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라TV 후원 주점 '대박' 터졌다
        2008년 11월 30일 12: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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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7시, 시청역 10번 출구에 붙어있는 화살표 모양의 종이는 ‘칼라TV’ 후원주점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행사장이 출구 부근에서 멀진 않지만 골목에 있어서 찾기가 다소 어려운 위치였으나, ‘칼라TV’팀이 10번 출구 앞부터 행사장까지 끈을 이어놔 찾아오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불과 3~4개월여 전, 거리 가득 촛불로 불타올랐던 시청역 인근은 이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차도에는 차가, 인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 누구의 손에도 촛불은 들려있지 않았고, 대신 핸드폰이 그 자리를 대신하거나, 아니면 추위 때문에 아예 손이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끈을 따라 행사장으로 가는 길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칼라TV팀도 걱정이 많았는지, 조대희PD는 몇일 전 부터 당 게시판에 거의 매일같이 후원의 밤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띄웠고, 지난주 목요일 <레디앙>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후원주점을 찾은 사람들이 사회자의 발언에 즐거워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걱정은 기우였다. 이날 200석 규모의 후원의 밤 행사장은 서있을 자리조차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못 잡고 밖에서 기다리다 다시 돌아갔고, 또 다른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조대희PD는 “넉넉잡아 한 400여명 정도 오신 것 같다”고 말했지만, 밖에 서 있다가 돌아간 사람들까지 합하면 적어도 그 이상은 되어 보였다.

    후원주점을 찾은 다양한 사람들

    후원주점을 찾은 사람들도 다양했다. 진보신당 당원은 물론, 청계광장에서 비정규직 집회를 하던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합세했다. 그리고 ‘촛불산책’ 시민들도 후원주점을 찾았다. 이들은 아쉽게도 자리가 없어 앉지는 못하고 대신 촛불기간 동안 촛불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적은 메모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다시 자리를 이동했다.

    촛불산책을 하던 한 시민은 “촛불기간 동안 칼라TV는 항상 우리 옆을 지켰다”며 “인터넷을 통해 칼라TV가 후원의 밤 행사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촛불산책 중에 이곳을 찾았지만 사람이 많아 자리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산책은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모인다”고 말했다.

       
      ▲ ‘그나마 나은’ 공연을 보여준 칼라TV 불협화음 팀(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후원의 밤 행사는 2시부터 진행되었지만 본격적인 이벤트는 7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후원주점 인터넷 광고로 잠깐 선보인 이명선 아나운서와 처절한 기타맨, 모임방으로 이루어진 ‘칼라TV 불협화음’이 광고보다는 조금 나아진 모습의 공연으로 시작한 메인 이벤트는 뒤이어 재즈밴드의 멋진 공연과 퀴즈대결, 경매 등의 순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이벤트의 하이라이트였던 경매의 주인공은 진중권 교수가 되었다. ‘경비행기 동반 탑승과 한 끼 저녁’의 ‘풀 데이트 코스권’이 65만원에 낙찰되었다. 그 밖에 촛불자동차연합에서 내놓은 ‘조중동폐간 LCD’ 등도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등 많은 호응이 있었으며, 정태인 칼라TV 대표는 조순 교수의 사인이 들어간 경제학 책을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칼라TV’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라(사진=정상근 기자)
     
     

    조대희 PD는 “날이 춥지 않았으면, 시청에서 영상도 틀고, 음식도 나누어 먹고 했을 텐데 날이 추워서 좁은 장소에서 행사를 진행가게 되어 안타깝다”며 “그래도 이렇게 많이 오신 걸 보면, 칼라TV를 여전히 많이 사랑해주시는 분이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후원주점은 도와달라는 의미보다는 사무실을 얻었으나 아직까지 하지 못했던 집들이 겸, 어수선한 시국을 사는 촛불들에게 같이 파이팅 하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것”이라며 “이날 오신 분들 중에는 촛불 때 함께했던 분들이 많이 오신 것을 보면 아직 촛불이 꺼지지 않았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PD는 또한 “칼라TV는 내년에 법인화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라며 “내년에 날이 따뜻해지면, 오늘 오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을 시간을 다시 만들고 싶다.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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