빌려 발전한 대한민국의 어두운 단면,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해주지 않았다.

    아직 대학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고 성적이 뛰어난 학생도 아니지만, 교수님께 원했던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없어 아쉬웠다. 특히 교수님의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은 듣기 힘들었다.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다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된다면, 그때는 교수님의 편향된 강의보다는 양쪽이 잘 어우러진 강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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